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Society for Dance Documentation & History

pISSN: 2383-5214 /eISSN: 2733-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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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udy of Dance Work Dance Speaks for Me+ 무용창작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에 관한 연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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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Dance Journal Vol.79 No. pp.115-135
DOI : https://doi.org/10.26861/sddh.2025.79.115

A Study of Dance Work Dance Speaks for Me+

Sojung Cheon*
*PhD, Ewha Women's University

+이 논문은 2025학년도 저자의 박 사학위논문 ‘무용창작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에 관한 연구’를 수정 보완한 것임.


* Cheon Sojung bcsj318@gmail.com
October 30, 2025 November 21, 2025 December 29, 2025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entire creative process of the dance work Dance Speaks for Me to articulate the choreographer’s stylistic approach and artistic philosophy. Using Practice-Based Research (PBR), the research analyzes the stages of conception, choreography, rehearsal, performance, and post-performance reflection. The findings reveal that dancers’ bodies function as active agents that generate narrative meaning through sensory experience. Sensory-based movement exploration facilitates the emergence of natural and organic movement qualities, extending choreography beyond formal composition toward philosophical and relational dimensions. This process identifies three core movement characteristics: immanence, narrativity, and resonance. The study further confirms that not only the final outcome but the creative process itself operates as a central choreographic principle. Consequently, the choreographer’s artistic philosophy and style are systematized around sensory awareness, while democratic communication between choreographer and dancers proved essential in fostering dancers’ growth as expressive subjects rather than passive performers.



무용창작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에 관한 연구+

천소정*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무용학 박사

초록


본 논문은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 의 창작 전 과정을 분석하여 안무가의 안무 스타일과 예술 철학을 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실기기반연구(PBR)를 통해 창작 전 과정과 작품을 분석한 결과, 무용수의 몸은 서사적 의미를 생산하는 주체로 작용하였으 며, 감각 기반 움직임 탐구를 통해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움직임이 발현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안무의 개념을 철학적·관계적 차원으로 확장시키는 결과로 이어졌고, 그 특성으 로 ‘내재성’, ‘서사성’, ‘공명성’의 움직임이 도출되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창작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 자체가 안무의 핵심 구성 원리로 기능함을 확인하였으며, 안무가의 예술 철학과 스타일이 감각 중심으로 확립되었음을 밝혔다. 또한 안무가와 무용수 간의 민주적 소통 방식은 무용수를 단순한 수행자가 아닌, 자기 인식과 존재를 표현하는 예술적 주체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Ⅰ. 서 론

    본 논문은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의 구상, 안무, 연습 및 공연의 전 과정에서 작품의 창작 과정 및 연습 과정과 작품을 탐구하여 본 안무가의 안무 스타일과 예술 철학 을 확립하는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본 연구자가 정형화된 움직임을 넘어서 무용수의 개성과 주체성이 반영된 독 창적인 움직임을 창발하고자 하는 시도로부터 시작되었다. 클래식 발레 작품은 정해진 안 무와 동작에 따른 정교한 테크닉을 구사하고, 캐릭터에 따른 표현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재현 중심의 훈련은 무용수로 하여금 자신의 몸을 주체적으로 감각하기 보다는 외부로부터 주어진 동작을 정확히 수행하는 데 집중하게 만들며, 결과적 으로 움직임의 창조적 가능성과 주체적인 신체 감각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즉 무용수의 몸이 자율적인 주체가 아니라 외적 기준에 종속되도록 하고, 이는 곧 무용수의 주체적인 몸과 움직임이 제약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용수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용수의 주체적인 몸과 움직임을 중심에 두는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안무가의 지시에 따라 무용수가 동작을 수행하는 방식은 무용수의 수동적인 태도 를 유발한다. 오늘날 무용창작 현장에서 무용수는 여전히 안무가 중심의 위계적 구조 속에 서 동작을 수행하는 수동적 존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고전 발레(Classic Ballet)에서는 안무가가 제시한 동작과 표현을 무용수가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으며, 이 로 인해 무용수는 창작의 주체라기보다는 안무가의 의도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작동해왔다 (김말복 2003, 142). 이러한 창작 구조는 무용수의 주체적인 신체 감각과 창조적 움직임의 발현을 제한하며, 궁극적으로 무용창작의 다양성과 예술적 확장을 저해할 수 있다. 비록 신고전주의 발레나 컨템포러리 발레의 등장으로 안무가와 무용수 간의 관계는 일정 부분 변화해 왔지만, 무용수의 창작 주체성은 여전히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컨템 포러리 무용의 담론 속에서는 안무가가 일방적으로 동작을 제시하기보다는 무용수가 주체 적으로 움직임을 탐구하고 창발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방식이 제안되지만, 실무 현장에서 는 여전히 위계적 창작 방식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안무가 중심의 창작 구조가 지닌 한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안무가와 무용수의 수평적 상호소통을 바탕으로 무용수의 감각과 주체성이 중심이 되는 창작 방식 을 실천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수평적 상호소통’은 안무가와 무용수 사이의 권력 구조를 해체하고, 상호 협력적이고 대화적인 창작 과정을 지향하는 소통 양식을 말한다. 또한 본 연구자가 창작한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의 구상, 안무, 연습 및 공연의 전 과정을 실기기반연구법(Practice-Based Research, 이하 PBR)를 중심으로 분석함으로써, 무용수의 창의성과 주체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창작 환경과 안무 방법을 연구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무용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의 창작 과정 전체를 연구한다.

    둘째, 공연한 무용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를 분석한다.

    셋째, 무용수와 안무가 간의 수평적 소통은 창작 과정과 결과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한다.

    본 연구는 PBR을 채택하여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를 연구했다. PBR은 실기와 이론의 관계를 이분법적으로 규명하지 않고 실기를 연구하여 그 내용과 의미를 도출하기 위한 통섭적인 연구 방법이다(조기숙 2013, 236). PBR은 의학 분야에서 임상실험을 위해 가장 먼저 사용하였고 예술 분야에서는 1984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작되었는데 홀롱공 (Wollongong) 대학과 시드니 기술대학에서 문예 창작 분야에 박사학위 과정이 만들어진 이후 본격적으로 소개되었고 현재까지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조기숙 2013, 235). 무용에서 의 PBR은 결과물인 무용 작품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안무가가 작품 구성부터 안무, 연습 그리고 공연까지 전 과정을 연구하는 일종의 사례연구이다. 안무가가 작성한 안무노트, 연 습계획안, 몸적자료(somatic data) 등은 연구에 중요한 1차 자료로 활용된다. 또한 연습에서 무용수들의 인터뷰나 공연 후 관객의 평가, 인터뷰도 자료가 될 수 있다(조기숙 2013, 238).

