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Society for Dance Documentation & History

pISSN: 2383-5214 /eISSN: 2733-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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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f the Dance Work Concept 무용작품 「Concept」에 관한 연구 데페이즈망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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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Dance Journal Vol.73 No. pp.67-99
DOI : https://doi.org/10.26861/sddh.2024.73.67

A Study of the Dance Work Concept

Shin Sook-kyoung*
*Ph.D. Department of Dance, Ewha Womans University

+이 논문은 박사학위 논문(2021) 「무용작품 ‘Concept’에 관한 연구」 를 축약, 재구성한 것임


* Shin Sook-kyoung shinsookkyoung@hotmail.com
April 14, 2024 May 16, 2024 June 26, 2024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the dance work “Concept” and how its creative process -- how it was planned, choreographed, and performed by the researcher. It examines how the core theme ”Concept” was expressed throughout the stages of composing, choreographing, and performing, and how the ‘dépaysement’ technique was utilized. “Concept” is both the subject and title of the work, while dépaysement is used to choreograph movements. The study investigates how surrealist expressive characteristics, thought processes, work intentions, and the dépaysement technique were reflected in each creation stage, using a practice-based research method. Results showed that in section 1, ‘The Layers of Memory,’ ‘isolation,’ ‘paradox,’ and ‘image as a visual form’ were used to create an optical illusion of dancer's movements. Section 2, ‘the Texture of Mind’, used ‘polarity of concept,’ ‘transformation,’ and ‘synthesis’ to show transformation according to changes in the movements. Section 3, ‘The Distance of the Street’, used ‘change in size’ and ‘a chance of an accidental meeting’ to achieve a harmonious combination of the object and the dancer. It is hoped that this article will inspire choreographers seeking new methods to develop their dances.



무용작품 「Concept」에 관한 연구
데페이즈망을 중심으로+

신숙경*
*이화여자대학교 무용학 박사

초록


본 논문은 무용작품 「Concept」의 창작, 안무, 공연 전 과정을 연구하여, '컨셉'과 '데페이 즈망' 기법을 작품에서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컨셉'은 작품의 주제이자 제목이며, '데페이 즈망'은 안무자가 움직임을 구성하는 방법이다. 실기기반연구법을 통해 초현실주의 표현 기법이 무용작품에 어떻게 반영되고 드러나는지를 단계별로 탐구하였다. 분석 결과, 1장 ‘기억의 겹’에서는 ‘고립’, ‘역설’, ‘이중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무용수 움직임의 착시 현상>을 연출하였고, 2장 ‘마음의 결’에서는 ‘개념의 양극성’, ‘변형’, ‘합성’을 통해 <움직임의 변화에 따른 구성 변형>을 나타냈다. 3장 ‘거리의 격’에서는 ‘크기의 변화’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오브제와 무용수의 조화로운 결합>을 연출하였다. 이 연구가 무용 움직임을 개발하는 참고자료가 되기를 바라며, 무용 예술의 발전과 새로움 을 추구하는 안무가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예술적 통찰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Ⅰ. 서 론

    본 논문은 연구자가 기획하고 안무 및 공연한 무용작품 Concept의 창작 과정 및 작품 분석을 다루고 있다. Concept이라는 작품은 주제와 제목으로서의 ‘컨셉’과 안무 과정에 서 적용된 기법인 ‘데페이즈망’이라는 두 가지 주요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데페이즈망’이라는 미술사조에서 비롯된 표현 기법을 활용하여 무용작품 Concept의 안무 과정에서 나타난 내적 표상들이 어떻게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변화되는 지 해석하고, 그 창작 과정을 분석하는 데에 있다.

    무용 작품을 기획할 때, ‘이 작품의 컨셉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필수적이다. 여기서 ‘컨셉’은 작품의 특성, 방향성 또는 주제를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관객의 관심 을 유발할 수 있는 안무자의 ‘참신한 구체적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를 설명할 때 사용되기 도 한다. 단어 ‘Concept’을 번역하면 ‘개념’이라는 단어가 해당되며, 개념은 존재론적이며 인식론적인 철학적 용어로, 다양한 ‘사물’에서 ‘공통적인 특성’을 추출하여 생성된다(백종 현 2004, 348).

    ‘컨셉’이라는 용어는 미학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폭넓게 사용되며, 단순한 ‘개념’을 넘어서 ‘사고방식’이나 ‘구상’ 등의 의미로 확장되었다. 이 연구에서 ‘컨셉’은 새로운 개념 이나 사고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 컨셉을 부여하는 사람의 명확한 의도가 반영된 것으 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사고는 컨셉적 사고라고 불리기도 한다. 본 안무자는 자신을 작품 의 컨셉으로 설정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키워드를 도출하여 내용과 주제를 설정함으 로써 무용작품 Concept을 구상하였다. 안무자가 사용한 브레인스토밍는 단어가 두뇌속 에서 폭풍처럼 쏟아져 나온다는 의미(이성윤 2021, 21)이며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대안이 필요할 때 아이디어 발상법으로 많은 창작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무용작품 Concept에서의 움직임 구성은 초현실주의 미술표현 기법인 ‘데페이즈망’을 적용하여 안무하였다.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은 프랑스어로 ‘낯설음’ 또는 ‘이질적인 환경에 놓임’을 의미하며, ‘사물을 평소와 다른 환경에 배치하는 것’, ‘익숙한 고향을 떠나 는 것’(신현숙 1992, 234)을 뜻한다. 이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롭거나 낯선 의미와 느낌을 자아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초현실주의 미술에서 주요한 창작 기법인 데페이즈망은 기 존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전에 없던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는 데에 사용된다. 이 기법을 선택한 이유는 고정관념이 깨어지는 시각적 자극을 무용작품에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2. 연구 방법 및 절차

    본 논문의 연구 방법은 무용작품 Concept의 주제와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한 ‘문헌연 구’와 작품의 창작 과정 전반을 탐구하며 분석하는 ‘실기기반연구법(practice based research)’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문헌연구를 통해 데페이즈망의 특성과 초현실주의의 역 사적 배경을 조사하고, 데페이즈망의 특성을 연구하였다. 이후, 창작자가 자신의 작품을 직접 연구하는 무용방법론인 실기기반연구를 통해 무용작품 Concept의 창작과정과 작 품을 분석하였다.

    실기기반연구법은 공연된 작품에 근거해서 작품을 연구하는 방법과 달리, 작품의 구상, 구성, 연습 그리고 공연 및 해석 등 작품의 전 과정을 연구하는 방법론이다. 체험을 통해 생성된 체험자료(somatic data)와 작업 일지 그리고 무용수의 인터뷰 등을 연구의 1차 자 료로 구축하고 활용한다(조기숙 2013, 242). 이렇게 구축한 1차 자료는 안무자와 무용수가 작품을 창작하는 모든 과정을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자료로써 본 연구의 주요한 경험적 데이터이다. 창조된 결과물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그 의미를 도출하는 방법으로 실기와 이론을 통섭한 학술연구 방식(조기숙 2013, 246)인 것이다. 이는 무용에서 실기기반연구법 이 무용수 자신이 춤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춤에 대한 열정과 예술적 만족감을 스스로 찾아내는 시도이다. 이러한 방식은 예술가가 실기의 맥락을 이해하고, 자 율적으로 탐구함으로써 예술가로서의 독창성을 형성하고 무용수들이 자신의 동작과 작품 에 자신감을 갖는다는 점에서 필요하다(정이와 2022, 5). 이렇듯 무용작품이 개인의 즉흥 적인 결과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기기반연구를 통해 분석되어 진다면, 이는 ‘다음 예술가들에게 교육적 영향을 준다는 입장으로 예술은 교육되어질 수 있다는 철학(조기숙 2013, 251)’을 반영하는 것이다. 역시 실기기반연구법이 하나의 연구방법론으로서 연구의 창의성을 통해 독창성과 이론의 확장을 갖는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고 언급한다(린다 캔 디, 2006). 실기기반연구법은 현재 국내 무용학계의 여러 대학의 실기 석·박사들 논문에서 자신 작품을 분석하는 데에 활발히 쓰이고 있다.

    연구 절차는 <표 1>과 같이 연구 설계, 작품 구상, 연습 및 안무, 작품 공연, 공연된 작품 의 분석 순으로 진행되었다. 연구 설계 단계에서는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을 정하고, 자료 를 수집하고 탐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르네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 유형을 분석하고, 작 품 구상 단계에서는 핵심 개념을 선정하여 주제를 정하고 안무를 구상하였다. 연습은 경력 20년 이상의 무용수 6명이 참여하였고, 2020년 9월 10일부터 12월 7일까지 매주 4-5회, 매회 3시간씩 진행되었다.

