The Journal of Society for Dance Documentation & History

pISSN: 2383-5214 /eISSN: 2733-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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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n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Contemporary Dance in Hofesh Shechter’s Theatre of Dreams by 호페쉬 쉑터의 「Theatre of Dreams」(꿈의 극장)에 나타난 컨템포러리댄스의 표현 특성 : 프로이트의 꿈작업 이론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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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Dance Journal Vol.82 No. pp.115-132
DOI : https://doi.org/10.26861/sddh.2026.82.115

A Study on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of Contemporary Dance in Hofesh Shechter’s Theatre of Dreams by

Kim Eunji [Gim Eunji]*, Cha Sujung [Cha Sujeong]**
*Ph.D. Student, Department of Dance, Sookmyung [Sukmyeong] Women's University
**Professor, Department of Dance, Sookmyung [Sukmyeong] Women’s University
*

Kim Eunji eunji0601@naver.com


** Correspondence to Cha Sujung sjcha@sookmyung.ac.kr
July 30, 2026 September 29, 2026 September 30, 2026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structure of unconscious sensory expression in Hofesh Shechter’s Theatre of Dreams through Freud’s theory of dream-work. To this end, both a literature review and a performance analysis of [Hofesh Shechter’s Theatre of Dreams] were conducted, focusing on the mechanisms of condensation and displacement in movement, music, lighting, and spatial composition. We found that, first, the mechanism of condensation manifested as a physical entity through the visual signification of bodily movement, taking the form of collective bodies and the superimposition of contrasting movements. Second, displacement was expressed through the spatial dimensionalization of sound and lighting, revealing the fluid transfer of affect through intentional disjunction between music and movement and the displacement of sensory perception. Third, these phenomena resulted in the audience’s experience being unconsciously drawn into the nonlinear narrative structure. This study suggests that the expressive domain of contemporary dance is expanding beyond mere bodily play toward a sensory-centered total art form.



호페쉬 쉑터의 「Theatre of Dreams」(꿈의 극장)에 나타난 컨템포러리댄스의 표현 특성
: 프로이트의 꿈작업 이론을 중심으로

김은지*, 차수정**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 박사과정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 교수

초록


본 연구는 호페쉬 쉑터의 「Theatre of Dreams」 를 대상으로 프로이트의 꿈작업 이론을 적용하여 작품에 나타난 무의식의 감각적 표현 구조를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문헌연구와 작품분석을 병행하여 응축과 전치의 기제를 중심으로 움직임, 음악, 조명, 공간 요소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첫째, 무의식의 응축 기제는 신체 움직임의 시각적 기호화를 통해 집합적 신체와 상반된 동작의 겹쳐짐이라는 물리적 실체로 나타났다. 둘째, 전치 기제는 청각·조명의 공간적 입체화를 거쳐 음악과 신체의 의도적인 불일치와 감각의 이동을 통해 감정이 유동적으로 전이되는 양상으로 드러났다. 셋째, 이러한 현상들은 비선형적 서사 구조 안에서 관객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편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컨템포러리 댄스의 표현 영역이 단순한 신체의 유희를 넘어 감각 중심의 총체 예술이자 학술적 지평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Ⅰ. 서 론

    컨템포러리댄스는 서사 중심의 전통적 재현 방식에서 탈피하여 무용수의 주체적이고 감각적인 신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으며(심정민 2020, 165-166), 동시대 안무가들은 이러한 신체의 실재감을 통해 인간의 내면 심연을 무대 위로 투영하고 있다. 최근의 작품들은 명확한 메시지 전달보다는 관객의 신체적 반응과 원초적 체험을 유도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인간의 감정과 인식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층위로 구성되어 있음을 반영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호페쉬 쉑터(Hofesh Shechter)는 현대 무용계의 지형을 뒤흔드는 ‘혁신의 아이콘’(노민정 2026)이자 가장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TimeOut London』은 그를 ‘런던에서 가장 중요한 안무가’ 로 명명하며 그 영향력을 강조하였고, 『The Guardian』의 린지 윈십(Winship 2024)은 최신작 「Theatre of Dreams」가 단순한 춤의 형식을 넘어 인간 경험의 본질을 탐구하게 한다고 평하였다. 성남문화재단 매거진 『아트뷰』 역시 본 작품을 ‘본능을 일깨우는 무의식의 세계’이자 강력한 몰입감과 영화적 미장센을 구축한 수작으로 소개하며 그 미학적 가치를 주목한 바 있다(윤대성 2025, 12-14).

