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1. 연구 배경 및 필요성
최근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발전은 예술의 창작, 생산, 유통, 소비 구조 전반에 대하여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AI가 단순한 창작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고 결과물을 생성하는 기술로 발전하면서 인간 예술가가 창작의 유일한 주체였던 기존 구도는 AI를 공동 창작자 혹은 독립적 창작 주체로까지 고려해야 하는 국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의 기법, 경험, 재료에 의존하던 전통적 예술 창작이 AI 도입으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주요 창작 자원으로 활용되는 등 공연의 근간이 되는 핵심 자원의 성격 자체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술의 결과물뿐 아니라 창작 과정 자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연구·실험·데이터 처리 과정까지도 예술적 산출물로 인정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AI시대의 예술 생태계는 기존 구성 요소 전반이 재구성 또는 재구조화되는 방향으로 재편될 전망이며, 이는 예술이 인간 중심 창작 활동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결합된 복합적 생산 체계로 전환됨을 의미한다(김윤경, 변지혜, 김연진 2025, 61-76).
이러한 변화는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창작, 공연 운영, 기록 및 보존, 관객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와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창작 과정에서는 모션캡처, 생성형 AI, 센서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안무·음악·무대 연출을 제작하거나 공연자와 기술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등장하고 있다. 공연 영상, 움직임, 무대·조명 정보 등을 디지털 데이터로 축적하여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이를 연구·교육·재공연 등에 활용하려는 시도도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예매 정보와 관객 반응 데이터를 분석하여 관객 특성을 파악하고 맞춤형 홍보, 공연 기획, 문화정책 수립 등에 활용하는 등 공연예술 전반에서 디지털 기술의 도입과 적용을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공연예술 분야에서의 디지털 기술의 도입과 활용, 특히 AI 활용이 점차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공연예술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AI가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결과를 생성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즉, AI의 성능과 활용 가능성은 어떤 데이터를 얼마나 충분하고 체계적으로 확보·관리하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사실 공연예술 데이터는 이제 단순 기록이 아니라 창작 과정 자체를 변화시키고, 공연예술이 가지는 일회성과 소멸성의 한계를 극복하게 하며, 공연예술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원이다. 공연자들의 움직임과 신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서 새로운 창작물 제작에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고,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 공연 환경을 구성하고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설계하며 공연자의 신체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는 등 공연 자체의 성격과 가능성도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공연예술은 배우와 관객이 동일한 시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실연 중심의 예술로서 일회성(ephemerality)과 현장성(liveness) 등이 핵심적인 특징으로 인식되어 왔다(이호신 2013, 251).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공연의 기록과 보존이 크게 제약을 받아왔으나 일회적이고 현장적인 공연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음으로써 기록과 보존은 물론 활용도 가능하게 되었다.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관객 분석이 데이터 기반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으며, 교육 영역에서는 학습자의 동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연예술 데이터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공연예술의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과 형태로 데이터 활용이 이루어짐에 따라 데이터의 수집, 관리, 활용, 공유 과정에서 다양한 거버넌스 이슈와 쟁점도 발생하고 있다. 모션캡처, 얼굴인식, 관객 행동 등 공연 과정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개인의 신체적·행동적 특성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민감정보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데이터 수집 및 활용 과정에서 동의의 적절성, 데이터 재사용 범위, 알고리즘 편향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 공연 데이터는 연출가 또는 안무가, 실연자를 비롯한 다수의 참여자에 의해 생성되고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의 법적 귀속 주체가 불명확하다. 이에 따라 저작권과 실연권의 충돌, 기존 공연 영상이나 안무 데이터의 AI 학습데이터 사용의 정당성, AI 생성 결과물의 권리 귀속 등이 중요한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Samuelson 2023, 158-159). 공연예술 데이터의 관리와 활용 문제도 있다. 공연예술 데이터는 대부분 영상, 움직임, 음향, 감정 표현 등 비정형 데이터의 형태이다. 하지만 이를 공유·활용할 수 있는 표준이 없고 상호 운용할 수 있는 메타데이터 체계도 미흡하며 데이터의 품질 검증도 부족하여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게 데이터를 관리·공유·활용하는데 큰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슈와 쟁점들은 공연예술 분야에서의 데이터 활용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의 수집, 처리, 저장, AI 학습, 활용, 재사용 등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거버넌스 이슈를 단계별로 체계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공연예술과 디지털 기술과의 융복합 현상이 진행됨에 따라 이에 관한 다양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무용분야를 중심으로 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먼저 AI, 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로 인한 공연예술의 변화 양상과 이로 인한 대응 과제를 전반적으로 다룬 연구(고경희 2021; 김연재 2022; 신경아 2024)가 있다. 메타버스, 가상현실 또는 증강현실 등 특정 기술이 공연예술에 미치는 영향과 활용을 분석한 연구들이 진행되었다(장소정, 박아름 2023; 송은아 2025; 이하나, 김영진 2025). 예술교육은 물론 창작이나 작품 분석 등의 영역에서도 AI와 관련성이 있는 주제의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관객 행동 데이터, 소셜 빅데이터, 모션캡처 데이터 등 공연예술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과 활용,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에 관한 연구도 증가하고 있다(김경미 2023; 김정아 2025; 이영철 2025; 최정은 2026).