    표 1

    무용작품 「Concept」 연구설계 (The research procedure for “Concept”)

    SDDH-73-1-67_T1.gif

    연습 단계에서 무용수들에게 데페이즈망의 유형을 설명하고 각자의 내면 본질을 표현하 도록 유도하였다. 무용수들은 처음에는 데페이즈망의 다양한 유형과 의미를 해석하려 애 썼지만, 곧 자신들이 바로 그 오브제임을 깨닫고 몸동작에 대한 이해가 급속히 발전했다. 안무자와의 감정적 교감을 나누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작품에 대한 소통 역시 더욱 원활해 졌다.

    데페이즈망 유형별 핵심 개념을 활용하여 무대 동선을 구성하고, 오브제인 무용수를 활 용하는 여러 방법을 도출하였다. 실험적인 동작들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졌고, 작품의 흐름 에 따라 1인무, 3인무, 군무로 안무하고, 음악, 의상, 무대 동선, 소품 등을 통일감 있게 구성하였다.

    무용작품 Concept은 2020년 12월 9일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관에서 실기박사 프로포 절(Proposal) 공연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자는 공연 당일 영상을 기록하여 자료를 남기고, 창작 과정과 공연 전 과정을 실기기반연구법으로 연구하였다.

    본 논문의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작품의 핵심 개념에 대해서 연구한다. 초현실주의의 개념과 특징에 대해 고찰을 하고 표현적 특징들을 분석함으로써 초현실주의가 추구하는 사상과 의도를 이해한다.

    2. 데페이즈망의 기법을 유형별로 분석한다. 고립, 변형, 합성, 크기의 변화, 우연한 만남 의 계기, 시각적 형태로써의 이중적 이미지, 역설, 개념의 양극성으로 분류되는 8가지 데페이즈망 특성을 ‘기억의 겹’, ‘마음의 결’, ‘거리의 격’의 주제로 무용작품을 구성하 는 과정을 연구한다.

    3. 무용작품 Concept의 창작과정을 단계별로 연구한다.

    4. 무용작품의 창작맥락(context)과 시청각적 내부요인(cotext)을 분석한다.

    Ⅱ. 컨셉과 데페이즈망 기법

    1. 컨셉의 개념

    1) 컨셉의 정의

    컨셉은 원래 철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개념(槪念)’으로 번역되며, 사물의 다양한 요소 중 공통된 요소를 추려 그것을 종합해 얻는 일반적인 표상이나 사물에 대한 개괄적인 의식 의 내용을 의미한다. 형용사로 사용될 때는 ‘새로운 착상의’, ‘시작 단계의’, ‘시대를 앞서 는’ 등의 뜻으로 쓰인다. 즉, 컨셉은 ‘어떤 형태로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 설정에 관한 것이다(이화자 1999, 97).

    컨셉은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인체의 골격’에 해당한다. 이는 구상,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이나 동기를 만드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사물에 대한 관념을 구체화하는 작업으로, 개인적 혹은 사회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개념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일상에서 ‘오늘 어떤 옷을 입을까?’부터 ‘여름휴가는 어떻게 보낼까?’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의 시작점이 된다.

    컨셉은 어떠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모든 계획을 포함하며, 결정 적으로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동기라고 정의된다(탁정언 2005, 97). 이로 인해 모든 것의 시작과 종료에 컨셉이 필수적으로 존재한다.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 만(Richard Feynman)은 문제를 적고, 깊이 생각한 뒤, 답을 적는 간단하면서도 의미심장 한 알고리즘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생각을 구체적으로 글로 기록하는 과정이다(정문선 2019, 52).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적어 개념화하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행하지 않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때 생각, 즉 아이디어를 글로 적고 정리하는 과정이 바로 ‘컨셉화’이며, 이를 통해 ‘컨셉 설계’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에 기반하여, 연구자는 브레인스토밍의 ‘글로 적는’ 방법으로 작품 구상의 컨셉 설계를 진행했다. 이 방법을 통해 안무자는 자신의 현재 내적, 외적 상황과 작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순간적인 사고를 컨셉으로 구체화하여 작품의 소재를 만들고 안무 를 했다.

    2) 안무자의 컨셉

    ‘컨셉’의 어원은 라틴어인 conceptus로, ‘생각을 수집하고 모음’을 의미하여 안무자는 글쓰기나 안무 작업시 브레인스토밍(이성윤 2021, 21)을 사용한다. 키워드를 나열하고 연상 기법을 사용하면 생각이 모아지고, 논리적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도 다양한 아이디 어로 연결된다. 이는 무의식적인 기억이나 생각을 발견하여 풍부한 소재로 연결하는 데 효과적이다.

    본 작품의 구상 단계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생각의 연결을 나열한 소재는 다음 <표 2>와 같다.

    표 2

    안무자의 브레인스토밍 (Choreographer's brainstorming)

    SDDH-73-1-67_T2-F1.gif

    무용작품 Concept의 주제인 ‘컨셉’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해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했 다. 초기 단계에서는 ‘작품’, ‘춤’, ‘개념’, ‘논문 프로포절’, ‘아이디어’, ‘안무자 신숙경’이 라는 키워드가 사용되었고, 이어서 ‘공연’, ‘무대’, ‘무용’ 등으로 생각이 확장되었다. 다른 컨셉의 하위개념에서는 ‘의미’와 ‘생각’이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고, ‘의미’에서는 ‘단어’와 ‘가치’, ‘생각’에서는 ‘정리’와 ‘기억’으로 연결되었다. 안무자 신숙경의 생각 흐름은 현재 의 감정 상태인 우울함과 외로움 등과 관련된 단어들로 표현되었다. 이러한 컨셉에서 연 상된 단어들을 통해 안무가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작품에 반영할 수 있는 연관성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세 가지 하위개념인 초현실주의, 데페이즈망, 르네 마그리트는 안무 소재로서 작품의 중 요한 구성 요소이다. 초현실주의는 다다이즘과 낭만주의로 확장되었고, 르네 마그리트는 대표적인 화가로서 사랑받았으며, 데페이즈망은 추방과 낯설음으로 요약될 수 있다. 브레 인스토밍 과정에서는 문제 해결 및 다양한 접근법에 대해 유연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계기 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Concept 작품의 내용을 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단어와 소재가 선정되었다. 이는 데페이즈망 기법의 발견점과 연관성을 찾는 데 유용한 방법이었다.

    본 안무자는 지금까지의 다양한 창작 활동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나 기법에 주목 해왔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과거의 창작 경험을 바탕으로 1)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이미지를 창조하고 2)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해 표현과 움직임을 확장하고 자 했다. 무용작품 Concept은 시각적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환상적이고 극적인 표현을 안무가의 표현하고자 하는 개념으로 전환해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따라서 무용작품 Concept은 초현실주의적 기법인 데페이즈망을 무용 움직임에 적용 하여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했다. 이를 통해 매우 사실적인 대상을 비현실적 이고 환상적인 대상으로 전환하고자 했으며, 이 작품의 의도는 결국 안무자가 ‘나만의 컨 셉’을 찾는 과정과 그 고민의 결과였다.

    2.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즈망

    1) 초현실주의

    초현실주의(Surrealism)는 인간의 정신과 무의식을 탐구하며 도덕, 이성, 심미적 제약에 서 벗어나 생각의 진정한 리얼리티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 학파의 핵심은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반이성적인 세계, 즉 무의식의 정신세계의 존재에 관한 것이다. 초현실주의자들은 영감을 꿈에서 찾으며, 이는 그들의 작품에 크게 반영되었다(허버트 리이드 1981, 92). 초 현실주의자들은 사물의 본질과 특성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보고, 꿈과 무의식 의 세계를 작품에 표현했다. 그들은 공상과 환상을 중시하며 감성이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프로이드의 학설에 큰 영향을 받은 초현실주의자들은 꿈을 통해 인간 의 억압된 욕망과 그 역동적인 움직임을 파악하려는 시도에 흥미를 가졌으며, 정신적 표현 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들은 신비나 무의식의 세계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상상력을 동원해 시공의 경계를 허물고 기교와 표현 형태를 개혁해 새로운 미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실제적 재현보다는 현실 내면의 신비를 탐구하고 비합리적인 이미 지를 현실과 공존시키려 했으며, 이를 ‘무질서의 세계’라고 불렀다. 이 세계에서는 이성과 다른 질서가 존재한다. 초현실주의의 미적 핵심 기법으로는 자동기술법, 콜라주, 프로타주, 자유연상법 등이 있다(신현숙 1992, 238).