    본 연구는 이와 같은 PBR을 활용하여 무용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의 구상부터 공연까 지 창작 및 연습의 전 과정과 공연된 작품을 연구하였다. 그리고 본 연구자는 무용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의 창작 및 연습 단계에서 1차 자료를 구축하여 연구에 활용하였다. 이를 위해 무용수들의 인터뷰를 녹취하고 연습 영상을 촬영하였으며 작업일지를 작성하였 다. 작업일지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내용을 연습하였는지에 대한 내용을 기록하였 고, 연습에서 각 무용수들이 체험한 내용을 정리하여 일지 형태로 기록하였다. 이와 같이 구축된 1차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자는 창작 과정과 작품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자는 PBR 의 연구 절차에 따라 ‘연구 설계 → 작품 구상 → 안무 및 연습 → 작품 공연 → 공연 작품 분석’의 순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첫 번째 연구 설계 단계에서는 연구 목적과 필요성 그 리고 연구 방법론을 설정하였다. 두 번째 작품 구상 단계에서는 작품의 주제와 안무 의도 를 정리한 후 안무 방법과 연습 계획을 설정하였다. 세 번째 작품안무 및 연습단계는 각 무용수가 표현할 소주제를 설정하였으며 자신의 춤 이야기를 바탕으로 움직임을 탐구하였 다. 그리고 무용수들이 탐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동작을 안무하고 이동패턴을 구성하여 연 습하였다. 네 번째 공연 작품 분석 단계에서는 본 연구자의 무용창작 작품 춤이 나를 말 하다를 바탕으로 작품의 움직임 및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 작품에 사용된 오브제와 음악, 의상, 조명 등 시·청각 요소도 분석하였다. 그리고 분석에는 공연 실황을 기록한 영상자료 와 사진 자료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무용수가 연습과 공연을 통해 체험한 시간과 체험한 내용을 기록한 시간의 간극이 있기 때문에 모든 순간의 체험을 기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실기기반연구의 특성상 전 과정에서 안무가와 무용수가 체험한 내용을 바 탕으로 연구하였기 때문에 객관성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제 1자적인 시각으로 창작 과정과 작품을 연구한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없는 다른 차원의 체 험을 연구할 것이라 사려된다.

    Ⅱ. 춤이 나를 말하다의 창작 과정

    본 작품에는 안무가를 포함한 5명의 여성 발레무용수가 참여하였고, 이들은 모두 발레 전공 경력이 13년 이상이며 현재 무용수와 무용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표 1> 참고).

    표 1

    참여 무용수(Dance Performers)

    참여 무용수 성별 나이 전공 경력 활동 사항 창작 경험 참여 기간
    A 31세 19년 무용과 대학교 졸업 무용수, 무용강사 없음 2021.07.02. - 2021.12.09
    B 31세 24년 무용과 대학원 무용학 박사과정 안무가, 무용수 6회 2021.07.02. - 2021.12.09
    C 30세 19년 무용과 대학원 무용학 석사과정 안무가, 무용강사 1회 2021.07.02. - 2021.12.09
    D 23세 13년 무용과 대학교 졸업 무용수, 무용강사 1회 2021.07.02. - 2021.12.09
    E 24세 14년 무용과 대학원 무용학 박사과정 안무가, 무용수 1회 2021.07.02. - 2021.12.09

    연습에 참여한 기간은 2021년 7월 2일부터 2021년 12월 9일까지 약 5개월간 진행되었 고, 연습은 주 1회에서 2회(회당 3시간)로 이루어졌으며, 연습 초기와 연습 중·후기 단계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우선 연습 초기 초기에서는 무용수들과 1 대 1 인터뷰를 통해 무용수 들이 자신의 춤 이야기를 정리하였고, 바 워크(Bar work)를 통해 각 무용수가 움직임을 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그리고 ‘고유수용감각 깨우기’와 ‘몸 움직임의 다양성 탐구하기’ 2가지의 주제로 소매틱 워크샵을 진행하였는데 이를 통해 무용 수들이 자신의 움직임 특성을 탐구하고 인식하도록 하였다. 연습 중, 후기 단계에서는 각 무용수가 연습 초기에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소주제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그 주제를 움직임으로 표현하기 위해 무용수별로 움직임 탐구 방법을 설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움 직임 탐구를 진행하였다.

    본 안무가는 연습과 안무 과정에서 무용수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존의 안무 가와 무용수의 위계와 체계를 재구성하여 무용수들이 안무가와 함께 주체적으로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안무가는 무용수와 라포 형성과 수평적 의사소통 (Horizontal communication)을 기반으로 진행하였다. 우선 라포 형성을 통해 안무가는 무 용수와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구축하였다. 또한 수평적 의사소통 을 통해 안무가가 무용수의 잠재력을 믿어주고 주체적으로 움직임을 탐구할 수 있는 동기 를 유발함으로써 무용수의 자기효능감이 향상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무용수들의 움직 임 상상력을 확대함으로써 안무가에게 한정될 수 있는 움직임의 범위를 무용수의 움직임 까지 포괄하는 작품으로 구성하였다.

    이와 같이 본 안무가는 일방적으로 동작을 지시하거나 통제하는 전통적 창작 방식이 아 닌 무용수의 창의적 탐색을 유도하고 지지하는 촉진자(facilita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 다. 조 버터워스(Jo Butterworth)(2004)는 안무가의 역할을 지시자, 설계자, 조정자, 촉진 자, 공동창작자로 정리하였다. 본 안무가는 본 창작 과정에서 버터워스의 5가지 안무가의 역할 중 3가지 역할을 하였다. 즉, 설계자, 조정자와 촉진자로써의 역할을 했다. 본 작품과 연습 과정 전체를 설계했고, 창작 과정의 매 순간 5인의 무용수 동작의 조정자 역할도 했 다. 또한 단순한 지시자가 아닌, 무용수의 움직임 탐색을 유도하고 반응하며 창작의 환경 을 조율하는 촉진자가 되었다. 따라서 본 안무자는 무용수들이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바탕 으로 움직임을 탐구하도록 촉진하였으며, 피드백을 통해 전체 작품의 컨셉에 맞게 동작을 조정하였다(<표 2> 참고).