그러나 그간의 연구들은 주로 디지털 공연이나 인터랙티브 예술의 미학적 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데이터 자체의 구조와 흐름을 중심으로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AI와 공연예술에 관한 연구 역시 생성형 AI나 디지털 창작 가능성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며, 공연 저작권 이슈를 다룬 연구(이호신 2019)가 있기는 하지만 데이터 수집과 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버넌스 문제를 통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하다. 기존 논의는 특정 기술이나 개별 사례 중심으로 이루어져 공연예술 데이터가 생성·처리·학습·재사용되는 전 생애주기(data lifecycle) 관점의 접근도 미흡하다. 전반적으로 볼 때 공연예술 분야에서의 AI 활용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파이프라인(data pipeline) 관점에서 공연예술 데이터의 흐름과 단계별 거버넌스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는 미흡하다.
2. 연구설계 및 연구방법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공연예술 분야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범주화하고 개별 범주에서 대표적으로 표출되는 거버넌스 요인을 예측 패턴과 실제 관찰과의 비교를 통해 탐색적으로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다음의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연구문제 1. 공연예술 AI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각 단계에서 예측한 핵심 거버넌스 요인은 실제 사례에서 확인되는가? 예측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 그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연구문제 2. 공연예술 AI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유형별로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거버넌스 요인은 무엇이며, 이것이 각 유형의 파이프라인 특성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러한 연구 문제에 접근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공연예술 파이프라인이 가지는 다양성을 고려하여 다중사례 연구방법론을 채택하였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수집, 정제·처리, 저장·관리, AI 학습, 생성·활용, 재사용·공유의 6개 단계로 설정하였다. 이는 데이터 생애주기 관점에서 데이터를 다룬 입장과 정적 자원이 아닌 동적 흐름으로 데이터에 접근한 연구 그리고 AI 학습 결과물이 다시 데이터로 귀환하는 재순환 구조의 측면에서의 선행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공연예술 분야의 특성도 고려되었다. 데이터 거버넌스 요인은 정당성·품질·통제성·투명성·책임성·활용성의 6개로 설정하였는데 선행 연구와 EU 등이 제시한 국제규범 등을 참고한 것이다.
분석 대상 사례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단계를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공연영상, 동작 데이터, 음성 데이터, 메타데이터 등 공연예술 데이터의 다양한 유형을 포함하며, AI 기반 창작, 실시간 인터랙션, 디지털 아카이빙 등 실제 공연예술의 창작 및 운영 과정에서 데이터의 활용이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데이터 거버넌스 이슈가 구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등을 고려하여 7개를 선정하였다. 다만 공연예술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거나 1차 자료의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 그리고 학술 연구나 공식 보고서가 존재하지 않고 언론 보도 등으로만 확인되는 사례는 이를 제외하였다. 분석 대상 사례의 범주화는 파이프라인 목적(보존·창작·유통), AI 학습 단계 포함 여부(포함·부재·차단), 데이터 접근·공유 구조(폐쇄·부분·개방) 등 3개의 기준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최대의 다양성이 확보되도록 분석 대상 사례들이 선정되었다.
분석을 위해 선행 도출한 범주화 기준을 적용하여 7개 사례를 유형화하고 그 결과에 따라 범주를 확정하였다. 이후 각 범주가 갖는 파이프라인 특성에 근거하여 가장 지배적인 거버넌스 요인을 사전 설정하고, 실제 관찰 패턴과 대조하는 패턴 매칭(pattern matching)을 범주별로 실시하였다. 패턴 매칭 결과 예측 패턴과 실제 관찰의 일치·부분 일치·불일치를 판정하고 불일치가 발생하는 경우 그 구조적 원인 분석을 시도하였다. 문헌 연구를 통해 공연예술, AI, 데이터 거버넌스 등에 대한 선행 연구를 검토하고 분석의 틀과 분석 도구 등을 도출하였으며 학술 논문, 기관 보고서, 언론 보도자료, 각 기관 웹사이트의 설명자료 등의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Ⅱ. 이론적 논의
1.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데이터 거버넌스
1)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개념과 성격
전통적으로 데이터는 주로 기록을 위한 대상으로서 일반적으로 생성-저장-사용-보관폐기의 선형적 구조 속에서 관리 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인터넷이 보급·확산 되고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이터는 단순 기록물이 아닌 분석되고 반복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자산으로 변화하였다. 이에 따라 데이터를 단순 저장 대상이 아니라 생성에서 활용까지 흐르는 동적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과정 중심적 관점이 생겨났다(Marz, Warren 2015, 1-24). 최근에는 AI 환경으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면서 동적 과정을 넘어 AI 모델이 생성한 결과물이 다시 데이터가 되어 활용되는 순환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다. 즉 AI 환경에서 데이터는 선형적 흐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성→활용→재사용의 순환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형되고 재투입된다. 따라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게 위해서는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같이 순환을 단계별로 나누어 특성을 규명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구조적인 틀이 요구된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데이터가 생성된 이후 수집, 정제·처리, 저장, 분석·학습, 활용 및 재사용에 이르기까지 이동하고 변환되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흐름 및 처리 구조를 의미한다. 