    2) 데페이즈망의 개념 및 기법

    데페이즈망은 본래 ‘다른 생활 환경에 두는 것’ 또는 ‘사람을 타향에 보내는 것’을 의미 한다(한국불어불문학회 1971, 217). 이 용어는 전위법의 일종으로, 프랑스어에서는 자신의 나라나 친숙한 고향을 떠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데페이즈망은 일상적 사물들을 그 원래 의 용도, 의미, 기능에서 분리하고 이탈시켜, 그것들을 낯선 장소에 다시 조합함으로써 초 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신비로움을 창조하는 기법이다(김지열 1992, 45-53).

    이 기법은 사물 영상을 그것이 위치한 일상적인 배경이나 질서에서 벗어나게 하고, 그 사물의 속성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장소에 놓아 관념적인 사고를 유도한다. 이러한 이질 적인 상황은 심리적 충격을 일으키며, 데페이즈망은 자동기술법과 유사하게 잠재된 의식 을 내포하지만, 추상적이 아닌 사실적이며 구체적인 형상을 비논리적이고 모순적인 결합 으로 표현한다. 데페이즈망의 미술사적 기원은 낭만주의와 상징주의 미술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초현실주의에서는 낭만주의의 이성과 절대성에 대한 거부, 무한한 동경의 세계에 대한 관점과 이념이 데페이즈망과 연결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도판 1

    Agnes Varda, “Beau comme...”, 2014, ‘수술대 위에 재봉틀과 우산을 함께 올려놓은 로트레아몽’

    출처: (https://www.fonddutiroir.com/blog/?p=18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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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초, 초현실주의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데페이즈망 기법은 초현실주의의 선구자인 C. 로트레아몽의 산문시 말도로르의 노래 (Les Chants de Maldoror)에서 명확하게 드러 난다. 이 작품은 1920년경 초현실주의자들에 의해 재발견되어 로트레아몽을 신격화하는 데 기여했다. 59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장편 산문시는 격렬한 반역 사상과 악마적 잔 학성을 띠며, 일관된 주제 없이 철학적 성찰을 난해한 시구로 표현하는 자동기술법을 사용 하였다. 이 문체는 현실과 환상, 의식과 무의식의 아름다운 융합을 보여준다. “재봉틀과 양산이 수술대에서 만나듯이”라는 구절은 데페이즈망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으로, 일상 적 위치에서 의외의 장소로의 전환은 그 우연적 만남의 놀라움이 심리적 충격을 주며, 이 는 사물의 일상적, 현실적 의미를 이탈시켜 무의식의 세계를 해방시키고 새로운 자격을 부여하는 데페이즈망의 본질을 드러낸다. 초현실주의에서 이러한 데페이즈망은 2차원적인 화면이나 공간 위에서 모든 사물이 자기 장소를 떠나 존재하며, 이를 ‘탐구 현상’이라 일컫 는다(손다옥 2007, 4). 르네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은 공간의 변화, 이질적 사물의 결합, 물체의 변형을 그의 작품에 사물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지게 하여, 현실 에서 불가능한 정서나 감정, 사고를 표현한다. 또한 역설을 통해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여 정신의 자유를 얻도록 하며, 가시적인 것을 통해 비가시적인 것을 깨우쳐 고립된 영혼을 다시 세우는 힘을 발휘한다.

    수지 개블릭은 르네 마그리트의 사물 탐구 방법을 <표 3>과 같이 8가지 데페이즈망 기 법으로 분류하고 정의했다(르네 마그리트 2000, 89-120).

    표 3

    데페이즈망의 8가지 유형 (8 types of Depaysment)

    고립 오브제를 고유의 영역 밖으로 옮겨 기대되는 역할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기법
    변형 오브제와 정상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특성으로 일부 변화
    크기의 변화 규모, 위치, 본질의 변화가 부조화를 창출하는 기법
    합성 두 개의 익숙한 오브제가 결합되어 제 3의 ‘당혹감을 불러일으키는’ 오브제를 산출
    우연한 만남의 계기 평소엔 만날 수 없는 두 사물을 나란히 놓은 형태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 시각적인 말장난의 동음이의어 형태의 이중이미지
    역설 지적인 반명제의 방법으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사물이 한 그림 안에 들어가 있는 기법
    개념의 양극성 두 개의 상황이 하나의 시점에서 관찰되어 시공간에 관한 경험을 변형시키는 겹쳐진 이미지의 사용

    데페이즈망 기법은 일상적인 사물의 위치에서의 우연한 전환을 통해 현실과 일상의 의미를 고정관념에서 탈피시키며, 이를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해방하고 해당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이 기법의 핵심은 비상식적인 재배치를 통해 시각적 놀라움과 상상의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데페이즈망은 즉각적으로 다가오는 당혹감과 신선함은 데페이즈망의 기법이 지금까지 예술창작에 적용되는 중요한 요소이다(이지연 2011, 25-26). 이 기법을 통해 새로운 사물의 배치는 비현실적인 상상의 결합을 통해 신비로운 세계를 열어 보여주며, 결과적으로 사물에 대한 습관적인 관념을 버리고 무한한 상상력과 관심을 촉진하는 데 유용하다.

    Ⅲ. 무용작품 Concept의 창작과정

    1. 안무의도

    무용작품 Concept은 나만의 개념을 탐구하는 작업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왜 춤을 추 는가’, ‘나의 삶에 춤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춤을 추며 행복한가’ 등 다양한 질문을 스스 로에게 던졌다. 작품의 제목을 ‘컨셉’으로 정한 이유는 이러한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나 의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 것은 안무자가 가지고 있는 개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했다. 안무를 할 때 내면에서 전하고자 하는 생각을 움직임으 로 표현하면서 현재 안무자의 내적 상태가 그대로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본 작품의 안무 의도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움직임에 접목시켜 현실을 부정하고 벗어나 고 싶은 안무자의 심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초현실주의 대표적인 작가 르네 마그리트도 고통과 우울증으로 괴로워하였지만 그것들을 형이상적으로 작품에 활용하였다. 관객들이 회화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찾는 것에 대해 르네 마그리트(2000)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회회에서 단지 상징적 의미만을 찾는 사람들은 본질적인 시적 요소와 이미지의 신비함을 간과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신비감을 감지하게 되더라도 그것을 떨쳐 버리고 싶어 할 것이 다. 그들은 두렵기 때문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합니까?’ 라고 물으면 모든 일을 자신이 이해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르네 마그리트 2000, 11).

    본 연구자는 장르의 융합을 통해 움직임에 혁신을 도모하는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르네 마그리트처럼 아이디어를 중시하며, 춤의 가치를 기술을 넘어 창의성과 개념에서 찾 았다. 마르셀 뒤샹이 미의 개념을 재정의한 이후, 예술가는 숙련된 기술자에서 창조적 사 상가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작품의 핵심은 안무자의 독창적 컨셉이다. 이러한 철학을 바 탕으로, 나는 나만의 정체성을 반영한 작품 컨셉 Concept을 안무하였다

    2. 안무 및 연습과정

    본 작품의 연습 및 안무과정은 3단계로 구성되었다. 2020년도 9월 10일부터 10월 2일까 지의 1단계에서는 안무의 기본 틀인 컨셉과 데페이즈망의 8가지 유형을 무용수와 함께 이 해하고 동작을 탐구하였다. 2020년도 10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의 2단계에서는 데페이 즈망의 8가지 유형을 바탕으로 한 움직임으로 통해 작품의 핵심개념 3가지를 도출하였다. 작품을 내용별로 1장 ‘기억의 겹’, 2장 ‘마음의 결’, 3장 ‘거리의 격’으로 움직임을 안무하였 다. 2020년도 10월 26부터 12월 7일까지의 3단계에서는 데페이즈망의 8가지 유형을 적용 한 움직임 탐구에서 창작된 동작으로 안무를 하고 작품을 구성하였다.