    「Theatre of Dreams」는 선형적 서사 대신 장면의 충돌과 전환, 집단적 움직임의 반복, 그리고 음악과 조명의 감각적 결합을 통해 독특한 무대 언어를 구축한다. 작품 속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단순한 시각적 유희를 넘어 인간 내면의 무의식적 본능을 자극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현실의 논리를 넘어선 ‘꿈의 메커니즘’을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미학적 특성은 본 작품을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정신분석학, 특히 『꿈의 해석』에 제시된 응축 (Condensation)과 전치(Displacement)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호페쉬 쉑터에 관한 국내 연구들은 안무가의 독창적인 안무 기법과 그에 내재된 미학적·사회문화적 의미를 다양한 관점에서 규명해 왔다. 쉑터 작품에 나타난 포스트모던적 특성을 리오타르의 이론을 통해 분석하거나(이연수, 정한결 2015), 브레히트의 소외이론을 중심으로 안무 스타일을 고찰하고(장훤호, 정은주 2024), 연극적 특성을 활용하여 작품의 구성 방식을 탐색함으로써(여몽결 2021) 그의 작업을 철학적·연극적 맥락에서 해석하고자 하였다. 문화기호학과 집단기억의 관점을 통해 작품에 내재된 상징 구조와 사회적 의미를 도출하여(이성여 2024a; 2024b) 쉑터 작품을 문화적 텍스트로 확장하여 이해하는 데 기여하였다. 이와 함께 아르토의 잔혹연극론을 기반으로 신체 표현의 확장성과 감각적 표현 양식을 분석하거나(김성훈 2025a; 2025b), 작품에 내재된 폭력 미학과 정서적 작용을 고찰하고(이우정 2025), 아포리아적 성향을 중심으로 작품의 구조적 특성을 규명함으로써(우승화 2017) 쉑터 안무의 감각적·정서적 특성과 복합적인 미학을 밝히는 성과를 축적해 왔다. 이러한 연구들은 쉑터 작품의 안무적·미학적·사회문화적 특성을 다각도로 해석하는 데 기여하였으나, 본 연구에서 검토한 선행연구의 범위에서는 「Theatre of Dreams」 를 프로이트의 꿈작업이라는 구체적인 정신분석학적 기제를 통해 분석하고, 무의식의 형성 과정이 신체, 음악, 조명, 공간의 결합을 통해 어떠한 무대 언어로 구현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한편 무용학 분야에서도 정신분석학적 관점을 적용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인간의 심리적 외상이 동작으로 재현되는 과정을 탐구하거나(유수현 2013), 『꿈의 해석』을 기반으로 창작 작품의 시각화 과정을 분석하고(김소연 2018), 빙산 이론을 적용하여 무용작품의 구조를 해석한 경우(문승연 2026)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정신분석학의 개념을 무용 창작과 작품 해석에 적용함으로써 인간의 내면과 무의식이 신체적·시각적 표현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기여하였다. 다만 기존 연구의 상당수가 연구자의 창작 작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기성 안무가의 실제 공연에서 신체 움직임뿐 아니라 음악, 조명, 공간 등의 무대 요소가 어떠한 방식으로 정신분석학적 기제와 결합하여 감각적 표현 구조를 형성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에는 연구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프로이트의 꿈작업(Dream-work) 이론을 바탕으로 「Theatre of Dreams」 에 나타난 컨템포러리 댄스의 표현 특성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무대 위에서 포착되는 무의식의 감각적 현상들을 구체적인 형체와 구조를 지닌 세 가지 층위, 즉 신체 역동의 시각적 기호화, 청각·조명의 공간적 입체화, 비선형적 미장센의 구조화로 분류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한 작품의 분위기 묘사를 넘어, 안무가의 미학적 선택이 어떻게 무의식의 메커니즘을 가시화하는지 증명하기 위함이다.

    연구 방법으로는 문헌연구와 작품분석을 병행한다.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중심으로 꿈작업의 핵심 기제인 응축과 전치의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분석하였다. 연구자는 2025년 3월 15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 「Theatre of Dreams」를 직접 관람하였으며, 현장 관람을 통해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과 신체 움직임, 음악, 조명, 커튼의 개폐를 포함한 공간적 변화를 관찰하였다. 이러한 현장 관람 기록을 중심으로 공식 시놉시스, 공연 사진, 프로그램북, 하이라이트 영상 및 국내외 평론 자료를 상호 참조하여 분석하였다. 다만, 저작권 및 해외 배급 정책으로 인해 전막 영상에 대한 지속적인 접근이 제한되어 공연 이후 개별 장면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장 관람 기록과 공식 시각 자료, 관련 문헌을 교차 검토하여 분석의 신뢰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호페쉬 쉑터의 작품을 정신분석학적 틀로 읽어냄으로써 컨템포러리 댄스를 해석 가능한 심리적 텍스트로 바라보는 새로운 비평적 시각을 제시하고, 무용 분석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Ⅱ. 이론적 배경