데이터가 생성·활용되고 다시 확산되는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설명하는 과정 중심의 분석 틀인 것이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관점에서 보면 파이프라인을 이루는 각 단계는 독립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서로 연계된 연속적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데이터의 가치와 위험 역시 특정 단계가 아니라 파이프라인 전반에서 누적된다(OECD 2019; Shah, Peristeras, Magnisalis 2021, 8-12; Sculley et al. 2015, 2503–2511).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단순한 기술적 흐름을 설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활동을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프레임워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데이터 파이프라인 접근을 공연예술분야에 적용하는 경우 공연예술 데이터의 문제를 단일 시점이 아니라 전 과정에서 누적되는 구조적 문제로 파악할 수 있다. Shah, Peristeras와 Magnisalis(2021)는 76개의 기존 데이터 라이프사이클 모델을 체계적으로 통합한 프레임워크에서 수집·저장·처리·관리·공유·삭제의 6개 단계를 핵심 관리 요인으로 규정하고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관리 요건과 위험 요소가 상이하게 나타났다고 하였다(8-12). Kreuzberger, Kuhl과 Hirschl(2023)은 AI 시스템에서 수집→처리→학습→배포→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AI 학습 단계와 배포·생성 단계는 독립적인 거버넌스 요건을 발생시키는 별도의 관리 단위로 설정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31869–31871). Bommasani et al.(2021)은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의 광범위한 재사용 구조를 분석하며 재사용·공유 단계를 독립적 거버넌스 단계로 설정해야 할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였다(18-27). OECD(2022)는 데이터 접근과 공유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권고에서 데이터는 수집, 관리, 접근 및 공유, 재사용의 과정을 거치며 가치를 창출하는 순환적 구조를 띤다고 설명한다(37). 특히 데이터의 접근과 공유는 데이터 기반 혁신과 가치 창출의 핵심 메커니즘이며 이를 뒷받침하려면 데이터의 품질 관리, 거버넌스, 보안, 재사용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들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공통 사항은 표현은 다소 다름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개념을 단계별 거버넌스 분석의 핵심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단계 구분을 통해 순환의 어느 지점에서 어떤 관리 요건이 적용되는지를 특정하고, 문제 발생 시 원인을 소급 추적하며, 단계별로 상이하게 나타나는 거버넌스 요인의 패턴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데이터 거버넌스
데이터 파이프라인 접근방식에서 데이터는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성격과 활용 가능성이 함께 바뀐다. 가령 공연 현장에서 수집된 영상 데이터는 처음에는 공연 기록물의 성격을 띠지만, 전처리를 거쳐 동작 데이터로 변환되면 실연자의 신체 표현 데이터가 되고, AI 모델 학습에 투입되면 학습 데이터가 되며, 생성 결과물로 활용되는 단계에 이르면 새로운 창작물 또는 파생 데이터의 성격을 띤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단계마다 쟁점이 되는 기술적·규범적·절차적 요인을 따로 살펴야 하는 이유이다.
데이터 거버넌스(data governance)는 데이터의 관리, 통제, 활용을 위한 정책과 절차로서 제도·관리·기술 요소를 포함하고 데이터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맥락 의존적 체계라고 할 수 있다(OECD 2022, 12).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맥락 의존적이라는 부분이다. 이는 다루는 데이터의 유형, 관리 조직의 형태, 활용 목적 등에 따라 거버넌스의 내용과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양한 데이터 거버넌스 연구나 접근방법이 존재한다. 데이터 거버넌스를 조직 내 데이터 자산의 관리 체계로 이해하기도 하고 데이터를 권리와 규제의 대상으로 하는 설명이 있는 반면에 데이터 품질, 메타데이터 관리, 파이프라인 자동화, 데이터 보안의 기술적 구현 문제로 이해하는 관점도 있다. 또 데이터 거버넌스가 적용되는 범위에 따라 조직 내부와 조직 간 거버넌스를 다루기도 하고 강조하는 거버넌스의 목적, 데이터 유형과 도메인을 중심으로 데이터 거버넌스를 유형화하여 접근하기도 한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데이터 거버넌스의 분석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 데이터 거버넌스가 갖는 이러한 본질적 특성으로부터 얻게 되는 시사점은 데이터 거버넌스가 파이프라인 전체에 균일하게 적용되는 단일 체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데이터가 위치한 단계의 특성과 위험 구조에 따라 상이한 요인이 핵심으로 작동하는 단계 의존적 체계이며 이는 파이프라인 단계별로 두드러지는 거버넌스 요인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본 연구의 분석이 가지는 의미를 명확하게 해준다.
2. 공연예술 데이터와 AI의 활용
1) 공연예술과 공연예술 데이터
공연예술은 관객과 직접 대면하는 가운데 특정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실현되는 예술 형식으로, 현장성과 일회성을 본질로 한다. 창작자가 의도한 예술적 내용을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행위이므로, 동일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공연 시점의 실연자 해석, 연출 방식, 관객 반응, 공간 조건에 따라 매번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이호신 2013, 251). 또한 공연예술은 연기, 음악, 무용, 무대미술, 조명, 의상, 음향 등 다양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종합예술이며, 공연의 성립은 단일한 창작 주체보다 연출, 배우, 무대기술, 기획 등 복수의 전문 영역이 분업하고 협업하면서 조율되는 과정에서 가능해진다. 시간성과 공간성에 강하게 의존하기 때문에 공연예술이 가지는 의미는 텍스트나 형식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와 사회적 맥락 안에서 구체화되기도 한다.