    표 4

    연습 및 안무과정 (Process of practice and choreography)

    연습 단계 연습 내용 안무 과정
    1단계: 9월-10월 컨셉과 데페이즈망의 이해 유형별로 동작을 연구
    2단계: 10월-11월 움직임 탐구 3가지 핵심 개념 도출
    3단계: 11월-12월 안무구성 동작을 연결하여 안무를 구성

    데페이즈망 유형을 무용에 적용하기 위해, 무용수들에게 초현실주의 이해와 작품 분위기 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무용수들과 초현실주의의 미술사적 흐름과 8가지 데페이즈망 유형의 배경을 공유하기 위해 이론적인 내용과 이미지, 영상을 사용하여 설명했다. 무용수들 이 데페이즈망 기법을 이해하도록 오브제와 무용수의 관계를 설명하고, 오브제의 속성을 무용수의 신체 본질에 맞춰 연습했다. 매번 연습 전에 각 유형의 정의를 설명하고, 메인 동작과 반복 동작을 선정하여 무용수의 개인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변형되도록 인도했다. 이를 통해 무용수들은 다양한 움직임을 탐구하고, 메인 동작에서 파생된 동작을 구성했다. 연습 후에는 무용수들이 동작을 수행한 신체 느낌과 유형에 따른 변화를 인터뷰를 통해 공유했다.

    3. 움직임 분석 과정

    1) 고립(isolation)에 관한 움직임 탐구

    고립은 익숙한 사물을 전혀 다른 환경에 배치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하 는 유형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에서 진실의 추구(The search for truth, 1963)의 구 름 옆에 있는 물고기와 악한의 영혼의 조금 (A little of the bandit's soul, 1960)의 숲속 의 바이올린은 이질적인 공간에 놓여 고립된 이미지로 재창조된다. 안무자는 고립의 움직 임을 탐구하며 무용수의 호흡과 연계된 움직임을 연구하였다. 호흡을 통해 몸의 조화를 이루고, 순간적으로 멈추거나 숨을 참아 새로운 동작을 만들어 냈다.

    도판 2

    고립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isolation),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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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멈추고 강약을 조절하여 새로운 동작을 탐구하였다. 무 용수들은 착시효과를 이용해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고, 다양한 회전을 통해 고립의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무대 위와 무대 밖의 이동을 완벽히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지만, 무용수의 빠른 돌기와 위치변경을 통해 고립된 호흡을 다양하게 풀어내는 시도는 적절하게 표현되었다.

    2) 변형(modification)에 관한 움직임 탐구

    변형은 오브제의 본질적인 특성을 바꾸어 표현하는 것으로, 작가의 주관에 따라 오브제 를 왜곡하거나 과장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는 방식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인 붉은모델(The red model, 1934은 구두와 발의 결합으로 새로운 오브제를 만들어 현실의 관습을 비틀었다. 여행의 추(travel pendulum, 1955)에서는 모든 것을 돌로 변형시켜 생명 있는 세계의 본질적 특성을 뒤집고 시각적 혼란을 일으켰다. 무용수들 은 동작의 변형을 통해 본질적인 특성을 바꾸어 움직임을 탐구하였다.

    움직이는 과정 중 운동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을 변형하며, 단속적인 움직임을 통해 호흡을 정지시키거나 다시 연결하는 동작을 시도하였다. 이러한 변형은 무용수들이 기법 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함께 작업을 공유하며 발전시킬 수 있었다.

    도판 3

    변형의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transformation),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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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변형의 움직임 탐구를 무용수들이 체험함으로써 다음과 같이 인터뷰를 하였다.

    보통은 호흡을 사용해서 동작을 하기 때문에 호흡 때문에 몰입이 되는데 호흡 없이 동작에 만 집중해야 해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연습녹취록: 무용수 A 2020년 10월 31일 인터 뷰 중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하는 동작들이 익숙해져 있는 몸에서 갑자기 끊어지거나 반대적으 로 움직여야하는 동작들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것은 오히려 부자연스러움을 자연스럽게 하는 과정이 신선한 경험이었다(연습녹취록: 무용수 B 2020년 10월 31일 인터뷰 중에서).

    변형을 적용하여 동작의 예시로 틱 동작으로 해보았는데 쓰던 움직임이 아니라 안 쓰던 방향으로 사용하니 아직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변형의 과정의 움직임 을 위한 것이기 때문인 것 같다(연습녹취록: 무용수 D 2020년 10월 31일 인터뷰 중에서).

    움직임의 변형은 무용작품에서 흔히 사용되는 요소로, 안무가가 고의적으로 움직임의 변화를 요구하는 장면이다. 이는 온몸을 비틀거나, 돌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는 동작을 포함한다. 무용수들은 호흡을 통해 자연스러운 흐름의 움직임에 익숙하지만, 갑작 스러운 멈춤이나 단절 등의 변형된 움직임을 탐구하면서 어색함, 신선함, 불편함을 경험했 다. 이러한 인터뷰는 무용수들이 움직임을 실행할 때 안무자의 의도와 방향성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3) 합성(hybrization)에 관한 움직임 탐구

    합성은 두 개 이상의 오브제를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와 당혹감을 불러일으키는 기법이 다. 이를 통해 익숙한 사물의 속성을 전환하고 새로운 의사소통 체계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설명(The explanation, 1952)에서는 당근과 병을 합성하여 혼란과 신비감을 주고, 자연의 은혜(Natural Grace, 1963)에서는 새와 나뭇잎을 합성하 여 관찰력을 자극한다.

    합성 기법은 비유와 연상기법을 많이 사용하며 형태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다. 안무에서 는 무용수들의 몸을 결합시켜 합성을 표현하려 했지만, 순간적인 형태만으로 움직임을 연 출하기 어려웠다. 2장에서 적용된 이 기법은 무용수들 간의 조화 또는 부조화를 통해 표현 의 비합리적 극치를 보여주는 데 사용되었다. 무용수들이 하나의 붓처럼 함께 움직이며 에너지를 같게 하고 동일한 움직임을 제시하였다.

    도판 4

    합성의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synthesis),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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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성을 통해 다양한 움직임을 탐구하고 조화와 부조화를 구성하며, 반복적인 움직임에 유동성을 부여하여 새로운 동작을 연출하였다. 특히 연상기법을 사용해 제3의 새로운 움직 임과 이미지를 도출하였다.

    4) 크기의 변화(change in scale)에 관한 움직임 탐구

    크기의 변화는 이미지의 확대 또는 축소를 통해 시각적 인지와 심리적 반응을 유도하는 기법이다. 이는 형태, 규모, 위치, 본질의 변화를 통해 부조화를 창출하며, 시각적 심리적 당황함, 놀라움,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인 청강(The Listening Room, 1958)에서에서 2미터가 넘는 사과는 논리와 상식을 뒤집어 관찰자에게 신비감을 제공한다.

    또한, 심금(The heartstrings, 1955)에서는 거대한 구름을 샴페인 잔에 배치하여 오브 제의 크기를 확대함으로써 관념의 파괴를 일으킨다.

    도판 5

    크기의 변화의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changes of scale),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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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무자는 이 기법을 무용작품에 적용하기 위해 2미터가 넘는 대형 꽃을 제작하였다. 대 형 꽃은 무용수의 얼굴 표정과 상체의 움직임을 가리기도 했으나, 이를 신체의 일부로 표 현함으로써 새로운 움직임을 탐구하였다. 무용수는 꽃과 하나가 되어 움직일 때의 느낌에 초점을 맞추어 연습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무용수들은 꽃을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신체 의 일부로 인식하며 새로운 동작을 시도할때의 느낌이 어떠한지 무용수에게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하였다.

    꽃을 들고 움직임을 했을 때 나에게 꽃의 의미는 이상향, 도달하고 싶은 목표였다. 꽃을 들고 아주 천천히 움직이거나 꽃으로 나의 얼굴이나 몸으로 표현을 했을 때 꽃 자체가 주는 화려함과 상징성을 통해 꽃의 크기만큼 큰 나의 꿈과 이상향처럼 느껴졌다(연습녹취록: 무용 수 A 2020년 11월 28일 인터뷰 중에서).

    처음에는 동작을 연습하는 느낌으로만 했는데 꽃을 느끼면서 춤을 추다보니 방향에 따라 느낌이 달랐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 나의 자아 같은 느낌이 느껴졌고 반대로 느낌을 줄때는 나의 또 다른 자아 같은 느낌이 들었다(연습녹취록: 무용수 D 2020년 11월 28일 인터뷰 중에서).

    안무자는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레슬러의 무덤(Le tombeau des lutteurs, 1960)에서 영감을 받아 대형 꽃을 무용작품에 활용하였다. 무용수들은 군무에서 각자의 꽃을 들고 무대 뒤에 서 있다가, 조명이 들어오면서 일렬로 앞으로 걸어나오며 꽃이 둥둥 떠다니는 느낌을 자아냈다. 무용수들은 꽃을 사선으로 무겁게 들어 올려 호흡을 채우고, 꽃을 놓치 듯이 손에서 떼어 앉으며 꽃과 다시 하나가 되는 동작을 반복하였다. 또 다른 동작에서는 꽃을 어깨에 올리고 한 바퀴 돌며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무용수들이 머리 위에 꽃을 들고 무대 앞으로 나오면서 높낮이를 달리하여 꽃이 무용수의 몸을 가리기도 하였다. 이는 꽃에 담긴 자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였고, 무용수들은 꽃과 일체가 되 어 움직임을 표현하며 동작에 몰입하였다.