    1. 프로이트의 꿈의 형성 기제: 꿈작업(Dream-work)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꿈을 단순한 신체적 반응이나 무의미한 환상이 아니라 ‘무의식으로 이끄는 왕도(The Royal Road to the Unconscious)’라고 정의하였다(Freud 1900, 104). 이 정의는 꿈을 인간 내면의 심층 구조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한 통로로 이해하게 만든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을 의식(conscious), 전의식(preconscious), 무의식(unconscious)의 세 영역으로 구분하는 지형학적 모델을 제시하였으며(이은정 2025, 34), 이 중 무의식은 억압된 욕망과 감정, 해결되지 않은 갈등이 축적된 영역으로 설명된다(이창재 2007, 118-121).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 구조를 빙산에 비유하며, 수면 위에 드러난 의식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그 아래에는 훨씬 더 큰 무의식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보았다(Hall 1984, 99). 정서는 이 무의식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이는 직접적으로 드러나기보다 다양한 우회적 방식으로 표현된다(Antony Easthope 2000, 53). 꿈은 이러한 무의식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꿈은 잠재적 내용(latent content)이 표면적 내용(manifest content)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Freud 1900, 12). 잠재적 내용은 개인이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욕망과 감정, 기억을 포함하며, 표면적 내용은 이러한 요소가 변형된 형태로 나타난 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원래의 의미는 그대로 드러나지 않고 왜곡되거나 재구성된 형태로 제시된다.

    억압된 본능적 욕망인 이드(id)가 자아(ego)와 초자아(superego)의 검열을 피해 상징적인 형태로 변용되는 일련의 심리적 과정, 이와 같은 변환 과정을 프로이트는 꿈작업(Dream -work)이라 명명하였다(이창재 2008, 45-46). 꿈의 작업은 무의식적 욕망이 의식의 검열을 회피하기 위해 작동하는 일련의 정신적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꿈은 논리적 서사 구조를 따르기보다 단절된 장면과 비연속적인 흐름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꿈의 작업을 구성하는 핵심 기제로는 응축(Condensation)과 전치(Displacement)가 있다. 응축은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요소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결합되는 현상이다(윤숙현, 김세훈 2026, 194). 하나의 장면 안에 복수의 기억과 감정이 동시에 포함되며, 이로 인해 꿈은 단순한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다층적인 의미를 갖는다(Laplanche, Pontalis 1973, 82). 이러한 응축은 제한된 장면 안에 다양한 의미를 압축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전치는 정서적 강조가 본래의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Freud 1900, 21). 중요한 감정이 중심에서 벗어나 주변 요소로 이동하면서, 꿈의 구조는 비논리적인 양상을 보이게 된다. 이로 인해 핵심적인 의미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간접적으로 표현된다. 전치는 꿈이 직관적으로 이해되기 어려운 구조를 갖게 되는 주요한 원인으로 설명된다.

    또한 꿈은 언어적 사고보다 시각적 이미지에 의존하는 특성을 지닌다. 프로이트는 꿈이 개념이나 문장이 아니라 장면과 이미지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이러한 특성은 꿈이 서사적 흐름보다는 이미지의 연쇄로 구성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미지 중심의 구성은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기보다 감각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2차 가공(Secondary Revision)은 꿈을 회상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리 작용을 의미한다(Freud 1900, 81). 인간은 파편적인 꿈의 장면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이 과정에서 꿈은 일정한 서사적 형태를 갖추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원래의 의미는 유지되지 않고 다시 변형된다.

    꿈작업은 무의식적 욕망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다양한 기제를 통해 변형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과정은 꿈이 비논리적이고 복합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근거로 이해된다. 나아가 이러한 변형의 원리는 예술 창작에서 내면의 정서가 가시적 형식으로 드러나는 과정과도 연결된다.

    2. 컨템포러리댄스의 표현 특성

    ‘동시대의 춤’으로 해석 가능한 컨템포러리댄스는 기존의 예술춤과는 차별화된 현재 진행중인 창작춤을 의미한다(심정민 2025, 158). 수전 리 포스터(Susan Leigh Foster)는 컨템포러리댄스를 고정된 정의로 규정할 수 없으며, 사회·문화적 조건 속에서 끊임없이 변형되고 확장되는 개념으로 보았다(Foster 2010). 이러한 관점에서 움직임은 특정 서사를 재현하는 수단이라기보다, 신체의 물성과 감각을 중심으로 의미를 구성하는 행위로 이해된다.

