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20세기 말을 향해가면서 춤예술은 그 어느 시기 이상으로 다각적인 예술성을 표출하기 시작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인 복잡다양한 면모를 보이는 최근의 춤 예술인 컨 템포러리댄스는 포스트모던댄스를 거쳐 장르간 혼합, 움직임의 변형과 왜곡, 구성의 다양 화 그리고 관객과 공연자의 수평적 관계 형성 등에 영향을 미쳤다(심정민 2020, 163).
이런 컨템포러리댄스는 1980년대부터 서유럽의 현대무용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었으며 타 장르인 발레에도 영향을 미쳤다. 안무가들은 발레의 고전 작품을 자신만의 예술적 방식 으로 해석하여 형식화하고 또 다른 의미들을 생성하면서 고전 작품을 재창조하고 재구성 하는 양상들 보였다.
여기서 재구성과 재창조의 차이를 살펴보면, 재구성은 고전원전의 구조적인 틀이나 내용적인 흐름을 유지하면서 안무, 연출, 전개 등을 무용단(안무가나 연출자 포함)의 자체적인 방식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말한다. 한편, 재창조는 좀 더 전면적으로 새로운 창조적 변화를 이루는 측면이 있다. 예술이란 모방과 창작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마 련이므로 재창조는 예술이 지니는 본래의 특성인데 이러한 재창조는 기존 문화적 요소 들에 다양한 (동시대적 혹은 개별적인)요소를 접목하여 새로운 문화·예술적 요소를 만 들어 내는 것이다(김남용 2009, 2에서 재인용). 구체적으로 무용에서의 재창조는 제목 과 줄거리 등이 같더라도 안무에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나 독특한 구성적 특색을 갖추 고 있다. 따라서 재창조는 재구성에 비해 창작적인 면을 더욱 인정받을 수 있다. 재창 작된 작품은 다른 예술 분야에서 패러디 기법이나 패스티쉬 기법 등을 사용하기도 한 다(박정자 2004, 22). 여기서 패러디의 사전적인 의미는 ‘풍자적인 개작’으로 반대와 모방 또는 적대감과 친밀감이라는 상호모순적인 양면성을 띠고 있다. 많은 패러디는 ‘과거보다는 당대적 관습, 당대의 정치와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원전을 왜곡’하기도 한 다. 패스티쉬는 패러디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데 원전을 모방하고 흉내 낸다는 점은 같으나 모방 대상을 비판하거나 풍자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복제하거나 일부를 선택하여 짜깁기하기도 하며 더 나아가 여러 원전에서 발췌하여 조립하기도 한다. 즉 패러디가 다르게 모방하는 것이라면 패스티쉬는 원전과 유사하게 모방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무용 스타일에 따라 다른 형식과 표현을 갖추고 있기에 그것 자체로서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이룰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47년 동안 「백조의 호수」는 1887년 라이징거(Julius Wenzel Reisinger), 1880년 조셉 한센(Joseph Hansen), 1895년 마리우스 쁘띠빠(Marius Petipa)·레프이바노프 (Lev Ivanov), 1901년 알렉산더 골스키(Alexander Gorski), 1934년 니콜라이 세르게예프 (Nikolay Sergeev), 1951년 조지 발란신(George Balanchine), 1964년 루돌프 누리예프(Rudolf Nureyev), 1987년 마츠 에크(Mats Ek), 1995년 매튜 본(Matthew Bourne), 2016년 마이클 키칸-돌란(Michael Keegan Dolan), 2020년 앙쥴랭 프렐조카쥬(Angelin PreljocaJ) 등에 의해 다양하게 창작 및 각색, 재구성 및 재창조 되어왔다. 일반적으로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의 오래된 전설을 재구성한 4막의 발레로, 표트르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의 동명 음악을 바탕으로 1895년 마리우스 쁘띠빠와 레프 이바노프에 의해 만들어 진 고전발레 레퍼토리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2014년 발표된 알렉산더 에크만(Alexander Eckman)의 「백조의 호수」는 1895년 마리우스 쁘띠빠·레프 이바노프 버전이 아닌 1877년 최초의 「백조의 호수」 라이징거 버전을 다루면서 이 최초의 버전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분석과 해석을 통해 자신의 작품에서 실패한 내용 자체를 흡수하여 자신만의 버전으로 풀어내면 서 해석하고 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또한 고전원전에 비해 어떻게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였으 며 나아가 고전발레에서 컨템포러리발레로의 예술적 스타일의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를 살펴보는 것은 컨템포러리발레의 변화와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에크만의 삶과 예술작업에 대해 살펴보면서 그가 지금까지 작업한 45 개 달하는 작품 리스트를 정리하였으며, 고전원전을 재해석한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의 예술적 특성들을 고찰, 비평적 관점으로 이 작품에 융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예술적 특성을 분석하여 논의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여기서 비평적 관점은 무용평론가이자 비평사학자인 심정민이 『무용비평과 감상』(2020, 119)에서 제시한 ‘안무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데 있어 주요 작품을 부각함으로써 그의 업적, 성취, 영향력을 논평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작품 분석을 통해 안무가의 예술세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 대상 범위에 따른 글쓰기의 5가지 접근형태를 중 하나를 끌어들여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 작품의 예술적 특성을 연구하였다.
에크만의 경우 유럽 전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안무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적으로 그의 「백조의 호수」에 초점을 맞춘 서적 및 논문 자료가 거의 없다는 제한점을 갖는다. 국내 선행연구로는 「알렉산더 에크만의 놀이(Play)에 나타난 랑시에르의 미학적 사유」(2021), 「알렉산더 에크만(Alexander Ekman)의 무용 작품에 나타난 연극적 특성 연구: 작품 플레이(play)를 중심으로」(2021), 「컨템포러리 댄스 속 놀이적 특성 연구」(2023) 이외에 박사논문의 선행연구 자료들은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를 전체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알렉산 더 에크만 백조의 호수의 주요 캐릭터 연구」 혹은 「오브제를 활용한 다원적 메커니즘 표현 요소 및 모형 연구: 알렉산더 에크만 작품 <A Swan Lake>, <Play>, <Midsummer Night's Dream>를 중심으로」(2023)처럼 다른 작품과 함께 일부분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1877년 라인징거의 초연작에 관한 자료 또한 국내외적으로 거의 없는 관계로 논의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연관성을 띠는 디지털 자료나 영상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여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특히 독일 음반사 ARTHAUS MUSIK GMBHDML에서 발매한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 DVD 자료, 그의 홈페이지 www.alexekman.com 를 적극 활용하였으며 인터넷 자료는 유투브(www.youtube.com)나 야후(www.yahoo.com), 구글 (https://www.google.com) 사이트에서 주로 관련 영상이나 리뷰자료 등을 수집하였다.) 현재 에크만의 홈페이지는 접속이 제한되어 이 연구에서 활용된 이전 에크만의 홈페이지에서 리서치된 자료적 가치는 더욱 강조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Ⅱ. 알렉산더 에크만의 삶과 예술작업1)
안무가이자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알렉산더 에크만은 1984년 스웨덴에서 태어나 1994년 부터 2001년까지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 발레 학교(Royal Swedish Ballet School)에서 훈련받았다. 이후 스웨덴 왕립 발레단(Royal Swedish Ballet)에서 전문무용수로 활동을 시작하 였으며 1년 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2(NDT 2)를 거쳐 쿨베르크 발레단(Cullberg Ballet)으로 소속을 옮겼다. 5년간 전문무용수로서의 활동 후 그는 본격적으로 안무가이자 프리랜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하노버 국제 안무대회(International Choreography Competition of Hannover) 에서 「Swingle Sisters」작품으로 비평가들이 선정한 작품상과 2위를 차지했으며 과거 자신 이 소속되어 있었던 NDT 2와 함께 「프로크워크(Flockwork)」(2006), 「카타이(Cacti」 (2010), 「레프트라잇레프트라잇(Left Right Left Right)」(2012), 「메이비투(Maybe Two)」 (2013), 「피트(FIT)」(2018), 「폴리레이션스(Four Relations)」(2020) 그리고 NDT 1과 함께 「데피네틀리투(Definitely Two)」(2013) 작품들을 안무하였으며 그 외에 2006년부터 2022 년까지 다양한 작업들을 <표1>로 정리하였다.