    5) 우연한 만남(the provocation of accidental encounters)의 계기에 관한 움직임 연구

    우연한 만남은 서로 관련 없는 오브제들을 일상적이지 않은 장소에서 연결시켜 예기치 않은 유사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도판 6

    우연한 만남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serendipitous encounters),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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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곤의 전투(The Battle of the Argonne, 1959)는 하늘에서 구름과 바위가 만나면서 착각을 일으키고, 은혜의 상태(state of grace, 1959)는 시가 위에 자전거를 놓아 우연한 만남을 표현한다.

    무용작품 Concept에서는 이러한 우연한 만남을 적용하여 즉흥적으로 연출하고자 했 다. 움직임의 만남으로 우연을 조장했으나, 연습이 거듭될수록 동작이 익숙해져 처음의 어 색함이 줄어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대 공간을 앞과 뒤로 나누고 조명을 사용하여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3장에서는 두 팀의 오브제를 대립시켜 다양한 구도를 배치하고 다른 동작을 시도하여 뜻하지 않은 우연한 동작을 만들어냈다. 무용수들이 공간에서 만날 때의 찰나의 이미지를 중점으로 움직임을 탐구를 하였더니 방향이 대칭과 비대칭을 이룰 때 다 른 느낌을 전달하였고, 이는 조화와 부조화의 새로운 형태를 나타내었다.

    6)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double image)에 관한 움직임 탐구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는 하나의 화면에서 두 가지 이상의 의미적 형태가 중 첩되어 보이는 것을 말한다.

    도판 7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dual images as visual forms),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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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 마그리트의 표절(The flash, 1960)은 내부와 외부의 경험을 동시에 합쳐 새로운 착시 효과를 주고, 이른 하임의 영영(The domain of Arnheim, 1962)은 거대한 산을 날 개를 펼친 새의 형상으로 나타내 두 가지 관념을 융합한다. 이러한 이중적 이미지는 한 사물이 동시에 두 개의 사물로 보이거나, 화면에 숨겨진 다른 이미지를 발견하게 한다.

    1장에서 사용된 이중적 이미지는 무용수의 움직임에 적용되어 두 가지 이상의 느낌과 형상을 표현한다. 무용수들은 정면을 향해 걷지만 제자리에서 걷거나 멈춰있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는 에너지를 조절하며 동작을 실행하여 마치 움직이지 않는 듯한 이미지로 나타난다. 또한, 회전동작을 360도씩 반복적으로 돌며 멈추는 방식으로 이중적 이미지를 표현했다. 두 그룹의 무용수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며 시각적 형태의 이중적 이미지를 나타냈다. 속도의 변화를 통해 중첩된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기법은 움직임 탐구에 흥미로운 유형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도출하는 데 기여하였다.

    7) 역설(paradox)에 관한 움직임 탐구

    역설은 상식에 반대되거나 논리적으로 모순적이면서도 진리를 암시하는 표현법이다. 이 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사물이나 상황을 한 그림에 넣어 논리를 깨고 인식의 세계를 확장시킨다.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Empire of Light, 1954)에서는 밤의 거리와 대 낮의 하늘이 동시에 등장하고, 헤겔의 휴일(Hegel's Holiday, 1959)에서는 물컵과 우산 의 숨겨진 대응이 드러난다.

    도판 8

    역설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paradox),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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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작품 Concept의 1장에서 도입된 역설 기법은 무용수의 신체를 이용해 상체와 하체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조적인 동작을 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무용수의 상체가 한 방향으로 흐르는 동안 하체는 완전히 다른 리듬과 속도로 움직여, 보는 이로 하여금 신체의 동작과 공간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게 만든다. 이러한 신체적 역설적 표현을 완전히 포괄적으로 나타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상체와 하체의 반대 방향과 속도, 질감의 변화를 주는 과정에서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다. 이러한 도전은 무용에서 신체적 역설을 표현하는 것이 8가지 데페이즈망 기법 중 가장 어려운 유형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8) 개념의 양극성(conceptual bipolarity)에 관한 움직임 탐구

    개념의 양극성은 내부와 외부의 두 상황을 하나의 관점에서 관찰하여 시공간적 경험을 변형시키는 해석법이다.

    도판 9

    개념의 양극성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conceptual polarities),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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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그리트의 작품인 인간의 조건 I(human ConditionⅠ, 1955)유클리드의 산책 (Where Euclide walked, 1955)에서 보이는 방식을 참고하여, 무용 작품 Concept의 2 장에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테마를 무용에 적용했다. 이 작품들에서 바깥 풍경과 실내의 그림이 한 화면에서 동시에 존재하듯, 무용수들의 동작도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어떤 현실이 실제로 느껴지는지, 어떤 것이 마음의 조작인지를 탐구 한다.

    이 기법을 무용에 적용하기 위해 부드러운 곡선 움직임과 직선적인 구도를 연출했다. 무용수들은 주저앉을 때 상체를 하늘로 향하게 하고, 도약할 때는 시선과 얼굴을 아래로 향하게 함으로써 무거우면서도 빠른 질감의 동작을 표현했다. 이러한 동작들은 안무자가 의도한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는 시도를 반영하며, 무용수들의 내면적 양극성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 이 과정에서 무용수들은 자신들의 동작을 통해 관객에게 현실의 감각과 가상의 이미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복잡한 경험을 전달한다.

    무용수들은 물리적 공간과 내면적 공간 사이를 오가며, 관객에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상기시킨다. 각 동작과 포즈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무용수 들의 신체는 캔버스와 같이 감정과 이야기를 담아낸다.

    또한 안무의 이러한 구성은 관객들로 하여금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 가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각 관객은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투영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간다.

    Ⅳ. 무용작품 Concept의 분석과정

    1. 작품개요

    다음은 무용작품 Concept의 작품개요이다.

    표 5

    Concept의 작품개요 (Overview of the work Concept)

    작품제목 Concept
    안무자 신숙경
    출연자 하명진, 김유리, 양채민, 허다솜, 이예랑, 신숙경
    작품내용 기억들. 비선형적인 시간들의 연속, 자유로운 결박, 미학적 거리
    공연일시 2020년 12월 9일 오후 7시
    작품길이 21분
    공연장소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홀Ⅰ
    음악 Cirque Du Soleil <Temperatio>
    Philippe Jaroussky <Han : Chansons Grises – V. L'heure Exquise> 안 : 회색 노래 –5번. 값진시간 Sigur Ros <Hrafntinna>
    조명디자인 한희수
    사진 촬영 금시원
    영상 촬영 성승정
    의상 강민주

    2. 장면 및 동작분석

    무용작품 Concept의 구성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기억의 세계를 탐구한다. 이 작품 은 세 개의 장으로 나뉘며, 각 장은 심리적 깊이와 예술적 통찰을 담아내고 있다.

    1장, ‘기억의 겹’은 안무가의 머릿속을 떠도는 반복적인 생각과 기억의 잔상들을 무대 위에서 재현한다. 이 장에서는 평온했던 과거와 현재의 불안함, 우울감, 상실감을 대비시켜 표현하고자 한다. 무용수들은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고요와 동요의 감정을 교차시키며, 관 객에게 감정적 여운을 선사한다.

    2장, ‘마음의 결’에서는 마음이 얼어붙은 상태를 표현한다. 과거의 상실감과 무력감, 치 유되지 않은 내면의 상처들이 무용수의 몸짓을 통해 드러난다. 이 장에서 무용수들은 지나 간 시간에 대한 아련한 향수와 그로 인한 깊은 슬픔을 몸짓으로 전달하며,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게 만든다.

    3장, ‘사이의 격’은 돌아갈 수 없는 기억들을 미학적으로 재구성하여 무대에 옮긴다. 이 장에서는 극심한 혼란과 고통을 경험하는 동안 마음이 무아의 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표현 한다. 무용수들은 생각이 멈추고 소리가 사라지는 순간을 연기하며, 관객에게 내면의 평화 를 찾아가는 여정을 제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모든 감정의 해방과 함께 삶의 주체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강렬하게 연출하여,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렇게 작품 Concept은 각 장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세심하고 세련되게 탐구하며, 무용을 통한 감정과 기억의 재현이 어떻게 관객의 내면에 깊은 울림을 주는지를 보여준다.