    컨템포러리댄스에서 움직임은 고정된 의미를 갖지 않는다(김말복 2011, 22-23; 나일화, 김말복 2015, 77). 동일한 동작이라도 맥락과 배치에 따라 서로 다른 정서를 형성할 수 있으며, 움직임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변화하며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이는 무용이 하나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관객의 경험을 통해 의미가 형성되는 구조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컨템포러리댄스는 반복, 단절, 비연속성 등의 구조를 통해 전개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구조는 전통적인 서사 흐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하며, 관객은 인과관계를 따라가기보다 장면의 변화와 감각의 흐름에 주목하게 된다(장인지 2025, 154-156). 의미는 설명을 통해 전달되기보다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하영신 2019, 399).

    컨템포러리댄스는 음악, 조명, 무대 요소와 결합하여 복합적인 무대 언어를 형성한다(유정민 2017, 36-37). 이 형식에서 조명은 단순한 보조 요소를 넘어 공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빛의 방향과 강도, 색채의 변화는 무대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관객의 시선을 유도한다. 음악은 리듬과 음향을 통해 움직임과 결합하며 정서적 흐름을 강화한다. 무대 공간은 고정된 배경이 아니라 변화하는 감각적 환경으로 기능한다.

    무용 예술에서의 시각적 재구성은 내부의 심상을 외부로 드러내는 단순한 표현을 넘어선다. 신체의 물성과 공간의 역동성을 매개로 하여 무의식을 감각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무가의 내면적 감정과 관념은 무용수의 신체와 무대 요소를 통해 가시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이와 같이 컨템포러리댄스는 신체, 공간, 감각이 결합된 구조 속에서 의미를 형성하는 예술 형식이다. 의미는 명확하게 제시되기보다 관객의 경험 속에서 형성되며, 해석은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열려 있다.

    Ⅲ. 「Theatre of Dreams」에 나타난 꿈의 기제 분석

    「Theatre of Dreams」는 2024년 파리시립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2025년 국내 무대에 소개된 호페쉬 쉑터의 최근작으로, 다양한 감각적 요소가 결합되어 독특한 무대 경험을 형성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명확한 서사보다는 장면의 흐름과 감각의 변화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관객이 이를 경험하고 해석하도록 유도한다.

    본 장에서는 프로이트의 꿈 작업 이론을 바탕으로, 추상적인 무의식의 세계가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미학적 형체를 입고 시각화·감각화되는지 세 가지 층위로 분류하여 규명하고자 한다. 이는 무의식의 핵심 기제인 응축(Condensation)과 전치(Displacement) 가 신체, 시공간, 그리고 관객의 경험 구조 안에서 어떻게 구체적인 양상으로 작동하는지 증명하기 위함이다.

    1. 신체 움직임의 시각적 기호화

    프로이트의 응축 기제는 복수의 잠재적 사유들이 하나의 가시적인 이미지로 압착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Theatre of Dreams」에서 이러한 응축은 추상적인 심리 상태에 머물지 않고, 무대 위 무용수들의 물리적인 신체 덩어리와 혼성적 움직임을 통해 명확한 시각적 기호(형체)로 치환된다.

    공연이 시작되고 극장이 어둠에 잠긴 가운데, 조명이 점차 밝아지며 무대가 서서히 드러나면 관객은 작품의 전개 방향을 즉각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불확실성과 긴장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작품은 ‘꿈’이라는 개념을 표면적으로 제시하지만, 이를 환상적 공간으로 확장하기보다 고요함과 폭발, 질서와 혼돈이 교차하는 감각적 구조를 형성하며 무의식의 불안정한 상태를 형상화한다.

    특히 군무 장면에서 이러한 응축의 구조가 구체적인 형체를 얻는다. 무용수들은 무대 전면에 밀집된 상태로 배치되어 서로의 동선을 가로지르며 상이한 방향과 속도의 움직임을 동시에 수행한다. 빠른 회전과 전진, 급작스러운 정지, 미세한 진동과 같은 상반된 동작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움직임은 하나의 통일된 체계로 수렴되지 않고 나란히 나열된다. Hyde(2025)가 지적한 바와 같이, 순간적으로 위치가 변화하는 신체의 역동성은 관객의 시선을 해체하며 특정 신체나 동작에 시선을 고정하기 어려운 상태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개별 동작들을 하나의 흐름 속에 흡수된 상태로 지각하게 되며, 이러한 시간적 비동기성은 집단 내부에서 서로 다른 정서적 층위를 발생시킨다. 결과적으로 개별 신체의 서사는 약화되고, 무대 위의 신체들은 유기적 흐름을 이루는 단일한 덩어리인 ‘집합적 신체’로 통합되며 무의식의 에너지를 압축하여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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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판 1.