표 1
작품명 | 공연날짜(초연) | 무용단(출연진) | 비고 및 자료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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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WHIM | 2006년 6월 16일, 바르셀로나 | IT – Dansa(바르셀로나 Institut del Teatre 산하 무용단) |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음악사용 - (사회적 거리두기 축제 커뮤니티 사이트) |
2 | ELVIS, POSH AND ME (영화) | 2006년, 네덜란드 | Alexander Ekman 단독 출연 | 무용 영상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3 | 18 EGGS (영상) | 2006년, 바르셀로나 | Alexander Ekman 단독 출연 | 상반신 모노드라마(대사 없음) 영상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4 | FLOCK WORK | 2006년 11월 26일, 네덜란드 Lucent Dans Theatre. |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Nederlands Dance Theater – NDT 2) | 네덜란드 초연 후, 프랑스의 Ballet du Rhin과 스페인의 Compania nacional de dansa가 공연, 안무가로서 Ekman의 첫 번째 대형 작품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5 | EKMANS TAP DANCE (영화) | 2006년 6월, 네덜란드 덴하그 | Alexander Ekman 단독 출연 | 단편 댄스 영화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6 | LAB 15 | 2007년 11월 8일, 룩셈부르크 |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NDT 1) | NDT1 를 위한 안무, 네덜란드 및 룩셈부르크 순회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7 | STATION GRAY – LAEPISODE 17ST STOP | 2008년 2월 22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 아이슬란드 무용단 (Iceland Dance Company) | 2008년 아이슬란드 그리만 어워드 최우수 안무상 후보작품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8 | EPISODE 17 | 2008년 4월 26일, 예테보리 오페라 하우스 ( Gothenburg Opera House) | 안무가 요한 잉거(Johan Inger), 케네스 크반스트롬(Kenneth Kvarnström), Alexander Ekman 출연 | 세 안무가의 Ravels Boléro에 대한 세 가지 해석 중 하나, ‘3xBoléro’로 불림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9 | MISSION EUROHELL | 2008년 5월 14일, 베른 시립 콘서트 극장 (The konzert Theater Bern) | 스위스 베른 발레단 (Tanzcompagnie konzert Theater Bern) | Henrik Vibskov의 의상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10 | AT THE MUSEUM | 2008년 9월 27일, 스톡홀름 현대 박물관 | 스톡홀름 발레학교 재학생 | 공연현장 설치물을 실제 학생들과 함께 작업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11 | 40M UNDER (영화) | 2009년 3월 5일, Dansens hus, 스톡홀름 | 쿨베르크 발레단(the Cullberg Ballet dancers) | Ekman의 첫 장편 댄스영화 프로젝트, 축제 및 스웨덴 국립 TV에서 방송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12 | HÅLLPLATS (영상) | 2009년 11월 6일, 스톡홀름 시립극장(Stadsteatern) | 첫 Mats Ek와 협업, 안무 및 연출을 맡김 | 비디오 프로젝트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13 | FRÖT (영화) | 2009년 | 스웨덴 왕립발레단 솔리스트 출연 | 댄스영화 Sto59 North, 스웨덴(2008)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14 | HUBBUB | 2010년 10월 26일, 뉴욕 조이스 극장 | 시더 레이크 댄스 컴퍼니(the Cedar Lake Dance company) | 콘서트 댄스, 만화 ‘hubbub’의 내용 사용 – (미디어 웹사이트 엔ㆍ제이 닷컴) |
15 | FISH KISS (영상) | 2010년, 뉴욕 | Rubi Pronk, Joeri Dubbe 출연 | Ekman, Rubi Pronk 및 Joeri Dubbe 함께 제작, 무용영상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16 | WEDNESDAY CHILL (영상) | 2010년, 스톡홀름 | Shumpei Nemoto, Ekman 출연 | Shumpei Nemoto 안무편집에 Ekman이 참여, 무용영상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17 | CACTI | 2010년 2월 25일, Den Haag, Lucent Dans 극장 |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NDT 2) | 2013년 시드니 무용단, 드레스덴 발레단, 도르트문트 시민 극장, 보스턴 발레단 등 다양한 무용단들이 공연 - (세계 최고의 공연 스트리밍 홈페이지 비디오탄츠) |
18 | LA LA LAND | 2010년 5월 8일, 스웨덴 예테보리 오페라 하우스, (The Gothenburg Opera house) | 예테보리 발레단 (Gothenburg Opera Dance Company) | 실제 뇌졸중을 환자인 질 볼트 테일러(Jill Bolte Taylor)연구자의 강의에서 영감 안무 - (세계 최고의 공연 스트리밍 홈페이지 비디오탄츠) |
19 | EKMANS TRIPTYCH | 2010년 10월 20일, Dansens Hus, 스톡홀름 | 쿨베르크 발레단 | Ekman의 첫 번째 풀 이브닝 작품 - (쿨베르크 발레단 및 에크만 유투브) |
20 | EPISODE 31 | 2011년 12월 14일, Peter Jay Sharp 극장, 뉴욕 | 뉴욕시 줄리어드 학교 음악원 졸업반 | 2012년 ‘Edinburgh Festival’ 순회, 2013년 8월 시카고 조프리 발레단(Joffrey Ballet)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21 | TUPLET | 2012년 5월 22일, Joyce Theatre, New York | 시더 레이크 컨템포러리 발레단(Cedar Lake Contemporary Ballet) | 18분. 신체를 타악기로 사용, 전자음악 - (국립무용단 웨일즈 홈페이지) |