    다음은 소요시간과 작품내용을 통해 분석과정을 표로 정리하였다.

    표 6

    무용작품 Concept의 장별 정리 (section by section summary of the dance work Concept)

    장/ 소요시간 작품내용 데페이즈망 기법 주요움직임 분석과정
    1장 00:00 06:24 기억의 겹 고립, 역설,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미지 솔로와 군무의 회전과 단속적인 절제된 움직임 무용수 움직임의 착시현상
    2장 06:25 14:09 마음의 결 개념의 양극성, 변형, 합성 무거운 질감의 반복되는 도약과 빠른 구성 변화 움직임 변화에 따른 구성 변형
    3장 14:10 21~30 거리의 격 크기의 변화, 우연한 만남의 계기 오브제와 하나가 되어 무용수와 일체감으로 움직임 오브제와 무용수의 조화로운 결합

    1) 1장 기억의 겹(裌)

    1장은 ‘기억의 겹(裌)’으로써 이미지적인 ‘오래된 기억’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사진 이나 그림의 한 장면처럼 무용수를 무대 중앙 뒤편에 배치하였다. 암전된 상태에서 음악이 먼저 나오고 [도판 2]와 같이 무용수의 모습이 조명과 함께 서서히 비춰진다. 1장의 기억 의 겹(裌)은 데페이즈망 유형 중에 ‘고립’, ‘역설’,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로써 움직임을 적용하고자 하였다. ‘겹’을 표현하는 켜켜이 쌓여있는 기억을 표현하고자 무용수 들을 조명 안에 ‘고립’시키고 겹겹이 포개어진 상태로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인 이미 지’를 나타내고자 하여 시작 위치를 업 스테이지 센터(Up stage Center)에서 시작하였으며 이는 의식적인 반복된 기억의 거듭됨을 의미한다.

    무대 중앙에 도착한 무용수들은 호흡의 변화를 통해 움직임을 시작한다. 여성 보이스가 포함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무용수들은 깊은 호흡을 한 후 시선을 위로 향하며 왼쪽으로 돌아가며 작은 나선형과 큰 나선형을 그리며 위치를 변경한다. 이 움직임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음악에 맞춰 무용수들은 제자리에서 회전과 정지를 반복하며, 다양한 호흡의 흐름을 통 해 ‘역설’적인 움직임을 나타낸다. 이들은 기억을 탐색하고, 현실과 맞닥뜨린 듯 자신의 움 직임 경로를 유연하게 이어간다.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돌아 큰 타원형의 위치로 이동하고, 낮은 자세에서 역동적인 회전을 통해 오래된 기억 속 자신을 발견하는 움직임을 표현한다. 이러한 동작은 무용수가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자아를 성 찰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을 나타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주요 동작은 호흡을 끌어올려 무게 중심을 각자의 방향으로 보내고, 상체의 느낌을 먼저 이동시키는 회전이다. 여러 위치를 돌던 무용수들은 마지막 위치에서 스타카토식의 턴을 음악에 맞춰 돌기 시작한다. 이는 영화에서 뚝뚝 끊기는 듯한 동작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회전하지만 멈추는 동작도 함께 이어지며 데페이즈망 유형 중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미지” 를 표현했다.

    이 무용 작품은 무용수들이 자신들의 기억과 감정을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변환하면서, 관객에게 시각적으로도 감성적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 은 무용과 예술이 어떻게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 한 예이다.

    군무는 ‘공간 에너지 전체 사용, 몸통의 확장, 반복되는 과열’이라는 동작구로 구성되었 다. 다섯 명의 무용수는 최대한의 공간을 활용하여 힘차게 움직였고, 점점 간격을 좁혀 무 대 뒤쪽 중앙으로 모였다. 방향을 전환하며 무대 뒤로 이동하고, 고개를 숙였다가 드는 동 작을 반복했다. 모든 동작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치다가 갑자기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동작으로 변형되었다.

    표 7

    1장 ‘기억의 겹’의 핵심 동작 및 무용수 이동 경로 (Chapter 1: Key movements and dancer’s movement path in ‘Layers of Memory’)

    1장의 핵심 동작 1장의 무용수 이동 경로
    SDDH-73-1-67_T7-F1.gif SDDH-73-1-67_T7-F2.gif
    <고립> UC →UD
    SDDH-73-1-67_T7-F3.gif SDDH-73-1-67_T7-F4.gif
    <역설> C → 각자의 방향
    SDDH-73-1-67_T7-F5.gif SDDH-73-1-67_T7-F6.gif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미지> C → DR, DL

    무용수들의 호흡만 같았을 뿐 움직임은 각기 달랐다. 팔을 머리 위로 밀어 올리거나 정 면을 향해 밀쳐내는 등 다양한 동작을 했으나, 에너지와 느낌이 같아서 각도가 달라도 하 나의 동작처럼 보였다. 이 동작구는 ‘고립’과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를 표현하 여 무용수들에게 자유로운 팔과 다리의 움직임을 방향만 맞추어 박자를 맞추었더니 자유 롭고 견고한 통일성을 보여주었다.

    2) 2장 마음의 결(缺)

    2장의 ‘마음의 결(結)’에서는 데페이즈망 기법 중 ‘개념의 양극성’, ‘변형’, ‘합성’을 활용 하여 구성되었다. 1장이 끝난 후 무대가 비워지고, 무용수들이 한 명씩 다시 등장하며 2장 이 시작된다. 무대에 등장할 때 무용수들은 무언가를 찾는 듯 각자의 방향을 강렬하게 의 식하거나 응시한다. 이 동작은 무용수들이 무대 중앙으로 서서히 모일 때까지 반복되며, 무용수들은 에너지가 꽉 차 있거나 모든 호흡을 배제한 채 시선을 통해 집중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호흡 풀어 다시 잡기, 스타카토 식으로 동작을 끊어서 움직이기, 공간 중 가장 높은 지점까지 닿고 호흡 풀기’ 등의 동작구로 표현된다.

    무용수들은 정면을 응시하며 에너지를 집중시킨 후, 두 차례 한 바퀴씩 돌면서 다음 동 작을 준비한다. 이때 무용수들은 호흡을 전부 풀고 무릎을 굴신하여 에너지를 응축했다가 다시 양팔을 들어 올리며 사각형의 중심으로 들어선다. 무용수들은 단전에 중심을 잡고 양쪽 다리를 굴신하며 온몸을 웅크린다. 상체를 뒤로 비스듬히 눕혀 단전에 중심을 두고 두 다리로 지탱하며, 180도 회전 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온 몸을 단전에 잡힌 호흡과 굴신을 통해 땅의 기운으로 내리듯이 떨어지는 동작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무용수는 호흡의 경계를 넘어 신체의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관객석에서 무용수의 움직임은 에너지 를 최고조로 확장시키는 모습으로 보여지며, 이는 무용수의 기량을 돋보이게 하고 작품의 완성도에 기여한다. 처음에는 호흡이 매끄럽지 않았던 무용수들도 연습을 거듭하며 점점 편안하고 안정감 있게 동작을 수행하게 되었다. 전환 동작은 무대 바닥에서 힘을 뺀 채 각자의 자리로 엉키거나 미끄러지듯 이동하며 시작된다. 무용수 5명은 동일한 동작 없이 각자의 방향과 몸의 선, 다른 무용수들과의 높낮이를 의도하며 자유롭게 움직인다. 안무자 는 단순한 장면 전환이 아닌, 무용수 개개인의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다. 무용수들이 몰입 하여 자연스럽게 움직일 때, 그 동작은 안무자의 의도와 잘 맞았지만, 과장된 표현은 어색 하게 느껴졌다.

    표 8

    2장 ‘마음의 결’의 핵심 동작 및 무용수의 이동 경로 (Chapter 2 The core movements of ‘Texture of the Heart’ and the dancer’s movement path)

    2장의 핵심 동작 2장의 무용수 이동 경로
    SDDH-73-1-67_T8-F1.gif SDDH-73-1-67_T8-F2.gif
    <변형> UR, UC, DR,, UL, DL → C
    SDDH-73-1-67_T8-F3.gif SDDH-73-1-67_T8-F4.gif
    <개념의 양극성> UC → DC
    SDDH-73-1-67_T8-F5.gif SDDH-73-1-67_T8-F6.gif
    <합성> C → DC

    이 장면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무용수들은 군무 연습보다 는, 각자 안무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자신만의 이미지를 표현하며 움직이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안무자는 무용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느낌을 작품에 맞게 조화롭게 구성하였다. 각자의 삶에 대한 체념과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 다. 무용수들은 각자의 길을 따라 천천히 혹은 빠르게 동작을 하며, 움켜쥐려는 의지, 포기 하고 다른 길을 찾으려는 모습, 용기를 내어 다시 시도하는 모습 등을 표현한다.