    호페쉬 쉑터. Theatre of Dreams, 2024, 영상 캡처, Hofesh Shechter Company, 영국, https://hofesh.co.uk/productions/theatre-of-dreams/

    이러한 움직임 어휘의 응축은 스타일의 경계를 허무는 방식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살사, 힙합, 볼룸,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춤 양식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결합되며 특정 스타일로 환원되지 않는 혼성적 신체 언어가 형성된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적 감각과 정서가 하나의 장면 안에 압축되는 효과를 만들어 내며, 무의식적 내용이 단일한 신체 기호로 응집되는 과정을 가시화한다.

    2. 청각·조명의 공간적 입체화

    무의식의 에너지는 단순히 신체에 머물지 않고, 사운드의 진동과 조명의 명암이라는 공간적 형체로 전치되어 무대 전체를 지배한다. 이는 잠재몽의 핵심적 요소가 외현몽의 사소한 이미지로 치환되거나 심리적 가치가 재평가된다고 본 프로이트의 전치 이론을 공간 미학적으로 구현한 결과이다.

    이러한 전치의 기제는 공연 시작 전 관객에게 이어플러그가 제공되는 행위에서부터 예고된다. 이는 강한 음향에 대비한 물리적 배려를 넘어, 사운드가 작품의 핵심적 감각 요소임을 사전에 각인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관객은 ‘귀를 막아야 할 정도의 소리’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며, 무대가 시작되기도 전에 시각적 기대치를 청각적 긴장으로 전치한다. 실제 공연에서 나타나는 강한 저음과 타악 중심의 사운드는 단순한 배경음을 넘어 신체에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물리적 압박으로 작용하며, 관객이 소리를 ‘듣는(Auditory)’ 상태에서 ‘몸으로 경험하는(Somatic)’ 상태로 감각의 중심을 이동하게 만든다.

    쉑터는 안무와 음악을 동등한 무대 언어로 통합하여(Hofesh Shechter Company 2025, 10), 사운드가 움직임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장면의 감정을 주도하도록 설계하였다. 특히 심장을 울리는 듯한 강렬한 타악기(pounding drums)와 왜곡된 현악기(distorted strings), 그리고 박동하는 베이스라인(pulsing basslines)의 유기적 결합은 관객의 신체 내부에 직접적인 전율(visceral experience)을 형성하며(Darcy 2025), 감각의 위계를 시각에서 촉각의 경계로 치환한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음악과 신체 움직임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도적인 불일치이다. 폭발적인 드럼 비트와 금속성의 사운드가 몰아치는 순간에도 불구하고 무용수들은 갑작스러운 정지를 반복하거나, 리듬을 지연시키고 분절함으로써 음악과 신체가 동기화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한다. 이러한 감각적 동조의 해체는 관객이 기대하는 전형적인 무용의 미학적 쾌감을 배반하며, 감정의 에너지를 특정 동작이 아닌 음악과 신체 사이의 간극으로 이동시킨다. 여기에 라이브 밴드가 뿜어내는 날것의 에너지는 무대 위 시각적 정보를 파편화하고 공간의 감각적 장을 더욱 확장하여, 고정된 중심이 없는 유동적인 정서 상태를 구축한다.

    조명과 공간의 연출 역시 이러한 전치의 구조를 감각적으로 증폭시킨다. 붉은 색조의 제한된 공간과 파란 빛의 확장된 공간은 상이한 정서적 상태를 형성하며(Molly G 2025), 조명의 부단한 변화는 관객의 주의가 특정 대상에 고착되는 것을 방해하며 정서적 중심을 끊임없이 변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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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판 2.

    호페쉬 쉑터. Theatre of Dreams, 2024, 사진, Hofesh Shechter Company, 영국, https://hofesh.co.uk/productions/theatre-of-dreams/

    https://hofesh.co.uk/productions/theatre-of-dreams/

    3. 비선형적 서사 구조와 관객 경험의 무의식적 편입

    마지막으로, 응축과 전치의 기제들이 결합하여 현실의 논리를 깨부수고 무대 위에 ‘꿈의 구조’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체험적 형체로 완성해낸다. 이는 파편화된 장면의 충돌과 무대-객석 간의 경계 해체를 통해 발현된다.

    작품은 명료한 서사 구조를 따르기보다 짧은 장면들이 블랙아웃과 함께 단절되고 다시 등장하는 단편적 구성(Wharf 2024)을 취한다. 공연 도입부에서 한 명의 인물이 커튼 앞에 등장하여 무대 안으로 진입하는 장면은 그 의미가 충분히 파악되기 전 곧바로 다른 이미지로 전환됨으로써, 서사적 설명이 아닌 감각적 인상의 축적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무대 양 옆과 뒤편에 설치된 커튼은 장면 구성의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커튼의 반복적인 개폐는 장면을 분절시키는 동시에 서로 다른 이미지들이 뒤섞이는 효과를 만들어 낸다. 이처럼 커튼과 조명의 결합은 공간을 고정된 배경이 아닌 유동적인 구조로 전환하며 이미지들이 빠르게 교체되는 상황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의 시선은 특정 장면에 머무르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이동하게 되며, 장면 간의 경계 또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이는 꿈속에서 서로 다른 장면들이 겹쳐 나타나는 경험과 유사한 인식 구조를 형성하며, 결과적으로 공간과 장면은 분리된 단위가 아니라 서로 중첩되는 방식으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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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판 3.