22 | RESIN | 2012년 8월 29일, Oslo Opera House |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The Norwegian National Ballet) | 노르웨이 전역 순회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23 | ARIKA(영상) | 2012년, New York City | 댄서 야마다 아리카(Arika Yamada) | 무용 영상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24 | LEFT RIGHT LEFT RIGHT | 2012년 2월 23일, Lucent Danstheater, Den Haag | 네덜란드 댄스 씨어터 (NDT 2) | Pathé Live Cinema를 통해 유럽전역 400개 영화관 방영 및 유럽과 아시아를 순회공연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25 | TYLL | 2012년 4월 27일, 스톡홀름, 로열 오페라 하우스 | 스웨덴 왕립 발레단 (The Royal Swedish Ballet) | 포인트 슈즈 활용, 클래식 발레 어휘를 사용한 Ekman의 첫 번째 작품 - (모스크바 국립 스타니슬랍스키와 네미로비치-단첸코 음악 극장 홈페이지) |
26 | RONDO | 2012년 12월 21일, 몬테카를로 그리말디 포럼 (Monte Carlo, Grimaldi Forum) | Les ballets de Monte Carlo (몬테카를로 발레단) | 리듬에 중점을 둔 Ekman의 안무 - (몬테카를로 발레단 홈페이지) |
27 | SIMKIN AND THE CITY(영상) | 2012년, New York City | T.M. Rives. Dancer Daniil Simkin. | Ekman의 감독 및 촬영, 단편 영화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28 | HOTEL DANCE (영상) | 2013년 | Alexander Ekman 단독 출연 | OTHER PIECES BY ALEXANDER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29 | MAYBE TWO | 2013년 4월 4일, Lucent Dans 극장, Den Haag | NDT 2 | Script: 셰익스피어, 우디 앨런, 알렉산더 에크만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30 | DEFINITELY TWO (영상) | 2013년 | NDT 1 | MAYBE TWO의 속편 - (알렉산더 에크만 유투브) |
31 | CONTRADICTIO N OF SILENCE (영상) | 2014년, 스웨덴- 스톡홀름 Spring Studios | 스웨덴 왕립 발레단 (The Royal Swedish Ballet) | Ekman이 바닥재 회사 Bolon를 위한 Ekman감독 단편영화, 바닥재를 의상 제작, 세트 디자인, 음식 등의 도구로 활용, 3일 만에 만든 프로젝트 - (전세계 예술 및 창의 프로젝트 온라인 정보 사이트) |
32 | A SWAN LAKE | 2014년, 4월 20일,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The Norwegian National Opera & Ballet) | Ekman의 첫 장편 내러티브 발레, 디자이너 Henrik Vibskov와 작곡가 Mikael Karlsson의 음악, 실제 호수처럼 무대장치 실현, 발레단 작품을 영화로 처음 제작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33 | FOUNTAIN GROUP | 2014년 | 매년 출연진 바뀜, Ekman 위주의 출연 | 매년 여름, 스톡홀름의 여러 분수에서 열리는 팝업 설치물 속에 공연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34 | NUDE, In the NUDE (영상) | 2014년, 독일 뮌헨 게르트너플라츠 주립극장 (Staatstheater am Gärtnerplatz) | 게르트너플라츠 주립극장 발레단 | 각 안무가마다 일주일 안에 작품을 완성하는 특별한 프로젝트 - (게르트너 플라츠 주립극장 홈페이지) |
35 | MIDSOMMARNA TTSDRÖM (영상) | 2015년 4월 17일, 스톡홀름 오페라 | 스웨덴 왕립발레단 | 스웨덴의 한여름 이브 축제에서 영감 받아 제작, 세익스피어 희곡해석 - (야후 및 구글 검색엔진) |
36 | COW | 2016년 3월 12일, 드레스덴의 특별 젬퍼오퍼 | 드레스덴 젬버오퍼 발레단 (Dresden Semperoper Ballett) | 12개 연속장면의 특징, 인간과 소의 행동을 연관, 사회인식에 도전 - (춤을 보다 댄스 뉴스 웹사이트) |
37 | PLAY | 2017년 12월 9일, 팔레 가르니에 (Palais Garnier) | 파리오페라 발레단 (Paris Opera Ballet) |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댄스 음악극, Ekman 각본 및 감독 - (펜과 함깨 춤 댄스 뉴스 웹사이트) |
38 | FIT | 2018년 11월 25일, 주이더 스트랜드 극장 라하예 (Zuiderstrandtheater, La Haye) | NDT 2 | Ekman 자신의 과거에, ‘중요한 순간’ 만을 위해 만든 퍼즐 같은 ‘쇼(show)’ - (펜과 함깨 춤 댄스 뉴스 웹사이트) |
39 | ESCAPIST | 2019년 4월 5일, 스톡홀름 왕립오페라 하우스 | 스웨덴 왕립 발레단 | 꿈의 세계로 ‘탈출’, 스웨덴왕립발레단과 3번째 작품 - (춤을 보다 댄스 뉴스 웹사이트) |
40 | LIB | 2019년 12월 8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 극장 (Staatsoper Unter den Linden) | 슈타츠발레단 베를린 (Staatsballet Berlin) | “LIB”은 해방의 줄임말, 긴 헤어의 털 의상과 샤론 에얄(Sharon Eyal)과 Ekman의 안무협업 특징 - (베를린을 기록하고 홍보하는 웹사이트) |
41 | FOUR RELATION (스트리밍 영상) | 2020년 11월 6~8일, 네덜란드 단스 극장 (디지털 라이브 방송) | NDT 2 | 2013년 “May be Two” 작품을 재작업(remake), 코로나 팬데믹으로 출연진 8명으로만 구성하여 카메라로 밀착 촬영 - (네델란드 댄스 시어터 홈페이지) |
42 | LOUIS VUITTON 200 (비디오 아트, 쇼 케이스) | 2021년 (louis200.com 창작 영상물) | Arnaud Boursain, Grace Lyell (남, 녀 2인) | 루이비통 창립탄생 200주년 기념프로젝트에서 창작선지자 200명 중 Ekman이 1인으로 선정 - (알렉산더 에크만 홈페이지) |
43 | SHIFT | 2021년 6월 | 스웨덴 왕립 발레단 | 코로나 시기 적응을 위한 매일 바뀌는 작품을 개발, 관람자가 작품의 시작과 끝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 - (세계 최고의 공연 스트리밍 홈페이지 비디오탄츠) |
44 | FRAILTY OF MAN | 2022년 2월 19일, 스톡홀름 아티펠라그 미술관(Artipelag art gallery) | 5명의 배우와 무용수로 구성 (Sofie Lybäck 외) | 홀로코스트의 잔학행위를 무력함을 시각적 설치작품 표현 - (아티펠라그 미술관 홈페이지) |
45 | 45 HAMMER | 2022년 10월 29일, 스웨덴 예테보리 오페라 하우스, (The Gothenburg Opera house) | 예테보리 오페라 무용단(Göteborgs Operans Danskompani) | 현시대의 집단성을 외로운 거품으로 비유, 해결책을 히피시대 이타적 삶으로 제시 - (에티보리 오페라단 홈페이지) |
이 작품 중 「카타이」는 2010년 네덜란드 백조(VSDC Zwaan) 어워드와 2012년 런던 크리틱스 서클(The Critics Circle) 어워드에서 무용부분 최고의 신작(Best New Dance Production), 영국 국립댄스 어워드, 올리비에(Olivier) 어워드, 오스트레일리아 헬프맨 (Helpmann) 어워드 후보에 지명되었다.