    조명으로 연출된 길을 따라 무용수들은 초반에 했던 사선 동작을 반복한다. 오른팔을 들어 올려 앞으로 숙이며 팔을 좌우로 돌리고, 한 번에 호흡을 잡아 위로 뛰며 에너지를 뻗어내는 동작이다. 같은 동작이 방향에 따라 다른 질감으로 나타나며, 데페이즈망의 ‘변 형’ 유형을 보여주며 팔이 떨릴 때까지 정면과 사선을 응시하며, 희망적인 마음을 표현하 는 마무리 동작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희망을 담고 있다.

    3) 3장 사이의 격(隔)

    3장은 데페이즈망의 유형 중에 ‘크기의 변화’와 ‘우연한 만남의 계기’를 적용한 작품 컨 셉 Concept의 마지막 장 <사이의 격>이다. 대형 소품을 통해 ‘크기의 변화’의 유형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였고 동떨어진 사물과 다시 만나는 ‘우연한 만남의 계기’를 1인무와 군 무를 통해 거리감 위주로 표현고자 하였다.

    첫 장면에서 무대 하수에 하얀 대형 꽃이 자리 잡고, 조명이 부드럽게 비추어진다. 음악 의 첫 소절과 함께 무용수가 무대 뒤에서 서서히 등장한다. 이 꽃은 안무가의 깊은 사색의 결실이자 도달해야 할 목표, 그리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상징한다. 무용수는 여러 차례 회 전하며 험난한 여정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안무자는 방황하다가 꽃을 보자마자 주저앉 고, 꽃을 통해 자신을 다시 보려는 듯 꽃과 교감을 나눈다. 꽃 뒤에 앉아 정면을 향해 움직 이는 장면은 안무자가 꽃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표현한다.

    3장의 주제인 ‘사이의 격(隔)’에서, 안무자는 죽은 꽃에게 다가가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 으려 한다. 이 작품에서 꽃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생명력이 있는 꽃으로서 힘든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는 처연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 꽃을 오브제로 사용한 이유는 현재의 상황과 동일시하기 위함이었지만, 연습 과정에서 대형 꽃이 무용수의 신체의 일부처럼 표 현되었다. 꽃이 무용수의 상체를 가리고 다리만 보이게 하여, 꽃과 무용수가 하나가 된 듯 한 일체감을 주었다. 연습에서 꽃과 어울리는 동작을 연출해 보았을 때, 꽃과 무용수의 호 흡과 집중력이 가장 좋아 보였다.

    마지막 클로징 장면은 <도판 10>과 같이 무용수들은 뒤를 향해 걸어가며 꽃을 지정된 위치에 떨어뜨리며 끝이 난다. 그리고 계속 뒤를 향해 걸어가다가 한 명씩 시차를 두고 천천히 생각하듯 정면으로 돌아보며 꽃을 응시한다. 무용수들은 꽃을 바라보면서 계속 뒷 걸음으로 멀어져가며 사라진다. 조명은 꽃만을 비추고 무용수의 모습이 희미해져 감으로 써 작품은 끝이 난다. 밝은 조명 아래의 남겨진 꽃은 희망적인 의미로써 내려놓아야 할 것들에 대해 더 이상 힘겨워하지 않으려 하는 안무자의 의도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도판 10

    3장의 ‘사이의 격(隔)’ 클로징 장면(Chapter 3 ‘The Force in Between’ closing scene),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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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무대요소

    무용작품 Concept에서 조명은 작품의 분위기와 장면 전환, 무용수들의 이동 경로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다. 1장에서는 사이드 조명을 배제하고 고보(gobo)를 사용해 무대에 환상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중요한 부분에는 스팟 라이트(Spot Light)를 사용하여 동작을 강조했으며, 플러드 라이트(Flood Light)는 무대 전체를 밝히는 데 사용되었다. 3인무에서 는 호리존트(Horizont) 조명을 사용해 무용수의 얼굴 표정과 상체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불루톤(Bluetone)과 바이올렛톤(Violettone)의 색상을 사용하고, 장면 전환 시 페이드-아웃(Fade-out) 효과를 주어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2장에서는 스트로브 (Strobe)를 사용해 강렬한 움직임을 연출했고, 3장에서는 무빙 라이트(Moving Light)로 무 용수의 동작을 따라가며 집중도를 높였다.

    1장에서는 여성 보이스와 타악이 어우러진 템파라티오(Temperatio)를 사용해 무용수의 회전 동작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했다. 2장에서는 턴닝 포인트(Turning Point), 사이베리아 (Cyberia), 송 오브 라이프(Song of Life)를 편집하여 타악 중심의 강한 베이스와 지속적인 구음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연출했다. 3장 솔로에서는 필립 자루스키(Philippe Jaroussky)의 한 회색노래 - NO5 값진 시간 (Han : Chansons Grises – V. L'heure Exquise)를 사용해 안무자가 영감을 받은 음악을 선택했다. 마지막 군무에서는 시규어 로스(Sigur Ros)의 흑요석 (Hrafntinna)를 사용해 신비롭고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무자는 의상과 무대 장치에 직접 아이디어를 내며 참여했다. 의상은 자켓과 저지 소재 의 이너 반팔 티셔츠, 시폰 소재의 치마로 구성되었다. 컬러는 빨간색, 보라색, 검정색을 사용해 초현실주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무용수의 체격과 퍼스널 컬러를 고려해 각자에 맞 는 의상을 선택했다.

    오브제는 3장에서 대형 꽃으로 사용되었으며, 각 무용수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상의 꽃을 사용해 무대에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검정 화면의 3장 군무에서는 대형 꽃 오브제가 다른 장면보다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Ⅴ. 결 론

    본 논문은 연구자가 안무하고 기획한 무용작품 Concept의 창작과정과 작품 분석에 관한 연구이다.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즈망 8가지 기법을 적용하여 안무를 통해 사각형의 미술작품에서 입체적인 동작으로 옮겨지는 새로운 움직임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안무방식과는 달리 연구자만의 새로운 창작 방식과 안무법을 개발하는 기회가 되었다. 본 연구가 시작될 때의 고민은 ‘안무자만의 컨셉으로 구성된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무용공연은 음악, 패션, 영화, 연극, 비디오, 미술, 건축, 의상 등 거의 모든 예술 형태가 통합되어 이루어진다. 이것은 기존의 형식과 개념이 무의미할 정도로 다양한 표현 방식들 이 등장하는데, 이를 ‘탈장르’ 혹은 ‘크로스오버’ 현상이라 한다. 이러한 포스트모던 시대의 예술 흐름에 따라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새로운 시도와 동시에 한국무용의 전통적인 맥 을 유지하면서 안무자만의 고유한 색을 만드는 시도를 하였다. 특히, 초현실주의 화가 르 네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 기법들을 적용하여 작품에 안무자만의 고유한 예술 색을 넣고 자 했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도출한 단어들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여 데페이즈망의 8가 지 유형을 무용작품 Concept에 적용하고, 주제별로 움직임 특성을 규정지어 작품을 창 작하였다. 무용작품 Concept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초현실주의의 개념과 특징을 고찰하고 표현적 특징들을 분석함으로써 초현실주의 가 추구하는 사상, 의도, 배경을 이해하였다. 초현실주의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이성에 반하는 개념으로, 인간의 정신과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하는 예술사조이다. 신비나 무의식 의 세계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상력의 힘을 빌려 시공의 경계선을 없애고 기교나 표현 형태를 통해 새로움을 발견하여 비합리적인 이미지를 현실에 공존시 키려 하였다. 특히,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경향은 일상적인 사물에 대립이나 모순을 부여하여, 실제와 기반을 둔 대상을 통해 내면의 신비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으로, 무의식 에서 비롯된 대조적인 양상을 표현한 것이다.

    둘째, 르네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 기법의 분류 유형을 적용하여 무용작품을 구성하였 다. 작품의 핵심 개념으로 무용작품에 적용된 데페이즈망 기법은 고립, 변형, 합성, 크기의 변화, 우연한 만남의 계기,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 역설, 개념의 양극성을 기반 으로 하여 움직임으로 전환하고 연구 결과를 도출하였다.