공연예술 데이터는 단순히 공연을 기록한 정보가 아니라 공연이라는 사건(event)이 생성·전개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표현, 상호작용, 환경 요소가 데이터 형태로 전환된 복합적 결과물로 정의할 수 있다. 그 특징은 일반적인 디지털 데이터와 달리 공연예술의 본질적 속성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첫째, 공연예술 데이터는 저작물인 동시에 AI 학습 데이터이다. 공연 영상, 안무 동작 기록, 음악 녹음은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창작물로서 창작자의 배타적 권리가 인정되는 대상인 동시에, AI 모델 학습에 활용될 수 있는 학습 데이터이다. 이러한 이중적 성격으로 데이터의 수집 단계에서는 저작물 활용의 정당성이 그리고 AI 학습 단계에서는 훈련 데이터의 출처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공연예술 데이터는 개인정보인 동시에 예술적 표현이다. 공연자나 관객의 신체 동작, 안면 표정, 음성, 생체 신호는 특정 개인을 식별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개인정보로서 개인정보 보호 규범의 적용을 받는 동시에, 실연자의 예술적 정체성과 창작 표현이 담긴 고유한 예술적 자원이다(Kuner et al. 2020, 145-150). 이 이중성은 데이터 수집 시 개인정보 보호 법규에 따른 동의 요건과 실연자의 예술적 권리 보호라는 두 가지 요건이 중첩적으로 적용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생체데이터를 공연에 통합하는 경우 이 데이터는 무의식적 움직임조차 감정적 통찰이나 신체적 상태 예측에 활용될 수 있는 의료 데이터에 가까운 성격을 가져 수집 목적 이외의 용도로 활용될 경우 실연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
공연예술 데이터는 일회적 사건인 동시에 영속적 디지털 자산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소멸하는 공연이 모션캡처, 영상 녹화, 센서 데이터 수집 등을 통해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되면서, 원래 일회적이었던 사건이 무한히 재생·재사용될 수 있는 영속적 자원으로 변환된다(Ayerbe 2017, 555-558). 이 전환은 보존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시에, 재사용·공유 단계에서 원 창작자의 통제권 밖에서 데이터가 유통되는 거버넌스 문제 또한 발생시킨다. 이러한 공연예술 데이터의 특성으로 인해 공연예술 데이터 거버넌스 역시 구조적 복잡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2) 공연예술 데이터와 AI의 활용
일반적인 디지털 데이터와 달리 공연예술 데이터가 가지는 특성이 가져오는 데이터 거버넌스와 관련되는 이슈와 쟁점들은 창작·공연·교육·기록 관리의 전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창작 영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영국의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Wayne McGregor)와 구글이 협업한 「Living Archive」(리빙 아카이브)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맥그리거가 축적한 데이터, 무용수의 움직임을 모션캡처 기술로 수집한 뒤 스켈레톤 형태의 데이터로 변환한 데이터를 AI 모델이 학습할 수 있도록 하였다. AI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움직임의 패턴과 스타일을 분석하고 새로운 안무를 생성하는 데 활용되었다(이영철 2025, 134; 한석진 2021, 358-359). 이 사례는 수집→정제·처리→저장·관리→AI 학습→생성·활용의 파이프라인 전 단계가 창작 과정에서 순차적으로 작동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안무가의 저작물이 AI 훈련 데이터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정당성과 통제성의 거버넌스 문제를 직접적으로 제기한다.
로열 세익스피어 컴퍼니(Royal Shakespeare Company)의 「The Tempest」(템페스트)는 배우의 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캡처하여 디지털 캐릭터에 반영함으로써 인간과 가상 존재 간의 상호작용을 구현한 대표적 디지털 공연 사례이다. 이 공연은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인터랙션 기술을 핵심으로 한 디지털 공연으로 수집→정제·처리→생성·활용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라이브 공연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배우의 신체 데이터가 개인정보인 동시에 공연 구성 요소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이다.
MIT 미디어 랩(Media Lab)의 퍼포먼스 연구는 공연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신체·감정·행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하는 것과 관련된다. Picard(1997)의 Affective Computing 연구는 관객의 얼굴 표정, 음성, 심박수, 몸짓 등의 생리적·행동적 신호도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로 인터랙티브 공연과 감정 기반 퍼포먼스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것이다(60-80). Machover의 Hyperinstruments 프로젝트는 연주자의 움직임, 압력, 속도 등의 신체 데이터를 센서를 통해 수집하고 이를 실시간 음향 생성 시스템과 연결함으로써 몸짓을 디지털 입력 데이터로 활용한 사례이다(Nattinger 2014, 25-37). 이러한 접근들은 공연자의 내면 상태까지도 시각화하거나 공연의 일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표현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였다(Candy and Edmonds 2018, 63-68). 아울러 생체·감정 데이터가 개인정보이자 예술적 표현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님으로써 수집과 활용 등에 있어 동의 여부와 범위, 활용 목적에 관한 거버넌스 요건이 기술적 구현과 더불어 요구된다는 점도 시사한다.
국내에서도 공연예술 데이터 활용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국립현대무용단, 국립극장, 서울예술단 등 주요 기관은 XR 기술과 AI를 활용한 공연 제작,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온라인 공연 서비스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례에서는 공연 영상 데이터, 신체 데이터, 관객 참여 데이터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국립발레단의 「Physical Thinking+AI」 프로젝트는 국내 공연예술 분야에서 AI를 안무 창작에 직접 적용한 최초의 사례로서, 기존 공연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제도적 거버넌스 기반이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창작이 이루어진 현실을 보여준다(허가영 2025, 257).