2014년에는 노르웨이 국립 발레단(The Norwegian National Ballet)과 오페라 오케스트 라(The Norwegian National Opera Orchestra)와 함께 5,000리터 물로 무대를 실제 호수 처럼 연출하는 「백조의 호수」를 슬로 오페라 하우스(Oslo Opera House)에서 선보였다.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2016년에 같은 무대에 다시 초정되어 재공연 되었다. 2015년에는 스웨덴 왕립 발레단과 「한 여름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를 선보이며 같은 해 9월 스웨덴 미디어 어워드에서 ‘Inventor and renewer’를 수 상하였으며 2016년에는 독일 연극 어워드에서 셈퍼로퍼르 발레단(Semperoper Ballet)과 함께한 「카우(Cow)」작품으로 데르 파우스트(Der Faust) 상을 수상하였다. 2017년에는 파 리 오페라 발레단과 작업한 「플레이(Play)」를 통해 지속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에크만은 공연무대라는 공간에 자신의 작업을 제한하지 않고 다방면의 예술작업들을 선 보이고 있다. 2009년에는 쿨베르크 발레단과 제작한 「포티케터스언더(40Meters Under)」 2009 댄스필름이 스웨덴 티비에서 방영되었으며 스톡홀름 현대미술관에서도 설치 작업들 을 선보였다. 또한 마츠 에크의 연극 「할프라츠(Håll Plats)」의 비디오 프로젝트에서 협력 하였으며 2011년에는 뉴욕 줄리어드 대학에서 재직하였으며 2012년에는 뉴욕에서 매년 개최되는 아프리카의 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후원하기 위한 기금마련을 위한 블랙볼 행사를 위해 팝가수 아리시아 키스(Alicia Keys)와 그의 작품 「투블렛(Tuplet)」을 협업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까지 총 45개의 무용단체와 작업해왔으며 2024년 미국 조프리 발레단에서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일 예정이다.
1. 알렉산더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
이 연구에서는 2014년 4월 26일 노르웨이의 오슬로 극장에서 초연한 알렉산더 에크만 의 「백조의 호수」는 그의 첫 번째 장편 네러티브 발레로 노르웨이 국립 발레단과 함께 노 르웨이 국립발레 학교 어린이들 그리고 국립오페라, 성악가와 연기자가 함께 5월 24일까 지 약 한 달간 공연 실황을 담은 DVD 영상을 통해 분석 하였다.
총 3막으로 안무된 이 작품의 1막은 1877년의 설정으로 사람들(The People), 이야기 (The Story), 조류학자들(The Ornithologist), 백조들(The Swans) 섹션으로 구성된다. 무대 에 오른 모든 출연진이 “옛날 옛적에(Once upon a time)”이라고 외치며 21개의 문이 있는 세트에 누군가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돌아다니는 신사부터, 할머니,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 노래를 부르는 숙녀, 총을 든 사람, 책을 읽는 학생들, 치어리더 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문을 들어가고 나가고를 반복한다. 이내 총을 든 사람이 하늘을 향 해 발포하고 백조가 바닥으로 떨어진 후 본격적으로 움직임이 시작된다. 어느새 장면이 전환되어 두 명의 남자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백조의 호수」 탄생의 비하인드 스토리 를 묘사하며 기존 백조의 호수를 장면들을 그만의 방법으로 패러디 한다.
2막은 137년 이후, 즉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가 초연한 2014년의 설정으로 플로킹 (Flocking), 2인무(Duet), 해변파티1(Beach Party Pt 1), 해변파티2(Beach Party Pt 2), 피날 레(Finale)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5,000리터의 실제 물이 무대에 채워져 마치 호수를 연상 케 한다. 내레이션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군무로 시작되는 2막에서는 백조와 흑조의 듀엣 으로 이뤄지는 대립을 포함하여 다양한 군무 속에 소프라노 성악가와 악기 연주자들이 함 께 등장한다. 때로는 천장에서 대량의 고무로 된 오리장난감이 떨어지거나 백조 보트를 타고 무대를 횡단한다. 또 헤어 드라이기에 감전 사고가 발생하는 장면들이 연출된다.
3막은 427년 이후로 설정하여 로봇이 된 무용수가 백조의 날개를 달고 등장하여 무대를 천천히 걸어서 퇴장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에크만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1877년의 볼쇼이극장에서의 「백조의 호수」가 공연되었지 만 대실패였고 이후 마리우스 쁘띠파와 레프 이바노프에 의해 발표되고 나서야 비로소 관 심 받는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이 이 작업을 시작하는 동기라고 하였 다. 즉 역사 속에 대실패로 묻혔던 첫 번째 백조의 호수를 자신만의 자유롭고 시적인 표현 으로 재창조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2014년에 초연된 이 작품은 작곡가 미카엘 카르쏜 (Mikael Karlsson), 의상 디자이너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 조명 디자이너 톰 비 써르(Tom Visser)가 함께 협업하였으며 노르웨이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와 펄 크리스티 안 스칼스테드(Per Kristian Skalstad)가 지휘를 맡았다.
Ⅲ. 비평적 관점에서 접근한 알렉산더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의 예술적 특성
1. 작품의 플롯과 움직임 구성
1877년 오데트 역의 발레리나 위한 자선공연이었다고 전해지는 「백조의 호수」는 오데 트, 오딜, 지그프리드 왕자 등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지며 3월 4일 초연하였다. 당시 음악에 관해서는 호의적인 반응이 있었으나 발레에 대해서는 혹평이 주를 이뤘는데 제작의 열악 함, 탁월한 출연진 부족, 안무적 상상력 결여 등이 언급되었다.(Wikipedia, s.v. “Origins of the Ballet”). 알렉산더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는 이런 라이징거 버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1막은 1877년으로 ‘스완 시티’라는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움직이는 가 운데, 한 남자가 총으로 백조(인형 오브제)를 쏘아 떨어뜨린다. 이윽고 거센 바람과 함께 일상이 한순간에 흐트러지고 암전된다. 다시 밝아진 무대에는 창작자와 제작자의 동상이 몽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전자는 창의성과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 구상을 읊는 한편 후자는 대중성과 상업성 여부를 강력하게 따져본다. 결국 힘을 모아 백조를 소재로 한 뮤지컬을 완성한다.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맞춰 무용수들이 1877년 고전원전의 일부를 재현하면서 마무리된다.
2막은 137년 후로서 2014년 에크만에 의한 새로운 「백조의 호수」를 암시한다. 물로 흥 건한 무대에서 무용수들은 내달리고 미끄러지면서 여러 움직임을 펼치는데 여기에는 백조 의 행태를 직간접적으로 연상시키는 움직임도 포함되어 있다. 흑과 백으로 특징화된 두 발레리나의 대립이 극명하게 제시되기도 한다. 그들이 일시에 쓰러지면서 암전된다. 이후, 해변에서 사람들이 흥겨운 놀이를 펼치지만, 또 다시 오페라를 부르는 한 여성이 드라이기 를 물에 빠뜨리면서 한순간에 모두 감전되어 쓰러진다. 다시 환해지면서 파티장처럼 흥겨 운 춤이 펼쳐진다. 내내 무대에는 물이 흥건하다. 다시 물에 드러누운 후 다시 일어나서 2막 첫 장면으로 회귀하면서 마무리된다.
3막은 427년 후로 안내되는데, 1877년을 기준으로 하면 2304년이며 2014년을 기준으 로 하면 2441년이다. 1877년 공연을 실제로 본 관객, 2014년 공연을 실제로 본 관객, 그리 고 427년 후 공연을 실제로 본 관객은 겹칠 수 없을 정도로 각각 많은 시간이 흐른 상황의 공연임을 드러낸다. 이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예술적 스타일에 있어서도 가시적인 차이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음을 제시한다. 실제로 백조의 날개를 쓴 검정 로봇이 등장하여 기계적 인 행태를 벌인다. 다만, 1막 37분, 2막 53분에 비해 3막은 1분 정도로 상당히 짧은 일종의 에필로그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그의 「백조의 호수」는 하나의 극으로 전개되면서 다양한 요소의 총 집합체라고 도 볼 수 있는데 “나의 작업은 엔터테인먼트이다. 나는 우리의 삶에서 사람들이 하는 행동 들을 나만의 방법으로 해석한다. 그것이 단순히 움직임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상황 에 대한 것을 잘 만들어 내는 것 같다”(Michell Potter 2022)라고 한 것처럼 그의 「백조의 호수」는 전반적으로 안무 자체에 집중된 작품이라기보다는 작품 주제의 전개에 따라 연출 적 요소가 큰 중심으로 구조화되고 그 안 상황에 필요한 움직임이 구체화 된 것에 포커스 를 둔다. 따라서 굉장히 일상적이거나, 발레의 테크닉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거나, 백조를 컨텐포러리댄스로 해석하여 형상화시키거나, 파티의 흥을 표현하기 위한 박수와 탭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움직임들을 ‘상황’에 따라서 통합하고 해체시키면서 하나의 완성된 극으 로 만들어 낸다.