    표 2

    본 작업에서 안무가와 무용수의 역할(The Roles of the Choreographer and the Dancers in This Work)

    안무가 무용수 활동 사항
    설계자 (Author) 해석자 (Interpreter) 안무가가 작품과 안무 구조를 설계하고, 무용수는 이를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하여 수 행함
    조정자 (Pilot) 기여자 (Contributor) 무용수가 동작 탐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동작을 제시하면, 안무가는 이를 수정, 편 집 등 조정하여 활용함
    촉진자 (Facilitator) 공동창작자 (Co-owner) 안무가는 무용수가 주체적으로 창작할 수 있도록 민주적 소통 환경을 만들어 함께 작 품을 발전시킴

    1. 연습 초기 단계

    연습 초기 단계에서는 3가지 방법으로 진행했다. 첫 번째는 무용수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르러 자신의 춤에 대한 생각을 나열하고 정리했다. 두 번째는 바 워크(Bar work)를 통해 각 무용수가 움직임을 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탐구하였다. 세 번째는 소매틱 워크샵(Somatic workshop)을 통해 무용수들이 자신의 움직임 특성을 탐구하였다.

    1) 인터뷰(Interview)

    안무가는 무용수 개인의 경험, 감정, 사고방식 등이 움직임과 표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강혜원(2010)은 움직임은 무용수의 내적 경험이 외면적인 이미지로 창 조되는 산출물이라고 하였다(8). 그래서 본격적인 움직임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무용수들 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각 무용수의 춤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춤을 시작하게 된 계기, 춤을 배운 과정, 자신의 춤에 대해 타인으로부터 받은 평가, 그것에 대한 본인의 생각, 창작의 경험, 선호하는 춤 스타일, 춤을 추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 등의 내용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무가는 인터뷰 진행 시 무용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4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첫 번째는 라포 형성이다. 데이비드 워런 터너(David Warren Turner)(2010)의 연구에 따르면 인터뷰어(Interviewer)가 신뢰를 형성하고 대상자 가 심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756). 이를 위해 안무가 는 인터뷰 초반에 비형식적인 대화를 나누며 친근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인터뷰 중간에 안무가의 경험을 공유하고 무용수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대화를 이끌어 가려고 시도했다. 두 번째는 비언어적 신호를 활용했다. 파멜라 메이컷 & 리처드 모어하우스(Pamela Maykut & Richard Morehouse)(1994)는 고개 끄덕이기, 미소 짓기, 적절한 눈 맞춤 등의 비언어적 요소가 대상자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93). 그래서 안무가는 무용수가 자신의 이야기가 적극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인식하게끔 노력하였다. 세 번째는 개방형 질문(Open-ended Questions)을 사용하였다. 마이클 퀸 패튼(Michael Quinn Patton)(2002)은 인터뷰 질문을 만들 때 ‘네’ 또는 ‘아니오’로 답하는 닫힌 질문보다 는 개방형 질문을 활용하는 것이 더 심층적인 답변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339). 이를 위해 안무가는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무용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꺼낼 수 있는 개방형 질문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네 번째는 적절한 침묵을 활용하였다. 스타이너 크발레(Steinar Kvale)(1966)는 인터뷰 중 침묵이 대상자가 깊이 있는 생각을 정리하고 솔 직한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124-135). 그래서 안무가는 무용수가 말 을 멈췄다고 해서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지 않고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는데 이것 은 무용수에게 더 풍부한 답변을 이끌어 내는데 도움을 받았다.

    2) 바 워크(Bar work)

    바 워크는 일반적으로 발레 무용수들이 연습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행하는 몸풀기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무용수는 몸의 뼈와 근육을 깨우고 몸을 바르게 정렬한다. 대다수의 무용수가 바 워크를 통해 자신의 몸을 감각하고 움직일 준비하는 것은 비슷하지만 무용수마다 실행하는 바 워크의 스타일은 각자 다르다. 그래서 무용수의 바 워크의 스타일을 탐구하다 보면, 그 무용수가 움직임을 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알 수 있다. 따라서 안무가는 작품 연습을 시작할 때 한 명의 무용수가 본인이 평소에 수련하는 바 워크 스타일을 제시하고, 나머지 무용수들이 그 방식을 따라 해 볼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또한 바 워크가 끝난 후에 무용수들이 바 워크를 통해 경험한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토론하였다. 그리고 이 과정은 연습 시작 단계에서 5명의 무용수가 순차적으로 주도하여 진행하였다. 이는 무용수가 바 워크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세, 몸의 위치, 움직임의 범위를 인지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따라서 안무가는 이와 같은 탐구 과정을 제안하고 함께 연습하면서 5명의 무용수가 집중하는 몸의 부분, 움직임의 속도, 움직임의 범위 등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3) 소매틱 워크샵(Somatic workshop)

    안무가는 또한 각 무용수들의 움직임 특성을 탐구하고자 했다. 무용수가 자신의 움직임 특성을 알게 되면 춤을 잘 추게 되고, 자신만의 춤 스타일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 서 안무가는 무용수들과 ‘고유수용감각 깨우기’, ‘몸 움직임의 다양성 탐구하기’라는 2가지 의 주제로 소매틱 워크숍을 진행했다.

    (1) 고유수용감각 깨우기

    본 안무가는 무용수가 자신의 몸을 인지하고 고유수용감각을 깨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용수의 몸 인지(Soma Awareness)는 고유수용감각(Proprioceptive sense)에서 시작된다고 봤다. 고유수용감각은 자신의 몸이 공간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각 관절과 근육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감각하고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몸 인지는 몸 움직 임을 느끼는 것뿐 아니라 그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하고 인식하는 수준까지 포함하는 개념 이다. 무용수가 몸을 감각하는 능력이 향상되면 춤의 표현력과 테크닉이 정교해지고 몸 움직임의 효율성이 향상되며 부상의 위험이 줄어든다. 고유수용감각이라는 용어는 영국의 생리학자이자 신경학자인 찰스 스콧 쉐링턴(Charles Scott Sherrington)이 1906년에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주로 몸학(Somatics)과 심리 운동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몸학에서는 고유수용감각을 6감이라고 하였으며 인간의 몸 내부에서 발생하는 최초 의 알아차림이라고 한다(김정명 2016, 219). 고유수용감각을 깨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식 을 몸에 집중시키고 몸 내부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조기숙 2024, 185). 이는 인간 스스로가 몸의 주체가 되어서 주체적으로 감각을 수용하고 그것을 의식적 으로 체험할 때 가능하다.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는 5명의 무용수가 연습 과정에서 탐구한 움직임을 기반 으로 안무하였다. 안무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본인의 움직임으로 할 때 가장 자연스러운 춤이 구현되고, 그래야 작품의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용수는 안 무가가 짜주는 동작을 일방적으로 배우고 연습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감각하고 주체적으 로 움직임을 만들어 가도록 인도하였다. 이를 위해 안무가는 무용수와 함께 고유수용감각 깨우기를 통해 몸 감각에 집중하도록 하였는데, 이때 호흡으로 발생한 움직임은 몸의 이완 을 발생시켰고, 몸의 이완은 움직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리고 몸의 연결성을 이해하니 몸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었다. 또한 수축과 이완, 쌍방향적인 움직임 에너지를 통해 움직임의 확장성과 안정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를 통해 무용수는 창작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움직임 방식을 탐구 할 준비를 하였다.