이상의 사례들은 공연예술 분야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 창작·공연·기록·교육의 전 영역에 걸쳐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여러 거버넌스 요건 또한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거버넌스 요인들은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성격 또는 파이프라인의 단계에 따라 속성을 달리하여 표출된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공연예술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각 단계를 독립적 거버넌스 분석 단위로 설정하는 본 연구의 분석 논리가 현장의 실제 작동 방식과도 일치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3. 분석 틀
본 연구는 공연예술 분야의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범주로 유형화하고 각 범주에서 지배적으로 표출되는 거버넌스 요인을 예측 패턴과 실제 관찰과의 비교를 통해 탐색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은 수집, 정제·처리, 저장·관리, AI 학습, 생성·활용, 재사용·공유의 6개 단계로 하였는데 이는 Shah et al.(2021), Kreuzberger et al.(2023), Bommasani et al.(2021) 등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수집, AI 학습, 재사용·공유 등 공연예술 분야에서 거버넌스 문제가 집중되는 측면을 고려하여 설정한 것이다.
표 1.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단계(Stages of Data Pipeline)
| 단계 | 개념 | 특징 |
|---|---|---|
|
수집 (Collection) |
다양한 출처로부터 원천 데이터를 확보하는 단계 |
• 현실 세계의 행위·현상을 데이터로 변환 • 데이터의 범위와 성격이 이 단계에서 결정됨 |
|
정제·처리 (Cleaning & Processing) |
원천 데이터를 분석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단계 |
• 오류 제거 및 결측치 처리 • 데이터 표준화 및 구조화 |
|
저장·관리 (Storage & Management) |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저장·관리하는 단계 |
• 데이터베이스 및 클라우드 기반 저장 • 접근권한 및 보안 관리 |
|
AI 학습 (AI Training) |
데이터를 활용하여 모델을 학습시키고 패턴을 도출하는 단계 |
• 머신러닝/딥러닝 기반 모델 학습 • 데이터 품질이 모델 성능에 직접 영향 |
|
생성·활용 (Generation & Utilization) |
학습된 모델을 기반으로 결과를 생성하고 실제에 적용하는 단계 |
• AI를 통한 콘텐츠 생성 및 의사결정 지원 • 서비스 및 창작 활동에 직접 활용 |
|
재사용·공유 (Reuse & Sharing) |
데이터를 외부에 공유하거나 새로운 목적에 재활용하는 단계 |
• 데이터 및 모델의 재사용 확대 • 데이터 결합 및 확장 활용 가능 |
데이터 거버넌스 요인 역시 정당성, 품질, 통제성, 투명성, 책임성, 활용성의 6개로 설정하였다. 145편의 선행 연구를 통합하여 데이터 거버넌스의 핵심 구성요소를 체계화한 Abraham, Schneider, Brocke(2019)와 신뢰 AI 실현을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 요건을 파이프라인 전 단계에 연결한 Janssen, Brous, Estevez, Barbosa 와 Janowski(2020)의 연구, EU의 데이터와 AI에 관한 규범 등을 검토하여 공통되는 요인들을 식별하고 이를 공연예술 데이터 거버넌스 측면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하였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유형화를 위해서는 거버넌스가 관점과 접근방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내용이 보이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파이프라인의 목적, AI 학습단계 포함 여부, 데이터 접근·공유 구조의 3가지 기준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기준은 선행 연구(Shah et al. 2021; Kreuzberger et al. 2023; Ginsburg and Budiardjo 2019)를 통해 도출한 것이다. 파이프라인 목적은 동일한 데이터라 하더라도 목적에 따라 관리 요건과 위험 구조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Shah et al. 2021). 이 기준에 의하면 보존, 창작 또는 유통 등 공연예술 파이프라인이 가지는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거버넌스 패턴이 발생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AI 학습 단계의 포함 여부는 AI 학습 단계가 파이프라인 전체에 대하여 가지는 중요성이 크다는 연구로부터 도출된 것이다(Kreuzberger et al. 2023; Sculley et al. 2015). 데이터 접근·공유 구조는 데이터의 발견가능성·접근가능성·상호운용성·재사용가능성이 거버넌스의 핵심 차원임을 규정한 연구들과 데이터 접근 구조에 따라 상이한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규범들에 근거한다. 접근 구조가 폐쇄적인가(온사이트 전용), 부분 개방적인가(공연·교육 배포), 전면 개방적인가(오픈 플랫폼·오픈소스)에 따라 활용성과 통제성 요인의 분포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표 2
데이터 거버넌스 요인(Data Governance Factors)
| 데이터 거버넌스 요인 | 개념적 정의 | 관찰지표 |
|---|---|---|
| 정당성 (Legitimacy) | 법적 근거와 데이터 주체 동의 확보 정도 | 저작권 허락·실연자 동의·적법 처리 근거 |
| 품질 (Quality) | 접근·수정·삭제 권한의 설정과 실행 정도 | 접근 권한·복제 방지·소유권 귀속 명확성 |
| 통제성 (Control) | 목적 부합적 정확성·완전성·일관성 정도 | 수집 정밀도·정제 절차·품질 검증 |
| 투명성 (Transparency) | 수집 목적·처리 방식·메커니즘의 공개 정도 | 목적 공개·알고리즘 문서화·감사 추적 |
| 책임성 (Accountability) | 책임 주체 명확성과 책임 이행 가능성 | 책임 주체·귀속 기준·구제 절차 명시 |
| 활용성 (Usability) | 발견·접근·재사용 가능성 정도 | 공개 접근·라이선스 명확성·실제 활용 사례 |
Ⅲ. 공연예술 데이터의 거버넌스 사례 분석
1. 데이터 파이프라인 현황 분석
1) 분석 대상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은 공연예술 AI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각 단계가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될 수 있고, 공연 영상·동작 데이터·음성 데이터·메타데이터 등 공연예술 데이터의 다양한 유형을 포함하며, AI 기반 창작·실시간 인터랙션·디지털 아카이빙 등 데이터 활용 구조가 실제 공연예술 창작 및 운영 과정에 적용된 7개 사례이다. 파이프라인 목적·AI 학습 포함 여부·데이터 접근 구조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선정하였다.