    호페쉬 쉑터. Theatre of Dreams, 2024, 영상 캡처, Hofesh Shechter Company, 영국, https://hofesh.co.uk/productions/theatre-of-dreams/

    이러한 비선형적 흐름은 공연 후반부, 무용수들이 객석으로 진입하여 관객과 마주하는 순간 극대화된다. 무대 내부에 한정되었던 감각적 에너지가 관객의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관객은 장면을 관조하는 주체에서 무의식적 경험의 내부로 편입되는 존재로 전치된다. 시각적 정보의 제한과 확장이 반복되는 파편적 경험은 복수의 이미지가 하나의 감각으로 압축되는 응축의 구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관객 스스로가 꿈의 주체가 되도록 유도한다. 이와 같은 감각의 불일치와 공간적 전이의 과정은 무의식의 본질적인 정서가 우회적인 경로를 통해 형상화되는 꿈 작업의 논리를 감각적 무대 언어라는 하나의 거대한 예술적 형태로 구현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처럼 「Theatre of Dreams」가 보여주는 비선형적 흐름과 무대-객석 간의 경계 해체는, 무의식이 추상적 차원을 넘어 관객의 융합된 감각 속에서 완전한 물리적 실체로 가시화되는 구조를 형성한다. 인과적 서사가 거세된 자리에 남겨진 감각의 파편들은 관객의 시각 중심적 인식을 신체적 경험으로 확장시키며, 정서가 특정 장면에 고착되지 않고 끊임없이 흐르게 만듦으로써 무의식적 본능이 상징적으로 표출되는 장을 마련한다. 프로이트가 설명한 꿈의 시각적 구상화(Considerations of Representability)가 무대라는 물리적 시공간을 통해 가시적인 실체로 구현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핵심적인 특징은, 작품의 최종적인 의미가 무대 위에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능동적인 인식 메커니즘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이다. 관객은 단절된 장면과 중첩된 이미지 사이의 간극을 자신의 주관적 경험과 연결하며 무대 위의 무의식적 파편들을 스스로 재조합하게 된다.

    이는 꿈의 파편들을 깨어난 뒤 회상하며 하나의 이해 가능한 서사로 조직해 나가는 프로이트의 2차 가공 과정과 정확히 유사한 메커니즘을 형성한다. 즉, 안무가 호페쉬 쉑터는 무대 위에 무의식의 원재료에 해당하는 잠재몽(Latent dream)의 감각적 기표들을 응축과 전치의 방식으로 불연속적이게 배열하고, 관객은 이를 극장 안에서 온몸으로 체험하고 조립함으로써 비로소 자신만의 이해 가능한 외현몽(Manifest dream)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Theatre of Dreams」는 응축과 전치의 기제를 통해 무의식적 내용을 구체적인 감각적 무대 언어로 변환하는 동시에, 관객의 경험 안에서 의미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유동적 구조를 획득한다. 이는 인간의 무의식이 언어적 설명이나 개념적 나열이 아닌, 신체적 전율과 파편화된 이미지의 충돌을 통해 드러날 때 더욱 강력한 예술적 설득력과 구체적인 형태감을 지님을 시사한다.

    Ⅳ. 컨템포러리댄스 표현 특성의 재해석

    지금까지의 분석을 통해 「Theatre of Dreams」는 응축과 전치로 대표되는 꿈의 기제가 신체, 음악, 조명, 공간을 통해 감각적 무대 언어로 구현되는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작품이 단순한 안무적 구성에 머무르지 않고, 무의식의 작동 원리를 구체적인 감각 경험의 형태로 전환시키는 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 이에 본 장에서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쉑터의 안무 기제가 컨템포러리 댄스의 표현 패러다임 안에서 지니는 비평적 의미를 세 가지 차원에서 재해석하고자 한다.