    (2) 몸 움직임의 다양성 탐구하기

    클래식 발레의 기본기와 테크닉을 오랫동안 훈련받은 발레무용수는 특정한 움직임 패턴 에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무용수가 익숙한 패턴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는 몸 움직임의 다양성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안무가는 ‘몸의 부분별 움직임 탐구’, ‘움직임의 속도와 강약 조절’의 2가지 방법을 통해 몸 움직임의 다양성을 탐구해 보았다. 우선 몸의 부분별 움직임 탐구를 위해 무용수들은 각각 자신들이 움직임을 이끌어 갈 몸의 부분을 정하였다. 그리고 각자 정한 부분이 이끄는 대로 움직임을 탐구해 보았다. 처음에는 무용수들이 이러한 시도를 낯설게 느꼈다. 어떻게 움직임을 시작해야 할지 망설 였고 움직임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했다. 그래서 안무가는 움직임을 이끄는 몸의 부분 을 독립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다른 부분과의 연결성을 생각해 보기를 제안하였다. 자신이 선정한 부분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이 몸 전체의 움직임을 이끌어가도록 시도해 보라고 하였다. 그랬더니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하였고 다양한 방향으 로 움직임을 탐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안무가는 각 무용수가 몸의 부분별 탐구를 통해 만들어진 움직임을 바탕으로 속도와 강약을 조절하여 움직임을 탐구해 보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탐구한 동작들을 음악 없이 본인에게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속도로 움직여 보라고 한 다음에 동작이 몸에 익숙해졌다고 판단 될 때 안무가는 무용수들에게 음악 한 곡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안무가 는 무용수들에게 음악에 맞춰 같은 동작을 시도하고 움직임의 속도와 강약을 조절해 보기 를 제안했다. 음악을 듣기 전에는 무용수들이 속도나 강약을 고려하지 않고 움직임을 한 것이다 보니 움직임의 속도나 강약에 변화 없이 대부분 일정했다. 그러나 음악에 맞춰 움 직일 때는 무용수들의 동작 속도와 강약에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워크 샵을 통해 무용수들은 자신의 몸을 감각하고 특정 패턴들의 동작들을 해체하여 새로운 움 직임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안무가는 무용수들이 움직임의 속도와 강약에 변화를 주는 것을 통해 움직임의 에너지가 강화되고 무용수의 표현력이 향상된 것을 알게 되었다.

    2. 연습 중·후기 단계

    연습 중·후기 단계에서는 5명의 무용수가 ‘소주제 선정 → 움직임 탐구’ 순으로 연습을 진행했다. 우선 연습 초기 단계에 진행된 ‘춤 이야기’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각 무용수가 작품 안에서 말하고자 하는 자신의 소주제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그 주제를 움직임으로 나타내기 위해 움직임을 어떤 방법으로 탐구할지 각 무용수가 자신의 탐구 방법을 설정하 였다. 마지막으로 설정한 탐구 방법을 토대로 자신의 춤 이야기를 표현할 움직임을 탐구하 였다. 이 과정에서 안무가는 무용수와 수평적인 상호 소통을 바탕으로 연습을 진행하였다. 안무가는 무용수의 예술성을 존중하며 그들의 춤을 인정하는 자세로 임하였다. 이를 통해 무용수가 창작의 공동 주체임을 인식시키고자 했다. 그리고 무용수와의 대화에서뿐만 아 니라 무용수 몸의 움직임과 감정에도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했다. 또한 안무가는 유연한 태도로 무용수의 새로운 가능성을 수용하고자 하였다.

    1) 소주제 선정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에서 각 무용수가 선정한 소주제는 다음과 같다. 무용수 A는 자신의 춤을 ‘현재 진형형’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현재 춤을 명확하게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으며 현재 나를 위해, 내 삶을 위해 춤을 추고 있지만 그게 어떤 것인지 는 뚜렷하게 묘사할 수 없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춤을 추며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자신과 자신의 춤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으며 그것을 움직임으로 말하고자 한다. 무용수 B는 자신의 춤을 ‘끊임없는 역행’이라고 말한다. 움직임과 움직임 사이의 연결성을 중요하 게 생각하지만 뻔한 움직임의 흐름이나 자신에게 편안한 움직임의 연결을 지양하고 새로 움과 낯섦에 대한 욕구가 있다. 끊임없이 연결되면서 자연스럽지 못한 움직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가 가득한 춤이라고 말한다. 무용수 C는 춤을 ‘광택을 내는 과 정 속의 반짝거림’이라고 말한다. 춤을 잘 추기 위해 많은 반복 연습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은 자신을 빛나게 한다. 즉 춤을 추는 것은 자신에게 가장 즐겁고 행복한 일이며 춤을 추는 순간 내 안에서 무엇인가 반짝거리는 빛이 발산된다고 말한다. 무용수 D는 자신의 춤을 ‘강박, 틀, 모순’이라고 말한다. 춤을 추거나 창작을 하다 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익숙한 패턴으로만 움직이게 된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시도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고 싶은 욕구에 다양한 시 도를 해보지만 새로워야 한다는 또 다른 강박 때문에 틀에 갇히게 되는 느낌을 받는다. 즉 기존의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얽매이다 보면 또다시 틀에 갇히게 되는 모순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무용수 E는 자신의 춤을 ‘서로를 숨긴 채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춤을 출 때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보 다는 항상 숨기려고 했고 매력이나 강점보다는 약점과 부족한 점이 늘 눈에 띈다고 생각했 다. 그래서 춤을 추면 출수록 자신의 약점이 더 드러나는 것만 같아서 춤을 출 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두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진짜 자신의 움직임이 시작되면 약점 들을 들키지 않게 숨기고, 가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춤과 자신은 서로를 숨기 고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한다(<표 3> 참고).