표 3
데이터 파이프라인 단계별 비교(Comparison of Data Governance Factors by Pipeline Stage)
| 분석대상 | 수집 | 정제·처리 | 저장·관리 | AI 학습 | 생성·활용 | 재사용·공유 |
|---|---|---|---|---|---|---|
| 리빙 아카이브 | 공연 영상·리허설 데이터 축적 | 영상 skeleton 데이터 변환 | 학습용 데이터셋 저장 | 안무 스타일 학습 | 새로운 동작 생성 | 생성 데이터 재학습 |
| 드림 | 실시간 센서 기반 데이터 수집 | 실시간 데이터 처리 | 최소 저장 | 사전 학습 모델 활용 | 실시간 공연 환경 생성 | 제한적 재활용 |
| 구글 아트앤컬쳐 | 다양한 문화데이터 수집 | 분석 가능한 데이터셋 | 플랫폼 기반 저장 | 일부 분석 활용 | 새로운 창작과 경험 생산 | 교육·연구 활용 |
| 가상무대 | 고정밀 동작 데이터 수집 | 3D 동작 데이터 정제 | 장기 저장 | 패턴 분석 | 교육·시뮬레이션 | 반복 학습 |
| 링컨센터 NYPL | 공연 기록 자료 수집 | 디지털 변환·메타데이터 부여 | 아카이브 저장 | 제한적 활용 | 연구·콘텐츠 제공 | 플랫폼 공유 |
| 딥 댄스 | 유튜브 영상에서 3D 춤 데이터를 추출 | 스켈레톤 데이터로 변환 | 연구실 서버나 GPU 학습 환경에 저장 | 모델 학습 | AI 안무 생성 | 모델과 코드 깃허브에 개방 |
| Physical Thinking +AI | 공연·리허설 영상 수집 | 동작 분석·구조화 | 데이터베이스 저장 | 분석·부분 학습 | 창작·교육 활용 | 반복 분석 활용 |
2) 범주화
7개 사례의 유형화는 파이프라인 목적, AI 학습 단계 포함 여부, 데이터 접근·공유 구조의 기준을 적용하여 이루어졌다. 판단 근거로는 각 사례와 관련되는 문서나 기관 보고서, 학술 논문, 언론 보도 등 1차 자료를 활용하였다. 범주화는 세 가지 기준을 동시에 적용하되 파이프라인의 목적을 우선 고려하고 AI 학습 포함 여부와 데이터 접근 구조에 따라 최종 판단하였다. 다시 말하면, 목적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더라도 AI 학습 포함 여부와 데이터 접근 구조가 다르면 서로 다른 범주로 분류하였으며, 목적이 다르더라도 AI 학습 포함 여부와 데이터 접근 구조가 동일하면 같은 범주로 유형화하였다. 그 결과 7개의 사례는 다음과 같은 4개의 범주로 분류되었다.
범주 1에는 「리빙 아카이브」가 포함된다. 리빙 아카이브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의 25년 공연 아카이브를 순환 신경망(Recurrent Neural Network, RNN) 기반 AI 모델이 학습하여 새로운 안무 동작을 생성하는 세계 최초의 AI 안무 협업 프로젝트이다(이영철 2025, 142-143; 한석진 2021, 363-365). 목적이 AI를 활용한 창작으로 저작권자의 동의를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RNN 기반 AI 학습이 이루어지며 구글 익스페리먼트(Google Experiment)의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외부에 배포·공유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링컨센터 NYPL Theatre on Film and Tape Archive는 뉴욕공공도서관의 공연예술분관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공연예술 영상 아카이브이다. 5,000편 이상의 공연 영상을 12개 이상의 노조·길드와 맺은 계약에 의거 관련 자료와 데이터를 아카이빙하여 1970년부터 체계적으로 보존해오고 있다. 파이프라인 목적이 보존과 연구이며,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활용은 노조·길드와의 계약에 따라 법적으로 제약된다. 단지 온사이트를 통한 접근이 허용되는 폐쇄형 방식을 가지고 있어 범주 2에 해당한다.
범주 3에는 「Dream」(드림), 「Virtual Stage」(가상무대), 「Physical Thinking+AI」(피지컬 씽킹+AI)의 3개 사례가 포함된다. 「드림」은 로열 세익스피어 컴퍼니가 맨체스터 국제 페스티벌 등과 협력하여 배우의 모션캡처 데이터를 Unreal Engine(언리얼 엔진)으로 실시간 처리한 디지털 공연이다. 「가상무대」는 버밍햄 로열 발레단이 블룸버그 자산재단의 지원으로 Canon·RiVR과 협력하여 증강현실·가상현실·모션캡처 기술을 통합한 기관 주도형 몰입 공연 플랫폼으로, 2023년 출시되었으며 관객들의 접근성 확대를 핵심 목표로 한다. 「Physical Thinking+AI」는 국립발레단 이영철 발레마스터가 리빙 아카이브, 챗GPT, AIVA 등 3개 외부 AI 플랫폼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창작한 한국 최초의 AI 창작발레로, 2023년 7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되었다(허가영 2025, 244-246). 범주 3으로 분류된 사례들은 실시간 공연·기술 창작·창작 실험 등으로 파이프라인 목적이 각각 다른 측면이 있지만 AI 학습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고 공연이나 교육을 위한 경우에만 데이터 접근이 이루어진다는 공통 특성으로 동일 범주로 분류되었다.