이처럼,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고전 레퍼토리인 1895년 작 이 아닌 최초의 1877년 작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면에서 탄탄한 리서치를 확 인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라이징거 버전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그 작품과 제작 배경으로부터 받은 창작적 영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고전발레 양식에 서 완전하게 탈피하여 동시대적인 창작 경향인 컨템포러리발레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대표성을 띤 재창조 사례로 손꼽힐 만하며 이는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응답받았다.
표 2
1막 (1887년 설정) | 2막 (137년 후 2014년 설정) | 3막 (427년 이후) |
---|---|---|
- 사람들(The People) | - 플로킹(Flocking) | 427년 이후 |
- 이야기(The Story) | - 2인무(Duet) | |
- 조류학자(The Ornithologist) | - 해변파티1(Beach Party Pt 1) | |
- 백조들(The Swans) | - 해변파티2(Beach Party Pt 2) | |
- 피날레(Finale) |
2. 음악 원전의 재편집
알렉산더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에서는 클래식의 대표곡이기도 한 차이코프스키의 원 곡과 현대적 감성의 음악이 공존한다. 1막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원곡을 장면 의 상황에 따라서 분리하는 해체의 형식으로 사용하는 반면 2막에서는 원곡의 뉘앙스조차 전혀 존재하지 않으면서 미카엘만의 강렬하면서도 리드믹컬한 퍼커션과 현대적인 기계적 사운드가 메인이 되어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물의 소리와 함께 또 다른 차원의 음악적 효과를 생성시킨다.
1막에서는 전체적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원곡을 해체하며 장면에 맞게 사 용하면서 편곡이나 작곡을 부분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연극적 대사, 소프라노의 음성들, 내레이션, 함성이나 웃음소리 등의 보이스 사용뿐만 아니라 세트인 문을 여닫으면서 생성 되는 소리와 총소리, 시계 소리 등의 효과음을 음악구성요소의 일부분으로 녹여낸다.
2막에서는 새롭게 작곡된 음악에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물소리가 또 다른 음악 적 효과로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큰 특징이다. 무용수들이 물을 몸 안쪽으로 쓸거나 밖으 로 밀어내거나 몸을 물속에 슬라이딩하거나 옷을 물에 내리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물 의 소리는 미케일이 작곡한 현대적인 사운드와 하모니를 이루며 매력적인 포인트를 만들 어 준다. 그 이외에도 내레이션이나 소프라노가 부르는 노래들, 짧은 단어 등을 외치는 보 이스 사용, 트럼펫이나 바이올린을 통한 라이브 솔로 연주, 탭댄스나 박수 등의 몸짓 소리 를 물과 함께 생성시키는 음악적 레이어를 다각도로 확장시키며 에크만의 연출력에 시너 지를 더한다.
표 3
1막 | 2막 | ||||||
---|---|---|---|---|---|---|---|
섹션별 타이틀 | 분수 | 음악구성요소 | 섹션별 타이틀 | 분수 | 음악구성요소 | ||
서곡(Overture) | 3:29 |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원곡 해체 및 편곡 | 호수로 (Enter The Lake) | 4:28 | 미카엘의 작곡 및 물의 효과 | 나래이션 | |
사람들 (The People) | 10:06 | 보이스, 소프라노, 효과음(문,총) | 플로킹(Flocking) | 9:55 | 퍼커션 | ||
이야기 (The Story) | 3:42 | 연극적대사, 보이스, 나래이션, 소프라노, 효과음(시계) | 2인무(Duet) | 8:35 | 피아노, 효과음 (뺨 내리치는 소리) | ||
조류학자(The Ornithologist) | 6:23 | 연극적대사 | 해변파티1(Beach Party Pt 1) | 5:27 | 트럼펫, 바이올린 솔로연주 보이스, 나래이션, | ||
백조(Swan) | 4:14 | 나래이션 | 해변파티2(Beach Party Pt 2) | 6:14 | |||
Final | 10:18 |
3. 연극적 특성의 융합
알렉산더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는 다양한 예술분야 및 장르들과 융복합된 예술적 특 질이 강한 작품으로 발레는 물론, 현대무용, 탭댄스, 놀이, 연극, 뮤지컬, 오페라, 패션 등 타 장르들과 혼합된 가운데 ‘연극적 요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컨템포러리댄스의 융복합 성향의 한 사례로서 연극적 요소의 수용은 적지 않다. 다만 흡착력 높은 활용을 통해 자신의 창작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는 당 사자의 탐구적 노력에 달려있다.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의 경우 연극성을 가미하는 정도 가 아닌 전면에 과감히 드러내면서 기존의 무용작품들과는 달리 무용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앵글을 제시한다. 즉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는 순수하게 움직임 예술에만 매달리 지 않고, 고전원전 자체를 해체하고 탈피한다. 그러나 에크만은 ‘컨템포러리’라는 범주 안 에 연극적 특성을 과감하게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타 장르들과의 친밀한 융복합을 이루며, 무용작품으로써 허용될 수 있는 ‘최대치의 춤 움직임의 중심’을 잃지 않는다. 즉 타 장르에 압도되어 주체성을 잃은 경우는 아니다. 이러한 에크만의 작품이 컨템포러리발레 작품으 로 주목 받을 수 있는 점은 어쩌면 고전원전이라는 바탕이 그 배경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에크만 고유의 기발하고도 과감한 해체적 시도와 실현은 훌륭한 혈통을 가진 고전원전이 라는 조상이 있어,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라는 동시대적인 발레 작품이 그 결과물로써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연극은 관객과의 소통을 ‘말’이라는 언어를 중심으로, 캐릭터들의 감정과 스토리를 전개하 고 표현한다. 또한 무대배경 및 세트(설치), 소품 등의 요소들이 각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스토리텔링해주기 위해서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크만은 이러한 연극적 특성을 「백조의 호수」에 과감히 도입하여 융복합적 특질을 드러냈다. 출연진에 있어서도 전문 무용수들만이 아닌 연극배우, 오페라 가수, 연주자, 어린이 등 다양한 예술직업군들이 출연한다. 전문적인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제외하고, 모든 출연진들은 각자가 맡은 ‘대사와 연기’라는 방법을 통해서 연극적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에크만의 연극적 특성의 강렬함이 제시되는 첫 번째 장면은, 첫 무대현장의 막이 오른 후 마치 모든 출연자들이 옛날 옛적의 사람들을 대변이라도 하듯 무표정하게 서있는 인형들처럼 한꺼번에 “옛날 옛적에”을 외치는 장면이다. 무용에서 음악도 아닌, 실제 무용수들의 ‘육성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강력한 신호탄은 에크만의 「백조 의 호수」에 연극적 특성이 거리낌 없이 사용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막은, 1877년에 우리에게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가장 시초의 「백조의 호수」가 흥행에 실패했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인해 에크만의 방식이자 상상력으로 표현된다. 어떻게 백조의 호수가 탄생되었을까 하는 에크만의 궁금증이, 옛날 옛적의 「백조의 호수」에 대한 이야기 방식으로 그 배경을 대사와 연기 등 연극적인 요소로 묘사를 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에크만은 역사적 고전발레작품의 예술적 춤 움직임만을 재구성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즉 에크만이 상상하는 ‘1877년 당시 백조의 호수’가 탄생된 시대적 배경 과 상황, 또 이를 둘러싼 각양각색 캐릭터의 인물들로 설정된 출연자들이 그 시대상황을 연극적으로 움직임에 곁들여서 표현하고 있다. 그 예로 ‘백조의 도시’라는 간판아래, 같은 마을 주택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처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언어와 대사, 노래, 고함 또한 수없이 등·퇴장을 하면서 문을 여닫는 소리, 서로 대화’하는 등 코믹하게 상황을 묘사 한다(Nikola Gocic 2016). 또 갑작스런 강풍이 불어 모든 출연자들이 휩쓸려 가는 장면 전환의 때는, 전문적 발레움직임보다는 바람에 쓸려나가는 ‘마임’에 가깝다. 이후 극작가와 제작자가 「백조의 호수」의 작품을 창작하는 예술작업의 과정을 서로간의 침 튀기는 ‘대사 와 대화’를 통해 표현했다.