    첫째, 쉑터의 안무는 무용수의 신체를 무언가를 ‘재현’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무의식의 날것 그대로를 뿜어내는 ‘물리적 실체’ 그 자체로 재해석한다. 전통적인 무용 미학에서 신체는 특정한 감정이나 서사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투명한 매개체였다. 그러나 「Theatre of Dreams」의 무대 위에서 촘촘하게 얽혀 반복적으로 박동하는 군무는 개별 인물의 사적인 서사를 소거하고, 집단적 정서의 덩어리를 형성하는 데 집중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과 공포를 하나의 시각적 텍스트로 압축한 결과물이다. 특히 폭발적인 비트 속에서도 에너지를 외부로 시원하게 분출하기보다, 어깨의 미세한 떨림이나 관절의 비정형적인 비틀림과 같은 신체의 미세한 변화를 통해 정서를 전이시키는 안무 방식은 감정을 명확하게 드러내기보다 극단적인 긴장 상태로 유지시킨다. 이로 인해 신체는 단순한 ‘표현 수단’이 아니라, 의식의 통제를 벗어난 무의식적 정서가 물리적 실체로서 무대 위에 직접 충돌하는 강력한 물성적 매개로 기능하게 된다.

    둘째, 본 작품은 비서사적 구조와 이미지 중심 구성을 통해 무대 공간을 물리적 배경이 아닌, 관객의 무의식을 흔드는 ‘심리적 장’으로 전환시킨다. 작품은 인과적인 이야기 구조를 따르기보다 장면의 단절과 급작스러운 전환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각 장면은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기보다 독립적인 이미지로 제시된다. 블랙아웃과 커튼의 반복적인 개폐는 장면을 연속적으로 이어붙이기보다 과감하게 분절시키는 역할을 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사건의 맥락이 아니라 장면 자체의 감각을 직면하게 만든다. 여기서 조명과 움직임, 사운드가 결합된 유동적인 감각 구조는 관객의 시선을 특정 대상에 고정시키지 않고 지속적으로 교란하며, 의미가 하나의 정답으로 수렴되지 않는 상태를 형성한다. 이러한 시각적 경험은 관객이 일방적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주체에 머무르지 않고, 시각적 장 안에서 보는 주체인 동시에 보여지는 위치에 놓인다는 라캉(Jacques Lacan)의 ‘응시(Gaze)’ 개념을 보조적으로 환기한다(Lacan 1998, 72). 불규칙하게 번쩍이는 섬광 조명과 같은 파편적 시각 장치는 연속적인 연대기적 시간을 해체하여 움직임을 단속적인 무의식의 잔상으로 전환시킨다. 결과적으로 무대는 현실을 재현하는 3차원 공간이 아니라, 이미지가 생성되고 사라지는 유동적인 인간의 내면 심연, 즉 ‘꿈의 공간’ 그 자체가 된다.

    셋째, 쉑터는 신체와 청각, 시각 요소의 완전한 유기적 결합을 통해 관객을 ‘관조적 수용자’에서 무의식을 함께 완성하는 ‘능동적 주체’로 전환시킨다. 「Theatre of Dreams」에서 신체, 음악, 조명, 공간은 각각 독립적으로 기능하거나 서로를 보조하는 위계적 관계에 놓이지 않는다. 이 요소들은 완전히 상호 결합된 상태에서 하나의 거대한 감각적 흐름을 형성하며, 관객은 특정 요소에 집중하기보다 무대 전체를 하나의 총체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의 인지는 시각과 청각으로 분리되지 않고, 온몸의 세포로 느끼는 ‘신체적·촉각적 체험’으로 확장된다. 즉, 관객은 무대를 거리감을 두고 ‘보는 것’을 넘어, 심장을 울리는 전율을 통해 ‘느끼는 것’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감각의 총체적 통합은 궁극적으로 관객의 위치를 완전히 변화시킨다. 관객은 무대 뒤에 숨겨진 정답을 기호학적으로 해독하는 전통적인 ‘비평적 수용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통제할 수 없는 감각적 흐름 속에 몸을 맡기는 ‘공동의 경험자’로 전환된다. 감정은 논리적 이해가 아니라 신체적 반응과 원초적 자극을 통해 형성되며, 이는 꿈의 메커니즘과 완벽히 동기화된다.