    표 3

    소주제(Subsection title)

    무용수 소주제 내용
    A 현재 진형형 현재 나를 위해, 내 삶을 위해 춤을 추고 있다.
    자신과 자신의 춤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B 끊임없는 역행 뻔한 움직임의 흐름이나 자신에게 편안한 움직임의 연결을 지양하고 새로움과 낯 섦에 대한 욕구를 움직임으로 찾아간다.
    C 광택을 내는 과정 속의 반짝거림 춤을 잘 추기 위해 많은 반복 연습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 과 행복은 자신을 빛나게 한다.
    D 강박, 틀, 모순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또 다른 강박 때문에 틀에 갇 히게 된다.
    E 서로를 숨긴 채 가까워질 수 없는 춤은 나의 약점을 드러나게 한다. 춤과 자신은 서로를 숨기고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이다.

    2) 움직임 탐구

    (1) 무용수 A

    무용수 A는 우선 ‘현재 진행형’이라는 주제에서 연상되는 ‘수평’, ‘곡선’, ‘연결’이라는 단어를 나열했다. 그리고 연상된 단어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감정을 떠올렸다. 그 단어에 서는 어떠한 자극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미지가 떠올랐고 그 이미지에 서는 안정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래서 무용수 A는 우선 걷기를 통해 움직임을 탐구하고자 했다. 걷기를 할 때 발바닥이 바닥을 어떻게 딛게 되는지, 몸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지, 어 떤 속도로 걷는 것이 편안한지 등을 탐구했다. 그리고 자신이 걸을 때 가장 안정감을 느끼 는 속도, 시선, 팔의 움직임을 찾고 그것을 작품 안에서 주요 동작 중 하나로 구성하였다.

    나는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고 있다. 누구에 의해, 무엇을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한 길이다.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을 향해 끊임없이 걸어간다. 난 흔들리지 않는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고 나는 그 연결 속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 2021. 08. 27. <작업일지 10> 무용수 A 체험 내용 중

    그 다음 무용수 A는 안정적인 걷기에서 ‘수평’, ‘곡선’의 이미지를 어떤 움직임으로 나타 낼 수 있을지 탐구해 보았다. 이때 무용수는 팔의 동작으로 직선과 곡선의 형태를 만들었는 데 두 가지 형태의 동작은 분리되어 보이지 않고 하나의 동작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용수 A는 바 워크를 할 때 상체의 움직임이 많고 크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게 움직임을 탐구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즉 자신이 생각한 움직임의 이미지를 탐구할 때 주로 상체 움직임을 통해 표현하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 무용수 B

    무용수 B는 ‘끊임없는 역행’이라는 주제에서 연상되는 움직임의 느낌, 형태, 방향에 대 해 상상해 보았다. 우선 물 속에 움직이는 느낌과 중력이 없는 공간에서 움직이는 느낌을 떠올렸는데 이것은 움직임의 속도나 무게를 통해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움직 임의 속도와 무게감에 변화를 주며 원하는 느낌이 나타날 때까지 반복 연습을 통해 탐구하 였다.

    끊임없는 역행은 나에게 힘겨운 여정이다. 쉬운, 익숙한 방식으로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낯설고 불편함을 찾는다. 그 과정은 쉽지 않다. 때로는 그 길을 향해 가는 과정이 느리고 무겁게 느껴지지만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 2021. 08. 27. <작업일지 10> 무용수 B 체험 내용 중

    또한 무용수 B는 움직임의 연속성을 탐구하고자 했다.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동작을 만 드는데 주의하기보다는 하나의 동작에서 다음 동작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집중했다. 무용 수 B에게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연결되는 동작이 아니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연결성을 찾고자 했다. 이것은 무용수 B가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역행과도 연 결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움직임 탐구 과정에서 무용수 B는 주로 하체에 집중하여 움직임을 탐구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것은 무용수 B가 연습 초기 때, 바 워크에서 상체 의 움직임보다는 하체에 집중한 움직임을 보이는 양상과 일치하였다.

    (3) 무용수 C

    무용수 C는 ‘광택을 내는 과정 속의 반짝거림’이라는 문장에서 연상되는 움직임과 이미 지를 떠올렸다. 광택을 내기 위한 행위는 ‘문지르기’, ‘닦아내기’와 같은 움직임을 연상했 고, ‘반짝거림’이라는 단어에서 사람들 속에서 자신이 혼자 우뚝 서 있는 이미지가 떠올렸 다. 우선 무용수 C는 자신의 몸을 손으로 문지르고 거울을 수건으로 닦아낼 때 손과 팔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손바닥으로 자신의 다리를 계속 문지르고 상 상 속의 거울과 무용실 바닥을 닦아내는 것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일상적인 움직임을 무용 동작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또한 무용수 C는 ‘문지르기’와 ‘닦아내기’ 움직임에 속도 와 강약의 변화를 시도하였는데, 여기서 무용수 C의 움직임 표현이 확대되고 에너지가 증 가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4) 무용수 D

    무용수 D는 자신의 주제를 바탕으로 ‘틀에 갇힘’, ‘틀을 녹이려 함’이라는 상황을 설정하 였다. 그리고 각 상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나열했다. ‘틀에 갇힘’에서는 ‘단단한 쇠’와 ‘날카로움’을, ‘틀을 녹이려 함’에서는 ‘불’과 ‘녹이다’를 연상했다. 그리고 연상된 이미지를 상상하며 날카로운 움직임과 불의 움직임을 탐구했다. 또한 무용수 D는 ‘틀’이라는 단어를 바탕으로 군무 형태와 조명을 구상했다. 무용수들이 똑같은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는 군무 형태를 만들어 ‘틀’이라는 의미를 강조하려 했고, 조명을 활용하여 ‘틀’이라는 주제를 명확 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5) 무용수 E