1막의 가장 큰 극적 전환점은 총을 하늘에 쏘아 백조 인형이 떨어진 것과 백조의 호수 책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연극적 장면이다. 또 연극인이 큰 소리로 이 책을 무대에서 ‘낭독’ 하는 것을 통해 내용전개를 관객과 소통한다는 점은 연극적 특성이 강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상황을 설명하는 연극적 방식으로, 1877년의 「백조의 호수」의 발레작품이 완성됐 음을 암시하는 장면적 순간의 중요성을 에크만은, 차이코프스키 곡에 맞춰 ‘고전원전인 백 조의 호수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발레동작을 마치 노래의 반복되는 후렴구처럼 강조 해 다함께 춤을 추는 장면으로 연출한다. 이는 타 장르와의 과감한 융복합을 추구하면서도 춤적 본질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1막의 마무리는 막의 시작과 똑같은 방법으로, 감사합니다(thank you)를 고함치는 모든 출연자들이 다 함께 문을 “쾅” 닫으면 완전히 끝이 난다. 이처럼 1막은 거의 대부분 연극적인 요소가 전면에 강력히 나타난다.
2막은 1막에서 「백조의 호수」가 처음 탄생된 것을 무대에 에크만의 상상력으로 올렸듯, 그 후 137년 후 알렉산더 에크만 식의 새로운 버전인 2014년의 「백조의 호수」로 분류될 수 있도록 그 특징을 드러낸다. 에크만 이전에 시도되었던 었던 「백조의 호수」의 재창조 작품들과는 차별되는 에크만 식의 본격적인 춤의 장으로 2막을 전체 작품의 중심이 되도 록 연출했다. 이에 연극적 특성에 있어서도 1막과 다른 측면으로 연출된다. 먼저 2막은 주류는 고전원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2014년 에크만에 의해 새롭게 정의된 백조들이 마치 우주복 혹은 전투복 비슷한 의상을 입고, 5,000리터로 채워진 물위에서 활주로를 달리는 비행(飛行)자들처럼 때지어 다니며 군무를 이루는 장면이다.
2막의 가장 큰 연극적 특성은 백조들의 군무가 절정을 이룰 때 ‘백조(오데트)와 흑조(오 딜)’의 대립 장면을 또 고전원전과 달리, 마치 드라마 속 ‘질투어린 두 여자 간의 싸움’같은 극적상황으로 연출했다는 점이다. 드라마 연기자들처럼 흑조가 백조의 따귀를 때리면, 역 으로 백조가 선하게 흑조의 볼을 쓰다듬는 식의 직관적인 연극적 싸움으로 상황을 이내 반복한다. 이후 백조의 몸짓으로 이 두 여자가 대립하는 춤이 이어지고, 전체 군무진이 백 조의 날개짓으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이 움직이듯 자극적이고 시각적인 움직임의 향연을 이루어 낸다. 곧이어 물에 빠진 듯 바닥에 대(大)자로 누워있는 모든 출연자들 중앙에 선 남자 무용수의 “하!”라는 짤막한 소리가 나오면, 본격적인 춤 장이 걷어지듯이 고함을 친 한명만을 제외하고 모두 다 퇴장한다. 이와 같이 무대전환의 타이밍에 있어서 에크만은 ‘언어적 청각’을 이용한 연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이후 2막 후반부는 1막과는 조금 다른 연극적 놀이의 장이 펼쳐지는데, 마치 ‘해변 파티 나 놀이공원’이 연상되는 다양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갑작스러운 색소폰과 바이올린 연주 자의 등자 럭비선수 옷을 갈아입은 무용수가 천장에서 떨어지는 오리인형을 피하는 장면, 오색 물놀이 공을 들고 무용수들이 무대에 등장하여 색소폰 음악에 맞춰 다양한 춤과 놀이 를 한다.
이외에도 물로 가능한 모든 놀이들과 무대에서 머리를 감는 장면, 음악에 맞춰 탭댄스 (작품의 내용이나 주제를 표현하는 움직임이 아닌)를 추는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 한 물놀이의 상황이 전개된다. 이 같은 지점에서 주목할 부분은, 에크만은 대부분 ‘상황 및 장면 전환의 지점’에 무용수들의 ‘육성이 담긴 대사나 발성, 혹은 출연한 누구든 언어라 는 소리’를 통해서 장면이 전환되도록 하는 연극적 특징을 강력히 발현시킨다는 점이다. 한편 오페라 가수가 젖은 머리를 헤어드라이기로 말리다가 실수로 물에 빠뜨려 출연자전 원이 감전되면서 암전되는 극적전환도 가히 연극적이다. 이러한 전환 시점의 때, 무대의 암흑 속을 전원무용수들이 촛불을 들고 등장하며, 어둠 속에서 이뤄질 수 있는 혹은 예상 되는 상황을 연극하는 장면들 또한 그러하다. 예로 오페라 가수는 암흑의 무대 속에 촛불 을 든 채로 “헬로우(hello)”와 함께 어두운 무대를 응시하는 관객의 시선을 깨운다. 이내 촛불을 들고 있는 모든 무용수들의 환호성과 함께 각양각색의 파티장이 연상되는 연기들 을 한다. 계속되는 오페라 가수와 연주자들의 지속적인 연주와 노래, 1,000마리의 오리 인 형을 무대 위의 무용수들이 직접 치우는 행위 등 여전히 연극적 상황으로 진행된다.
2막의 마지막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천장에서 가랑비 같은 물이 떨어지다 빗방울이 강해지면 그 비를 맞으면서 제2의 백조들이 군집하여 춤을 추다가 전원 모두가 결국엔 지쳐 쓰러지듯 바닥에 드러눕는다. 이때 장면은 비디오영상을 거꾸로 돌리는 듯, 2막의 시작에 서있던 백조들과 대비시켜서 천천히 모두 일어나는 슬로우 모션으로 2막을 마무리한다. 작품의 중심점인 2막을 역시나 에크만은 ‘춤의 씬(scene)’으로 무용전문가답게 끝을 맺었다.