구글 아트앤컬처와 Deep.Dance(딥 댄스)는 범주 4에 속한다. 구글 아트앤컬처는 2011년 Google Cultural Institute로 출범하여 현재 80개국 2,000개 이상의 문화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700만 개 이상의 아카이브 아이템을 제공하는 글로벌 디지털 문화유산 플랫폼이다. 딥 댄스는 저장대학교 CAPG(Computer Animation & Perception Group) 그룹이 유튜브 공개 댄스 영상을 반자동으로 수집하여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 기반으로 음악-동작 상관관계를 학습하고 새로운 댄스 시퀀스를 자동 생성하게 하는 학술 AI 연구 프로젝트이다. 2021년 IEEE Transactions on Multimedia에 발표되었다(Sun et al. 2021). 딥 댄스는 창작물 생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범주 1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리빙 아카이브」가 서비스 인터페이스는 공개되어 있으나 훈련 데이터·학습 모델·알고리즘은 외부에 공개되어 있지 않고 저작권자 본인이 데이터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정당한 데이터 수집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면 딥 댄스는 학습 코드·훈련 모델·생성 결과물이 GitHub을 통해 전면 공개되고 있고 YouTube 영상을 저작권 확인 없이 반자동 수집하는 데이터 수집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범주 4에 속하는 것으로 하였다. 아울러 범주 4의 사례들은 플랫폼 제공과 기술 연구, 창작 지원이라는 상이한 목적을 갖으나, AI 학습이 포함되면서도 학습 과정의 정당성·투명성·책임성이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데이터 접근이 통제 없이 전면 개방된 구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동일 범주로 분류되었다.
범주별 구성과 파이프라인 특성은 <표 4>에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4개 범주의 파이프라인 특성 비교에서 두 가지의 구조적 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하나는 AI 학습 단계의 처리 방식이 범주를 구분 짓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활용성과 정당성 사이에 역의 관계가 대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표 4
범주화의 결과 및 특성(Dominant Data Governance Factor by Category)
| 구분 | 사례 | 목적 | AI 학습 | 데이터 접근 구조 | 거버넌스 특성 |
|---|---|---|---|---|---|
| 범주 1 | 리빙 아카이브 | 창작·안무 생성 | 포함 | 서비스 개방· 데이터 부분 개방 |
AI 학습 포함. 저작권자 일치 구조가 거버넌스 조건을 선제 확립 |
| 범주 2 | 링컨센터 TOFT | 법적 보존·연구 | 접근차단 (노조 계약) |
폐쇄 (온사이트 전용) |
법적 계약이 통제성 최강 확립. 동시에 AI 학습 차단·활용성 봉쇄 |
| 범주 3 | 드림 가상무대 Physical Thinking+AI |
실시간 공연·기술 창작·창작 실험 | 구조적 부재 | 부분 개방 | 자체 AI 학습 없이 기술 도구 중심 운영 |
| 범주 4 | 구글 아트앤컬처 딥 댄스 |
플랫폼 제공·기술 연구·창작 활용 | 포함 | 전면 개방 | AI 학습 포함·전면 개방 구조. 활용성 최강 |
2. 패턴 매칭 분석
패턴 매칭 분석은 선행 연구 등을 근거로 범주별로 예측 요인과 핵심 단계를 설정하고 학술 논문, 보고서, 문서 등의 1차 자료에 따라 실제 관찰 결과를 확인한 후 예측 패턴과 실제 관찰 간의 일치, 부분 일치 또는 불일치를 예측 방향과의 부합 여부, 충족 범위(범주의 전부 또는 일부 등), 근거 확인을 고려하여 판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표 5
패턴 매칭 판정 기준(Pattern Matching Assessment Criteria)
| 판정 | 예측 방향과의 부합성 | 충족 수준 | 근거 확인 | 판정 조건 |
|---|---|---|---|---|
| 일치 | 예측 방향 일치 | 범주 전체 또는 단독 사례 | 1차 자료에서 명시적 확인 | 세 조건 모두 충족 |
| 부분 일치 | 예측 방향 일치 | 범주 일부 또는 범주 내 하위 변이 존재 | 1차 자료에서 부분 확인 | 세 조건 중 일부 충족 |
| 불일치 | 예측 방향 불일치 | 확인 불가 | 불일치 원인을 1차 자료로 확인 | 예측과 다르거나 예측한 단계가 존재하지 않음 |
1) 범주 1: AI기반 창작
범주 1은 공연예술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하여 새로운 안무와 움직임을 생성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기존 공연 및 움직임 데이터가 AI 학습에 활용되므로 수집 단계에서의 정당성을 핵심 거버넌스 요인으로 예측하였다. 공연 데이터는 저작권·실연자 권리·개인정보가 하나의 데이터 안에 결합되어 있어 AI 학습에 활용하려면 세 가지 상이한 법적 보호 체계에서 각각의 정당성이 수집 단계에서 동시에 확보되어야 한다(Khatri, Brown 2010; Ginsburg, Budiardjo 2019).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파이프라인 전 단계에 걸쳐 여러 불확실성이 전파되기 때문이다(Bommasani et al. 2021).