    결론적으로 「Theatre of Dreams」는 컨템포러리댄스가 단순한 신체의 유희를 넘어 인간의 무의식을 가시화하고 체화할 수 있는 가장 전위적인 예술 매체임을 증명하며, 컨템포러리 댄스의 미학적 지평을 감각 중심의 총체 예술로 확장하는 결정적 이정표로 기능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안무가 호페쉬 쉑터의 최근작 「Theatre of Dreams」를 대상으로, 프로이트의 꿈 작업 이론에 나타난 응축과 전치의 관점에서 추상적인 무의식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감각적 무대 언어로 구현되는지 그 구체적인 표현 특성을 고찰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작품에 내재된 무의식적 메커니즘을 신체 역동의 시각적 기호화, 청각·조명의 공간적 입체화, 그리고 비선형적 서사 구조와 관객 경험의 편입이라는 세 가지 층위로 분류하여 분석하였으며, 나아가 이러한 미학적 시도가 컨템포러리댄스의 표현 패러다임 안에서 지니는 비평적 의미를 재해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Theatre of Dreams」에서 무의식의 응축 기제는 무용수들의 밀집된 군무와 동시적 움직임, 그리고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혼성적 어휘의 융합을 통해 ‘집합적 신체’라는 가시적인 물리적 실체로 기호화된다. 이는 개별 신체의 사적인 서사를 거세하는 대신, 복수의 잠재적 정서와 원초적 에너지를 단일한 신체적 덩어리로 압축하여 무대 위에 가시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둘째, 무의식의 전치 기제는 강렬한 사운드와 신체 움직임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도적인 불일치, 그리고 커튼과 조명의 끊임없는 변동을 통한 유동적 미장센을 통해 청각과 조명의 공간적 입체화를 이룩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사운드의 진동을 귀로 듣는 것을 넘어 온몸으로 감지하는 ‘촉각적 체험’으로 이동되며, 조명과 이미지의 지속적인 변화 속에서 감각의 중심이 특정 대상에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으로 전이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셋째, 이러한 응축과 전치의 유기적 결합은 전통적인 선형적 서사 구조를 해체하고, 불연속적인 단편적 이미지들을 배치함으로써 수용자 경험의 혁신을 완성한다. 관객은 단절된 장면 사이의 간극을 자신의 주관적 경험과 연결하며 무대 위의 잠재몽적 파편들을 스스로 재조합하게 되는데, 이는 꿈의 내용을 하나의 이해 가능한 서사로 조직해 나가는 프로이트의 ‘2차 가공’ 과정과 완벽히 동기화된다. 이로써 관객은 단순한 관조적 수용자에서 탈피하여 작품의 무의식적 인식 체계 내부에 직접 동참하는 능동적인 경험자로 전환된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볼 때, 「Theatre of Dreams」는 감각 중심의 무대 언어를 통해 보이지 않는 무의식의 작동 원리를 구체적인 감각적 형태로 구현해낸 전형적인 사례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컨템포러리 댄스가 단순한 의미 전달이나 재현 중심의 표현에서 벗어나, 신체 깊숙이 전해지는 생생한 전율과 다감각적 융합을 중심으로 예술적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현대적 미학 경향을 여실히 투영한다.

    본 연구는 프로이트의 꿈 작업 이론을 구체적인 무용 표현 분석의 틀로 확장 적용함으로써, 감각적 무대 언어와 무의식의 관계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학술적 지평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다만, 단일 작품을 중심으로 분석이 이루어졌다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다양한 안무가와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 비교 연구가 지속된다면 컨템포러리댄스의 감각적 표현 구조와 심리적 텍스트로서의 가치를 보다 넓은 범주에서 확장하여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소개

    김은지는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주요 관심 분야는 현대 컨템포러리 댄스의 표현 특성과 미학적 가치이다. 특히 정신분석학 이론을 바탕으로 무용 작품 속에 담긴 인간의 내면 심리와 사회적 현상을 함께 분석하는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

    Kim Eunji [Gim Eunji] is currently pursuing a doctoral degree in the Department of Dance at Sookmyung [Sukmyeong] Women's University. Her primary research interests focus on the expressive characteristics and aesthetic values of contemporary dance. In particular, she is interested in analyzing the inner psychology of human beings and social phenomena embedded within dance works through the lens of psychoanalytic theory.

    차수정은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무용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숙명여자 대학교 창의융합연구소 운영위원을 맡고 있으며, 무용역사기록학회 회장, 대한무용학회 및 한국춤협회 부회장이다.

    Cha Sujung [Cha Sujeong] received her Ph.D. from Sookmyung Women's University [Sukmyeong Women’s University] and is currently a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Dance of the same school. She serves as a member of the Steering Committee of the Sukmyeong Research Institute for Creativity and Convergence, President of the Society for Dance Documentation and History, and Vice President of both the Korean Society of Dance and the Korean Dance Association.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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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페쉬 쉑터. Theatre of Dreams, 2024, 영상 캡처, Hofesh Shechter Company, 영국, https://hofesh.co.uk/productions/theatre-of-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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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페쉬 쉑터. Theatre of Dreams, 2024, 사진, Hofesh Shechter Company, 영국, https://hofesh.co.uk/productions/theatre-of-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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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페쉬 쉑터. Theatre of Dreams, 2024, 영상 캡처, Hofesh Shechter Company, 영국, https://hofesh.co.uk/productions/theatre-of-dreams/

    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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