    무용수 E는 ‘서로를 숨긴 채 가까워질 수 없는’이라는 주제에서 자신과 가까워질 수 없 고 마주하기 두려운 상황을 떠올렸다. 그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바탕으로 ‘대비’, ‘갈등’, ‘밀기’, ‘당기기’라는 단어들을 나열하였다. 그리고 단어들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의 성질을 몸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탐구하고자 했다. 무용수 E는 작품 안에서 두 자아 가 대비되고 갈등하는 모습을 ‘밀기’, ‘당기기’의 움직임 성질로 나타내기 위해 장면을 듀엣 으로 구성하고자 했다. 그래서 움직임도 다른 한 명의 무용수와 함께 탐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고 주로 두 명의 무용수 사이에서 발생하는 힘 에너지가 어떤 움직임을 나타나게 하는지 알아보았다. 우선 ‘밀기’ 움직임에서는 두 무용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와 다 른 방향으로 움직일 때 힘 에너지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움직임을 탐구해 보았다. 안무 가는 여기서 움직임의 무게와 속도의 차이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당기기’ 움직임을 탐구할 때는 우선 두 무용수의 힘의 균형을 찾으려고 하였다. 두 무용 수가 손을 잡고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임을 하려고 할 때 힘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한 무용 수 쪽으로 힘이 쏠려 중심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안무가는 두 무용수가 움직임을 탐 구하기에 앞서 서로의 무게와 힘을 느껴보길 제안했다. 몸 감각에 집중하여 자신과 상대방 의 무게를 느끼고 힘을 주고받으며 균형을 찾아가 보도록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변화 하는 에너지를 세심하게 감각 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서로 당기는 움직임에서 힘의 균 형을 찾으면 움직임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3. 구성 단계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는 ‘나는 내 춤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무용수들은 자신의 춤 이야기를 움직임으로 말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이 를 위해 안무가는 우선 무용수들과 함께 자신의 춤 역사를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살펴본 자신의 춤 역사를 바탕으로 각자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스스로 설정하였다. 그다 음 안무가는 무용수들에게 자신이 설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움직임을 탐구하도록 제안하였 다. 안무가는 그 과정에서 무용수의 움직임을 관찰 및 분석하였고 여기서 발견된 움직임 요소를 활용하여 춤이 나를 말하다라는 작품을 창작하였다. 작품은 총 3장으로 구성하였 고 1장의 제목은 ‘그 길 위에’로 춤이라는 길 위에 무용수들은 저마다의 방식대로 걸어간 다는 내용이다. 2장의 제목은 ‘춤이 나를 말하다’로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춤에 대해 말하 는 내용이다. 이 장에서는 무용수 5명의 춤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3장 의 제목은 ‘춤으로 물들이다’로 세상에 춤과 움직임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물들인다는 내용 이다. 각 장은 무용수들과 움직임 탐구를 통해 발견된 내용을 바탕으로 1인무, 2인무, 5인 무 등의 형태로 안무하였다. 또한 작품의 주제를 무용수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시각 요소인 조명, 의상, 오브제 그리고 청각 요소인 음악을 활용하여 작품의 의도를 더 분명하게 나타 내고자 하였다.

    표 4

    작품 구성(Composition of the Work)

    장면 시간(분) 제목 내용 구성
    1장 00:00 - 02:50 그 길 위에 춤이라는 길 위에 무용수들은 저마다의 방식대로 걸어난다.
    • 5인무

    • 5명의 무용수가 같은 동선으로 이동

    • 비슷한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 명의 무용수만 변형된 움직임

    2장 02:51 - 15:10 춤이 나를 말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춤’에 대해 이야기 한다.
    • 에피소드 1: 1인무, 5인무

    • 에피소드 2: 1인무, 5인무

    • 에피소드 3: 2인무

    • 에피소드 4: 1인무

    • 에피소드 5: 2인무

    3장 15:11 - 16:10 춤으로 물들이다 세상에 춤과 움직임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물들인다.
    • 도입: 오브제를 활용한 움직임

    • 1인무

    • 무용수 전원 등장 마무리

    4. 안무 과정

    본 안무가가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의 창작 과정에서 움직임 생성부터 작품 완성 에 이르기까지 어떤 안무 단계 과정을 거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본 안무가의 안무는 총 여섯 단계로 이루어졌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중립 단계(Preparatory Phase)’로 고유수용감각을 깨우고 몸의 이완을 유도하 여 무용수가 주체적으로 움직임을 준비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움직임을 만들기 이 전에 몸 감각을 깨워 몸의 인식을 중심으로 내면의 준비가 이루어진다.

    두 번째는 ‘자극 단계(Stimulus Phase)’로 주제, 감정, 이미지 등의 내적·외적 자극을 탐 색하며 창작의 방향성을 설정한다. 이 시기는 작품의 동기나 시작점이 형성되는 단계로 안무가가 창작의 틀을 구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 번째는 ‘생성 단계(Generation Phase)’이다. 이 단계에서는 연습 과정에서 무용수가 구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제를 구체화하고, 주제로부터 떠오른 이미지, 감정, 상황 등 움직임을 탐구할 재료를 도출하여 움직임의 기초적인 형태를 생성하게 된다.

    네 번째는 ‘발전 단계(Developing Phase)’로 탐구한 움직임들을 선택, 변형, 조합하는 과 정을 통해 주제를 구체화하며 안무의 의미를 확장해 나가는 단계이다. 안무가는 이 과정에 서 움직임 간의 관계를 조직하고 안무적 맥락을 형성한다.

    다섯 번째는 ‘구조화 단계(Structuring Phase)’이다. 여기서는 동작의 형태, 순서, 반복, 느낌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를 설계한다. 이는 작품의 안무가 완성도를 갖추기 위한 구성적 사고를 요구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완성 단계(Completion Phase)’로 동작뿐만 아니라 음악, 오브제, 의상, 무대 등 다양한 무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작품을 완성하고 연습을 통해 작품의 질을 높이는 시기이다. 이 단계는 공연을 위한 구체적 실행이 이루어지는 마무리 단계라 할 수 있다.

    Ⅲ. 춤이 나를 말하다장면별 움직임 분석

    1장 ‘그 길 위에’서는 무용수들이 제자리에서 무게중심을 앞, 옆, 뒤로 천천히 이동시키 는 움직임을 반복하며, 외부 자극이 아닌 신체 내부의 고유수용감각에 집중하는 장면이 중심을 이룬다. 이러한 움직임은 안무가에 의해 지시된 동작이 아니라, 무용수 스스로 자 신의 신체 감각을 탐색하고, 내면의 감각에 몰입한 결과로 생성된 동작이다. 신체 사용에 있어서는 상체보다는 하체를 안정적으로 디딘 채, 중력과 균형을 느끼며 움직임을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무용수들은 이 과정에서 내면에 침잠하고 자기 존재를 성찰하 며, 무용이라는 길 위에서 자신의 감각에 대한 고뇌와 주체적 성찰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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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판 1