3막은 1877년의 후인지 2014년의 후인지 모를 427년 후에 나타나는 「백조의 호수」를 에크만의 해석으로 그려냈다. 커다란 백조인형을 등에 업은 로봇이 왼쪽무대에서 오른쪽 무대로 걸어가며 몇몇의 동작을 해가며, 미래적인 백조의 호수는 어떻게 그려질지에 대한 열린 결말과 함께 의문을 던져내는 여지를 두고 전체 작품을 완전히 마무리 한다.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에서 연극적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 순수무용의 움직임만으로 장면 전환을 시키는 무용작품의 추상적일 수 있는 의미전달에 따른 어려움을 연극적으로 풀어냈다. 즉 인간의 ‘육성에 의한 언어라는 목소리 효과와 대 사’를 통해서, 극적 타이밍과 무대변화 및 연출을 연극적 요소로 활용하여 표현했다. 때문 에 무대 속에 뱉어지는 직ㆍ간접적인 모든 언어들은 음악과 달리, 관객들과 또 다른 청각 적 소통의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두 번째, 작품의 내용전달에 있어서 전문적인 발레테크닉 과 순수무용의 움직임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일상적인 상황을 무대 위에 끌어올려 극적으 로 재현하는’ 안무를 통해 장면연출을 한다. 이에 더해 일상에서 사용되는 소품과 오브제 를 춤 움직임에 첨가하고 응용하여 극적 상황으로 연출했다.
4. 미장센의 극대화
알렉산더 에크만은 「백조의 호수」에서도 ‘빠른 진행과 타이밍, 재치와 유머를 여지없이 발휘하는 장면 전환’을 통해서 작품을 전개한다. 에크만의 장면 전환은 위에서 알아본, 타 장르와의 융복합의 측면에서도 나타났다. 그런 한편 무대연출의 ‘시각적 미장센’을 통해서 도 지루할 틈 없는 변화의 다양성과 새로움을 전개시키는 연출력을 보인다. 고전원전을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자극과 파격적인 무대연출을 통해서 작품을 증명해낸다. 주 연구 자 료로 활용된 그의 홈페이지와 DVD에서도 에크만은 안무가(Choreographer)이자 무대디자 이너(Set Designer)로써 대다수의 작품 프로필에 자신의 이름을 기재하는 이력을 통해서도 이는 짐작되는 부분이다. 이처럼 작품 연출에 있어 에크만의 시각적 미장센의 힘은 그를 대변하는 작품들에서 강력한 요소로 작용됨을 알 수 있다.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에서 나타난 무대 연출적 미장센들이 무대 위에서 배열 될대 다 양하게 시각적인 장치들로 전시된다. 그러나 본고에서는 방대한 미장센 요소 중 가장 특징 적으로 드러난 ‘무대 설치물과 오브제’ 두 가지에 집중하여 다루고자 한다.
첫째, 에크만은 무대 환경의 배경이자 밑그림인 ‘설치물(세트)’을 ‘과감하고 거대한 크기 와 구조로 변형하여’ 무대 전면에 드러낸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무대구조를 해체하고 파 괴’하여, 일반적인 고전원전들의 무대 설치물의 개념인 무용수의 배경, 보조적 수단의 것을 작품표현의 주(主)무기로 사용한다. 즉 기존 무대 환경자체를 전복시키는 에크만 식 무대 미장센의 특징이란, 자신의 작품에 극대화된 미장센의 시각화를 통해서 작품의 재미와 놀 라움을 선사하는 점이다. 둘째, 에크만의 ‘오브제’는 작품주제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통 일성을 갖춘 예술표현 방식의 도구이거나 혹은 다각적 의미를 내포한 상징적 집약체로 사 용되는 예술품이 아니다. 각 장면마다 이뤄지는 ‘공간설정 및 상황’에 직접적인 혹은 자극 적인 다양한 물체로써, 각각의 오브제가 ‘각 캐릭터의 표현적 목표치와 장면 전환의 타이 밍을 제시하는 구획의 기준’이 되어주는 오브제로써 그 활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이와 같은 두 가지 미장센의 특징들은 아래와 같다.
1막의 무대설치는 <도판 2>와 같이 전통적인 무대를 분할하여 중심자체를 이동시킨다. 무대를 수평적 이중으로 가르는 21개의 문이 나열된 거대한 설치 건물을 보면 알 수 있다. 즉 중앙 집중적 무대의 공간적 시선을 ‘위/아래(상/하)로 구분하고 분할’하여 전통적인 무 대의 수직적 시선을 이등분했다. 이는 무대의 중심과 그 변두리의 경계에 있는 ‘무게 중심 을 공평하게 나눠서, 관람자의 시선에 기준을 변형하고 해체하는’ 시각을 제시한다. 또한 설치물의 21개의 문을 활용하여, 무대 위에서 수시로 들락거리는 무용수들의 ‘등ㆍ퇴장이 직접적으로 무대화’되고, 수평적 시선의 방향성이 더해져서 시각적 다양성을 창조해낸다.
1막의 오브제에 나타나는 특징은, 1877년의 백조의 호수가 창조된 배경을 자세히 설명 하듯 ‘병렬적으로 나열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무대 천장에 달린 ‘백조도시(Swan City)’라 는 문구의 팻말 오브제부터, 위에 언급된 21개문의 건물은 그야 말로 직접적인 도시자체를 설명한다. 이 문들을 들락거리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각기 ‘베개, 가방, 책, 총, 유모차, 우 산, 백조 그림, 총에 맞아 천장에서 떨어지는 백조 인형, 소파 등등 많은 종류의 오브제들’ 을 사용한다. 아마도 1877년에 사용됐을 ‘일상적 물체들’로 배경을 묘사하면서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에 1막은, 백조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들을 시각적으로 명확히 표현하 고자 오브제의 사용을 의도적으로 연출한 듯 보인다. 즉 융복합적 요소인 연극성에서처럼, 1막의 극적 전환에 반드시 ‘오브제의 쓰임에 따라’ 줄거리가 전개된다. 예로 조류학자가 하늘에 총을 쏘아서 백조 인형이 땅에 떨어지면, 분산되어있었던 각각에 캐릭터들과 관객 들의 ‘시선이 한곳에 집중되어 극적 놀라움으로 장면이 변화’되는 점이다. 그 초점이 백조 의 호수라는 줄거리를 창조시키는 극중 극작가의 영감이 되고, 마침 ‘백조가 총에 맞아 떨 어졌듯, 하늘에서 책이 꽝 떨어지면’ 드디어 백조의 호수라는 소설이 완성된다. 이 같은 작품의 설명방식처럼 에크만은 ‘오브제의 실물’을 사용하여 직접적으로 ‘장면 전환의 타이 밍’을 급작스럽게 연출하면서, 자신의 「백조의 호수」에서 오브제가 작품 표현에 강력한 요 소임을 증명해 보인다.