    1장 ‘기억의 겹’은 안무자의 오래된 기억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표현하였다. 데페이즈망 기법으로는 ‘고립’, ‘역설’,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를 사용하였다. ‘고립’은 무용 수의 위치와 호흡을 통해 강약을 조절하였고, ‘역설’은 대조적인 동작을 통해 표현하였으 며,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미지’는 중첩의 느낌과 에너지의 입체감을 나타내었다. ‘고립’과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미지’는 안무자의 의도에 따라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잘 전달되었다.

    2장 ‘마음의 결’은 안무자의 현재 마음상태와 과거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표현하였다. 데페이즈망 기법으로는 ‘개념의 양극성’, ‘변형’, ‘합성’을 사용하였다. ‘개념의 양극성’은 무 대와 신체공간에서 곡선과 직선을 통해 표현되었고, ‘변형’은 고의적인 움직임의 변화에 중점을 두었으며, ‘합성’은 무용수들 간의 조화 또는 부조화를 통해 비합리적인 극치를 연 출하였다. 특히 ‘합성’은 앞으로 더욱 깊이 연구하고자 하는 기법이다.

    3장 ‘거리의 격’은 현실의 모든 것에 필요한 미학적 거리를 표현하며, 안무자의 삶에 대 한 희망적인 마음을 담았다. 데페이즈망 기법으로는 ‘크기의 변화’, ‘우연한 만남의 계기’를 사용하였다. ‘크기의 변화’는 오브제를 무용수의 신체의 일부로 표현하였고, ‘우연한 만남 의 계기’는 뜻하지 않은 동작을 통해 다양한 움직임을 도출하였다. 두 가지 기법은 오브제 와 무용수의 일체감을 주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셋째, 본 연구의 중요한 부분인 무용작품 Concept의 창작과정을 단계별로 연구하였 다. 연구 설계, 작품 구상, 연습, 작품 공연 및 분석의 절차를 통해 진행되었다. 연구 설계 단계에서는 목적과 필요성을 제시하고, 이에 맞는 방법을 설정하고 자료를 수집하였다. 작 품 구상 단계에서는 핵심 개념을 선정하여 주제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르네 마그리트 의 데페이즈망 유형들을 통해 움직임을 분석하였다.

    무용수들은 데페이즈망 유형을 이해하고 안무자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작품에 몰입하였 다. 동작 구성을 위해 안무자는 틀을 제시하고, 무용수들은 자신의 경험과 스타일을 반영 한 동작을 만들었다. 회화적인 이미지의 연상 작용을 통해 무용수는 오브제처럼 동일시되 어 표현되었다. 연습 과정에서 무용수들은 동작의 정확도보다 이미지와 효과에 중점을 두 고 실험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 과정을 통해 무용수마다 에너지의 영역이 퍼져 무대에서 입체적인 조형물이 움직이 는 듯한 효과가 나타났다. 창작과정을 단계별로 분석한 결과, 데페이즈망 기법은 무용수 움직임의 착시 현상, 움직임의 변화에 따른 구성 변형, 오브제와 무용수의 조화로운 결합 으로 도출되었다.

    넷째. 공연된 무용작품 Concept의 창작맥락(con-text)은 현실적으로 안무자가 자신에 게 계속해서 질문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고민의 시작이자 과정 그리고 결과이다. 작품 제목 Concept이 ‘주제이자 제목’인 이유도 그러하다. 나의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과 자신의 개념을 그대로 작품에 드러나는 것이 이 작품 창작의 명분이다. 르 네 마그리트의 인생에서 그림의 흐름을 보면 그의 인생도 힘들었을 때 그렸던 그림에서 가장 슬픔이 느껴졌다. 작가의 삶에 따라 변화하는 그의 작품을 보며 그 당시 상황이 너무 불안하고 힘들었던 안무자의 심경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의 안무자의 삶 과 작품들을 떠올려 보며 ‘지금의 나는’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떤 모습의 춤을 추게 될지 지금의 나의 단면을 이 작품을 통해 내 삶과 춤의 중간 점검의 기회를 찾는 작업을 하였다. 작품의 내용적 측면으로 나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 상황들에 초점을 맞추었 고 형식적 측면으로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한 것이다. 무용작품 Concept은 안무자의 인생에서 특별한 작품이자 지나온 시간들을 진솔하게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본 연구자 는 이를 통하여 춤과 삶의 방향성과 자아인식의 기회를 가졌다. 시청각적 내부요인 (co-text)는 초현실주의의 대표적 화법인 데페이즈망 기법을 움직인 안무에 도입하여 오브 제와 대상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사실과는 전혀 다른 요소들을 작품 안에 배치함으로써 일상적인 상황이 우연한 새로운 공간을 만남을 표현했다. 이로써 현실 에서 눈을 돌리고 꿈과 무의식 등 또 다른 세계로 마음의 위안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무대미술은 일상적인 관계에서의 사물을 추방하여 이상한 관계에 배 치되어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어떤 물건이 있는 모습을 재연하였고 비현실적인 표현기법을 적용하였다.

    결과적으로 무용에서의 초현실적 무대연출 방안에 대한 토대를 마련함은 물론, 비일상 적 사고와 자유로운 발상으로의 전환을 통해 움직임 표현방법의 다양성을 체험하고 작품 을 만들었다. 본 연구는 미술기법 중 데페이즈망 기법을 무용안무에 적용한 사례를 남겼고, 이는 단순히 미술에서 영감을 받아 무용을 창작한 차원을 넘어 무용 창작의 새로운 도전이 자 시도로 자리매김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안무가의 자기 자각과 현실의 근간으로 구성 된 컨셉들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다양한 움직임으로 표현되는 작품의 독창적 사례를 제시 하는 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자는 예술가로서 다른 장르와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움직임을 안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후속 연구로는 제3의 그래픽 공간을 통해 초현실주의 표현 기법이 완벽히 재현될 수 있는 메타버스(metaverse) 웹상에서 아바타를 사용하여 사회, 경제, 문화 적인 활동을 하는 것처럼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에 대한 연구를 제 안한다. 본 무용작품 Concept이 미술기법을 통해 무용의 발전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안 무, 창작, 그리고 방법론 정립을 원하는 안무가들에게 참고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저자소개

    신숙경은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에서 학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멕시코 세르반티노 페스티벌을 비롯해 쿠바, 그리스에서 열린 문화 교류공연에 참여했다. 2004년에는 ‘평론가가 뽑은 무용가’로 선정됐고, 2020년에는 PAF 춤 연기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한국창작춤 분야에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활동을 이어가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연구 관심사는 현시대의 춤의 사회적 맥락과 예술적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Shin Sook-Kyoung [Shin Sook-Kyeong] received her BA and PhD from Ewha Womans University, Department of Dance. She has participated in cultural exchange performances in Cuba and Greece, and the Cervantino Festival in Mexico. She was selected as a “Critics' Choice Dancer” in 2004 and won the PAF Dance Performance Award in 2020. Currently, she is continuing her creative and experimental activities in the field of Korean creative dance and fostering postgraduate studies. Her research interests focus on the social context and artistic innovation of contemporary dance.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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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nes Varda, “Beau comme...”, 2014, ‘수술대 위에 재봉틀과 우산을 함께 올려놓은 로트레아몽’

    출처: (https://www.fonddutiroir.com/blog/?p=18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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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립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isolation),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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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형의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transformation),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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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성의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synthesis),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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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의 변화의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changes of scale),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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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한 만남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serendipitous encounters),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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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적 형태로서의 이중적 이미지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dual images as visual forms),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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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설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paradox),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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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의 양극성에 관한 움직임 탐구(Exploration of movements in conceptual polarities),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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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의 ‘사이의 격(隔)’ 클로징 장면(Chapter 3 ‘The Force in Between’ closing scene), 성승정, 2020.12.9. 이화여대 무용관 홀Ⅰ, 서울.

    Table

    무용작품 「Concept」 연구설계 (The research procedure for “Concept”)

    안무자의 브레인스토밍 (Choreographer's brainstorming)

    데페이즈망의 8가지 유형 (8 types of Depaysment)

    연습 및 안무과정 (Process of practice and choreography)

    Concept의 작품개요 (Overview of the work Concept)

    무용작품 Concept의 장별 정리 (section by section summary of the dance work Concept)

    1장 ‘기억의 겹’의 핵심 동작 및 무용수 이동 경로 (Chapter 1: Key movements and dancer’s movement path in ‘Layers of Memory’)

    2장 ‘마음의 결’의 핵심 동작 및 무용수의 이동 경로 (Chapter 2 The core movements of ‘Texture of the Heart’ and the dancer’s movement path)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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