    춤이 나를 말하다 1장 (Dance Speaks for Me Act 1). 천소정, 2021. 12. 09.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2장 ‘춤이 나를 말하다’에서는 5인의 무용수 각자가 자신의 삶의 경험과 정체성을 바탕 으로 창작한 움직임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무용수 A는 현재 진행형의 춤을, D는 억압된 틀을 깨려는 몸짓을, E는 갈등하는 두 자아를, B는 새로운 춤에 대한 탐색을, 그리고 또 다른 무용수는 자기 성찰과 정화를 표현하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동작의 조합이 아닌, 개인의 감정과 기억에서 비롯된 움직임 생성의 서사 구조를 보여준다. 움직임의 방 식은 회전, 확장, 저항, 분리 등 다양한 양상으로 드러나며, 이는 무용수들의 내적 감정 상태와 의미적 해석이 반영된 결과이다. 조명과 공간 배치 역시 무용수 개인의 이야기를 분리하거나 강조하는 기능을 하며, 움직임이 개별적인 서사 단위로 정리되도록 돕는다. 따 라서 이 장에서는 움직임이 무용수의 서사를 표현하는 언어로 기능하며, 창작 과정이 곧 이야기의 형성 과정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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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판 2

    춤이 나를 말하다 2장 (Dance Speaks for Me Act 2). 천소정, 2021. 12. 09.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3장 ‘춤으로 물들이다’에서는 무용수들이 각자의 신체 스타일과 개성에 기반한 움직임을 자유롭게 전개하면서도, 시선 교환, 공간 상호작용, 에너지 흐름의 공유를 통해 하나의 조 화로운 무대 흐름을 형성한다. 특히 5인 무용수 모두 하체를 안정적으로 디딘 채 상체와 팔을 확장하고, 그 움직임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는 모습은 무용수들 간의 상호 반응이 시각화된 장면이다. 이 장에서는 오간디 천이라는 시각적 오브제가 사용되어, 각자의 춤의 색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면서도 무대 공간 위에서 하나로 융합되는 것을 효 과적으로 표현한다. 움직임과 오브제, 조명, 의상 등의 시각적 요소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 고 조화를 이루며, 집단 안에서의 감각적 관계성과 움직임의 유기적 결합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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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판 3

    춤이 나를 말하다 3장 (Dance Speaks for Me Act 3). 천소정, 2021. 12. 09.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Ⅳ. 연구 결과

    본 연구자는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의 창작 과정을 실기기반연구법으로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주요 발견을 도출하였다.

    첫째, 무용수의 몸이 서사적 의미를 생산하는 주체로 작용하였다. 창작 초기부터 무용수 는 자신의 춤 이야기를 인터뷰와 움직임 탐구를 통해 서사화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독창 적인 움직임을 생성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용수는 단순히 안무를 수행하는 존재가 아 니라, 자신의 이야기와 움직임을 만들어 가는 주체적 창작자로 역할을 하였다. 안무가는 수평적 소통과 정서적 라포 형성을 통해 무용수가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무용수의 자율적 움직임이 서사적 의미로 확장되도록 하였다.