2막의 무대설치 및 디자인은, 무대화면의 ‘평면을 파괴하여 입체화’시킨다는 점이다. 즉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에서 가장 강력한 오브제의 사용은 “물”이다. 거대한 ‘5000리터의 물’로 무대 바닥을 채워서 딱딱한 바닥에서 이뤄지는 전통적 움직임의 기본적 스텝(걸음)의 방식을 변형한다는 점인데, 이는 거룩할 만한 작품의 재창조라고 주장할 수 있다. 즉 무대 공간의 바탕이 되는 ‘바닥을 변형’시킴으로써, 과감한 미장센의 연출로 다각적 시각을 제시하 여 새로운 움직임을 창출했다. 마치 2014년에 시작된 에크만의 무대 위의 백조들은, 물 위의 전사들처럼 거대한 호수를 백조들의 날개짓으로 물보라를 일으켜서 전쟁터와 같이 보이도록 했다. 또 흑조와 백조의 대결은 은유되지 않는, 기센 여자 둘의 수중대결로 직결된다. 따라서 물이라는 오브제를 가지고 매번 현장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는 움직임에 따른 ‘물의 파장 혹은 물 쇼와 같은 시각적 미장센의 극대화’가 펼쳐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고전원전의 전통적인 무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대 환경자체를 바꾸는 파괴력으로’ 중앙 집중적 시각을 분산 및 해체시켜 에크만 식의 무대연출 및 미장센이 극대화되는 특징이 나타난다.
2막의 오브제는, 무대 위 백조 전사들의 물보라의 향연을 대거 이뤄낸 후반부인 해변의 파티장면으로 전환되면서 본격적으로 활용된다. 이때 특이한 점은 무대의 물 수영장 외에 객석의 정면에서 맞닥뜨려 보이는 무대뒤쪽 전체를 덮는 ‘거울과 같은 거대한 반사판’을 무대에 장치했다는 점이다. 마치 관람자의 ‘정면 주시적인 시각을 역으로 반사시켜서, 시각 의 앞/뒤가 발생하는 이중적 시선’이 창조되는, 즉 고전원전에선 없었던 ‘입체적인 시각의 자극’을 발생시켰다. 어찌 보면 이 장면은 무대가 마치 ‘거대한 상자 ’처럼 느껴져서, 그 상자 속에 있는 무용수들이 인형처럼 보일 수 있다는 ‘시각적 착각의 지점’이 발생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부분이다. 이처럼 에크만은 무대 설치에 있어 ‘시각의 착시’를 미리 염두하고, 작품 감상에 그 파격적 해석을 일으키도록 의도한 것이 아닐까 판단해 볼 수 있다. 이 거대한 상자 속에서 사용되는 오브제들은 그야말로 ‘의자, 테이블, 헤어드라이기, 램프, 촛불, 놀이용 오리 배, 1000마리의 플라스틱 오리모형, 튜브, 양동이, 물놀이 공, 트 럼펫 등’ 샐 수 없다. 백조들이 지나간 호수는 인간들의 놀이터인 해변파티에서 이뤄질 수 있는 모든 오브제들이 무대에 방출된다. 이처럼 ‘다양하고 직접적인 오브제’를 각 출연자들 이 맡은바 등ㆍ퇴장에 필요한 역할에 도구로 활용하여 움직임과 결합시킨다. 즉 순수 움직 임만이 아닌 ‘자극적 실물’인 오브제를 무대 연출과 표현에 적극 활용하는 에크만 식 미장 센의 사용방법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법은 고전원전에 있는 신비주의나 환상적인 미감 같 은 감각은 필요 없는 ‘에크만 식의 등ㆍ퇴장의 방식이자, 작품 표현의 재창조적인 전개’라 고 할 수 있다. 즉 오브제로 인한 ‘물체성의 강력한 시각’을 사용하는 내용전개는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에 강력한 소통의 도구로써, 미장센의 연출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작품에서 그만큼 크게 할애되어 극대화됐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몇 분 되지 않는 3막은, 열린 결말의 물음표처럼 무대 설치물은 아예 없었 다. 어찌 보면 3막에 홀로 출연한 거대한 백조인형을 업은 로봇은 427년 후를 에크만의 상상력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 한편, 현재 자신의 백조의 호수를 더욱 강조하기 위한 방 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3막은 ‘오브제 덩어리’ 그 자체로 과감하게 작품 전체의 끝을 맺는 역할을 했다. ‘미래에 백조의 호수란 ?’ 그 미지수를 관객석의 시각에 무작정 던져놓는 방식 그대로 둔다. 이 지점은 누구나에게 미래는 미래의 몫이듯이, 에크 만의 「백조의 호수」가 초연되었던 2014년에 생각할 수 있는 미래적 「백조의 호수」에 관한 상상력을 열어 두었다. 따라서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는 융복합적 장르와 미장센의 예술 적 효과가 특성화되면서, 고전원전을 재창조하는 ‘컨템포러리 발레장르’로써 분류되기에 충분한 대표적인 작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스웨덴 출신의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의 삶과 예술에 대해 알아보고 고전원 전을 동시대적 관점에서 재창조한 그의 「백조의 호수」에 나타난 예술적 특성을 논의하였 다. 특히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고전 레퍼토리인 1895년 작품의 「백조의 호수」아닌 최 초의 1877년 작을 소재로 한다는 점 그리고 더 나아가 고전원전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그 작품과 제작 배경으로부터 받은 창작적 영감을 반영하면서 고전발레 양 식에서 탈피해 동시대적인 창작 경향인 컨템포러리발레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고전원 전의 재창조 작품으로 다양하게 나타난 예술적 특성을 분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첫째, 안무적 관점에서 그는 작품 전체를 ‘상황’이라는 연출적 요소를 큰 중심으 로 두고, 구조화하여 그 안에 필요한 발레, 탭댄스, 뮤지컬 등의 움직임들을 연극적 요소와 융합하여 직관적으로 형상화한다. 단순하게 발레의 고유한 움직임에만 집중하기 보다 고 전원전이라는 전통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동시대적 발상과 시각으로, 전통방식에 대한 변형과 해체를 시도하였다.
둘째, 차이코프스키의 원곡을 분리하거나 해체하는 한편, 보이스를 또 다른 사운드의 요 소로 사용하였으며 ‘물’이라는 요소를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청각적 요소로 활용하면서 음 악 역시 다양한 레이어로 확장하였다.
셋째, 연극에서 나타나는 대사 즉 육성을 활용함에 따라 극적상황과 무대변화를 그리고 일상적인 상황들을 움직임과 융합하여 연출의 폭을 확장시켰으며 일상에서 사용되는 소품 과 오브제를 춤 움직임에 더하고 응용하여 극적 상황으로 연출했다.
넷째, 각양각색의 오브제와 무대세트 및 설치물을 극대화 하여 미장센의 효과를 작품에 녹여냈다. 즉 ‘공간설정 및 상황’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다양한 물체로써, 각각의 오브제 가 ‘각 캐릭터의 표현적 목표치와 장면 전환의 타이밍을 제시하는 구획의 기준’이 되었다.
에크만의 「백조의 호수」는 컨템포러리라는 정의하기 어려운 예술적 범주 안에서 고전원 전을 그 바탕에 두고, 발레작품이라는 무대의 춤 공간 속에 다양한 관점과 형태로 다양한 요소들을 융합시키면서 차별화된 예술적 특성을 만들어 냈다.
본 연구는 에크만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에 관한 유의미한 자료 취합 및 정리와 함께 비평적 관점에서 접근한 예술적 특성을 네 가지 관점에서 분석하였으며 이후 해당 주제에 관한 연구에 탄탄한 사료적, 이론적 바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세계적인 안무가이자 이론가로서 에크만에 관한 국내 연구가 여전히 활발하지 않으므로 이후 관련 연구가 좀 더 진척 및 확산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