    둘째, 감각 기반의 움직임 탐구를 통해 무용수의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움직임이 발현되 었다. ‘고유수용감각 깨우기’와 ‘몸 움직임의 다양성 탐구하기’ 워크숍을 통해 무용수는 자 신의 신체 감각에 집중하고 움직임 간의 연결성을 인식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무용수는 외부의 지시가 아닌 내면의 감각을 토대로 움직임을 구성하였으며, 그 결과 자신의 몸과 움직임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자신에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셋째, 본 작업에서 무용수는 개념적 의미의 주체자가 되었다. 몸의 부분별 움직임 탐구, 움직임의 속도와 강약 조절 등을 통해 무용수는 기존 발레 테크닉 중심의 익숙한 움직임에 서 벗어나 새로운 움직임으로 확장될 수 있었다. 그 결과 무용수의 개성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이 발현되었으며, 무용수가 자신의 신체를 개념적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창출하는 예술적 주체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넷째, 안무의 개념이 철학적·관계적 차원으로 확장되었다. 본 연구에서 안무는 단순한 동작의 배열이 아니라, 움직임이 어떻게 생성되고 소통되는가를 탐구하는 하나의 실천적 과정으로 이해되었다. 안무가는 ‘지시자’가 아닌 ‘설계자·조정자·촉진자’로서 무용수와 함 께 의미를 구성하였다. 이는 21세기 컨템포러리 발레가 요구하는 동시대적 안무의 본질 즉, 몸의 감각을 통해 세계와 존재를 사유하는 철학적 실천으로의 전환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창작 과정을 통해 본 연구자는 작품 전반에서 ‘내재성, 서사성, 공명성’이라는 세 가지 움직임 특성을 확인하였다. 우선 내재성은 무용수의 신체가 내면 감각에 집중하며 자기 인식을 수행하는 움직임의 특성으로, 1장 ‘그 길 위에’에서 두드러졌다. 한 무용수가 눈을 감고 자신의 호흡과 발끝의 압력을 인식하며 천천히 회전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 장면은 외부 지시가 아닌, 무용수의 신체 내부 감각을 기반으로 움직임이 생성되는 내재성 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사성은 각 무용수가 자신의 춤 이야기를 움직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특성으로, 2장 ‘춤이 나를 말하다’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예를 들면 무 용수 D는 팔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동작과 팔과 다리를 몸의 바깥쪽을 향하여 반복적으로 뻗는 동작을 통해 틀에 갇힌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고 그 틀을 깨려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공명성은 다섯 무용수의 개성적 움직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화 로운 흐름을 형성하는 것으로, 3장 ‘춤으로 물들이다’에서 구현되었다. 무용수 C의 인터뷰 중 “나의 동작이 다른 사람의 리듬에 영향을 받았고, 우리 모두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이었 다.”라는 내용을 통해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하나의 흐름으로 융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의 창작 과정은 안무가와 무용수 간의 민주적 소통을 통해 새로운 움직임 언어를 창발하였고, 이는 작품의 미적 완성도뿐 아니라 무용수의 예술적 자각을 심화시키는 성과로 이어졌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논문은 무용 작품 춤이 나를 말하다의 구상, 안무, 연습 및 공연의 전 과정에 관한 연구이다. 본 연구는 연구자 본인의 춤과 작품에 대한 철학과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본 연구자는 고전적 발레 구조에서 무용수가 수동적 수행자로 머물렀던 한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무용수를 창작의 주체로 전환하는 새로 운 접근을 시도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안무가가 지시자가 아닌 설계자, 조정자 그리 고 촉진자로써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 무용수와 수평적 의사소통의 창작 환경을 조성하였 다. 또한 무용수들이 창작 및 연습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움직임을 탐구하고 공동 창조자로서 작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자는 첫째, 작업의 결과물인 작품뿐만이 아니라 과정의 중요성도 확인 하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창작 과정에서 무용수들이 제시한 감각적 경험과 개인적 서사 가 안무의 구성 원리로 실질적으로 반영되었다. 예컨대 특정 장면의 움직임은 무용수의 ‘호흡 변화 경험’에서 출발하여 동작의 리듬·속도·질감을 재설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시각적 요소(조명·무대 배치)는 무용수의 ‘신체 감각의 방향성’을 가시화하기 위해 조 정되었으며, 이는 결과물의 분위기와 서사 흐름을 형성하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 둘째, 안 무가의 예술 철학과 스타일이 감각 중심으로 확립되었다. 본 연구자는 움직임 탐구 과정에 서 중력의 작용, 중심 이동, 미세한 긴장 변화 등 무용수의 신체 내부 감각을 우선적으로 관찰하고 이를 움직임화하는 과정을 통해 안무의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절차는 ‘내부 감각의 유발 → 움직임 생성 → 외부 형태 조율’의 순서로 진행되며, 이는 연구자의 고유한 안무 전략으로 체계화되었다. 따라서 무용수의 내면에서 비롯된 움직임을 존중하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연구자는 자신만의 안무 스타일을 체계화하였다. 셋째, 안무가와 무용수의 민주적 소통방식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연구자는 안무가 중심의 위계적 전달 방식을 지양하고, 매 연습에서 무용수 의견 공유를 필수 절차로 구성하였다. 이 과정 에서 무용수들은 동작의 어려움, 감각의 변화, 장면의 해석 등을 제안하였고, 이러한 의견 은 동작의 연결 방식·리듬 구성·음악 편성 등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었다. 그 결과, 작품은 안무가의 단일 시선이 아닌 다층적 감각 구조를 가진 공동 창작물로 나타났으며, 무용수들 의 표현 폭 또한 확연히 확장되었다. 따라서 안무가 중심의 위계적 구조를 해체하고, 무용 수의 감정·의견·경험이 전 과정에 반영되도록 하여 협업적 창작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였다. 또한 이러한 방식은 무용수로 하여금 수동적 수행자가 아닌 능동적 주체로서 창작의 주인 공으로 인식하게 하였다. 넷째, 무용수들은 작품의 창작 과정과 공연 참여를 통해, 자신이 움직임의 수행자가 아닌 내면을 감각하고 존재를 표현하는 주체로 인식하게 되었다. 창작 과정 중 무용수들은 특정 장면에서 자신의 감정·신체 감각·해석을 기반으로 동작을 생성하 거나 수정하였다. 이때 무용수들은 단순히 안무가의 지시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적 상태와 신체적 조건을 탐색하며 스스로 움직임의 원인을 설명하고 이를 표현하는 주체로 기능했다. 이를 통해 무용은 단순한 동작의 완성도를 넘어, 자기 인식과 존재 탐구 의 예술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는 안무가 중심의 위계적 창작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무용수를 수동 적 재현자가 아닌 창작의 주체로 전환하려는 실천적 시도를 수행하였다. 이는 기존 선행 연구들이 주로 이론적 차원에서 무용수의 자율성과 창의성의 필요성을 논의한 것에 비해 구체적 확장을 시도하였다. 실제 창작 현장 중심의 실기기반연구(PBR)를 통해 무용수의 감각, 경험, 의견이 어떻게 작품에 통합되는지를 창작의 전 과정 속에서 구체적으로 분석 하였고, 안무가 중심이 아닌 다층적 감각 구조를 반영한 공동 창작물로서 무용 작품을 이 해하고, 창작의 민주적 전환에 대한 실제적 사례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같은 결론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의 논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무용창작 과정에서 안무가와 무용수 간의 소통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소통은 단순한 전달이나 기술적 지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작용을 통해 감각과 경험을 공유하고 의미를 구성하는 예술적 협업의 과정이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 한 상호 작용이 창작 결과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을 보다 심층적으로 탐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발레에서 창작이란 무엇이고 새로움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요구된다. 컨 템포러리 발레의 맥락에서 창작은 단순한 동작의 배열을 넘어, ‘왜 그리고 어떻게 움직이 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발레에서 새로운 동작을 안무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현 세기에는 컨템포러리 발레는 더 이상 발레의 범주에 넣을 수 없기 에 컨템포러리 발레라는 개념과 용어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문제 제기도 할 수 있다. 발레 의 동작을 새로이 구성하는 것인가, 아니면 발레 움직임의 원리 자체에 도전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동작을 만드는 것인가라는 논의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본 연구가 여성 발레무용수 다섯 명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연구의 범위 와 스펙트럼이 제한적이었다. 향후에는 장르, 세대, 성별 등 다양성을 포함하고, 예술 간 융합적 접근을 시도하는 확장된 후속 연구를 통해 창작 과정의 보편성과 다층성을 심화시 킬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무용수의 주체적 참여와 감각 기반의 움직임 탐구를 통해 발레 창작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였으며, 안무가의 역할을 관계적·철학적 실천으로 재정의하였다. 이는 21세 기 한국 컨템포러리 발레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무용창작을 결과 중심에서 과정 중심의 예술적 실천으로 전환시키는 실천적 사례로서 의의를 지닌다.

    저자소개

    천소정은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무용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실기기반연구법을 기반으로 무용창작 과 안무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컨템포러리 발레 창작과 무용수의 주체성, 감각 기반 움직임 탐구, 안무가와 무용수 간의 민주적 소통 구조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예술 실천을 통한 무용창작 과정의 확장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천소정 컨템포러리 발레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무용창작과 공연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Cheon Sojung [Cheong Sojeong] received her Ph.D. in Dance from the Graduate School of Ewha Womans University. Her research focuses on dance creation and choreographic processes based on the methodology of Practice-Based Research (PBR). She is particularly interested in contemporary ballet creation, dancer’s subjectivity, sensory-based movement exploration, and democratic communication between choreographers and dancers. Her work explores the expansion of creative possibilities in dance through artistic practice. Currently, she leads the Sojung Cheon Contemporary Ballet Project and continues her artistic and choreographic activities.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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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이 나를 말하다 1장 (Dance Speaks for Me Act 1). 천소정, 2021. 12. 09.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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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이 나를 말하다 2장 (Dance Speaks for Me Act 2). 천소정, 2021. 12. 09.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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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이 나를 말하다 3장 (Dance Speaks for Me Act 3). 천소정, 2021. 12. 09. 이화여자대학교, 서울.

    Table

    참여 무용수(Dance Performers)

    본 작업에서 안무가와 무용수의 역할(The Roles of the Choreographer and the Dancers in This Work)

    소주제(Subsection title)

    작품 구성(Composition of the Work)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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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2021년 12월 9일 오후 3시.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무용학과 실기박사 프로포잘 공연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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