관련 문서들을 검토한 결과 리빙 아카이브 제작을 위해 맥그리거는 25년 동안 축적한 공연 실황, 뮤직비디오, 인터뷰, 비하인드 씬 등 전체 아카이브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인 맥그리거 본인이 AI 학습에 활용될 대규모 공연 데이터를 명시적 동의를 통해 자발적으로 제공하여 공연예술 데이터의 저작권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알고리즘 학습이 진행되면서 무용수들의 정확한 신체적 특성을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개별 무용수들의 리허설 영상도 추가로 제공하였는데 2026년 3월 15일 Bastien Girschig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연에 참여한 무용수들의 동의는 확인이 된다. 그러나 실연자 권리와 관련하여 개별 무용수 각각의 움직임과 신체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관한 별도의 동의 절차가 있었는지 명시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도 여타 법이나 규범에서 규정하고 있는 생체데이터의 처리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범주 1의 경우 수집 단계에서 데이터 활용의 정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예측 방향은 대체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저작권자 동의는 저작권자·안무가·데이터 공급자가 일치되는 구조에 의해 충족되나 실연자 권리와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는 명시적 확인이 어려웠다. 이에 부분 일치로 판정하였다.
2) 범주 2: 실시간 공연
범주 2는 무용수와 배우의 움직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처리하여 가상의 공연을 만들어 내거나 또는 몰입형 환경(immersive environment)과 연결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은 AI 학습 자체보다 실시간 인터렉션과 움직임 데이터 처리를 중심으로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본 연구에서는 로열 세익스피어 컴퍼니의 「드림」, 버밍햄 로열 발레단의 「가상무대」, 국립발레단의 「Physical Thinking + AI」를 포함하였다. 이 유형의 핵심 특징은 모션캡처 기반 스켈레톤 추적과 실시간 렌더링을 통해 인간의 움직임과 디지털 환경이 실시간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추적 정확성, 지연, 동기화와 같은 품질 문제가 핵심 거버넌스 이슈로 된다.
범주 2의 경우 움직임 데이터의 정확성과 실시간 처리 안정성이 중요하므로 정제·처리 단계에서의 품질을 핵심 거버넌스 요인으로 예측하였다. 이러한 예측은 데이터 품질을 데이터 거버넌스의 핵심 요소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과 실시간 AI 시스템 연구에서 지연과 동기화 문제가 시스템의 신뢰성과 직접 연결된다는 논의에 따른 것이다(Sculley et al. 2015; Shah et al. 2021; Kreuzberger et al. 2023).
실제 관찰 결과 「드림」은 배우의 움직임을 모션캡처를 통해 실시간으로 가상환경과 연결하는 체험형 공연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수집된 모션캡처 데이터를 강력한 3D 제작 도구인 Unreal Engine에서 실시간으로 렌더링하는 처리 구조가 움직임 데이터의 정확성과 실시간 처리 안정성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하였다. 공연 중 1프레임의 지연도 허용되지 않는 실시간 처리 환경에서 품질이 파이프라인의 지배적 요건으로 작동한 것이다. 로열발레단의 「가상무대」 역시 무용수의 움직임 데이터를 디지털 렌더링과 안무 시각화에 활용하고 있었으며, 추적 정밀도와 움직임 동기화가 핵심 기술 요소로 나타났다. 또한 「Physical Thinking + AI」는 독자적인 AI 학습용 말뭉치 구축보다는 외부 AI 시스템의 활용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인간 안무가와 AI 시스템 간의 실시간 상호작용이 중요한 특징으로 나타났다.
1차 자료 위주의 관찰 결과 범주 2의 경우 정제·처리 단계에서 품질이 핵심 거버넌스 요인으로 나타난다는 예측 패턴이 확인되었다. 「드림」과 「가상무대」에서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 품질이 공연 구현과 직접 연결된다는 전제에 따라 스켈레톤 추적의 정확성, 실시간 동기화, 저지연 처리, 몰입형 렌더링의 안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들의 적용이 이루어졌다. 「Physical Thinking+AI」에서도 안무가의 수동 선별 과정이 품질 관리 기능을 수행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예측과의 부합성, 충족 수준, 근거 확인의 3가지 일치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 예측 패턴과 관찰결과가 일치하는 것으로 판정하였다.
3) 범주 3: 디지털 아카이브형
범주 3은 공연예술 데이터를 장기 보존 가능한 디지털 아카이브 형태로 구축하고 관리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에서는 데이터가 손상되거나 사라지지 않도록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보존, 데이터에 대한 설명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메타 데이터 관리, 데이터에 누가 어떤 조건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를 통제하는 아카이브 접근 관리 등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링컨센터 디지털 아카이브(NYPL Theatre on Film and Tape Archive)를 대표 사례로 포함하였다.
범주 3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연 데이터의 장기 보존과 접근권 관리가 중요하므로 저장·관리 단계에서의 통제가 핵심 거버넌스 요인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러한 예측은 계약과 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체계에서는 통제성이 거버넌스의 지배적 요인이 되며, 보존 목적의 파이프라인에서는 저장·관리 단계의 접근 통제와 원본 무결성 유지가 핵심 과제라는 연구 결과로부터 도출되었다(Khatri, Brown 2010). 실제 EU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GDPR에 규정하였다.
링컨센터의 Theatre on Film and Tape Archive는 공연 영상, 안무 기록, 인터뷰 자료 등을 장기 보존이 가능한 디지털 아카이브 형태로 관리하고 있다. 핵심 컬렉션은 실제 관객이 있는 상태에서 촬영된 수천 편의 공연 영상으로 구성되며, 공연 제작진·배우·노동조합의 동의를 거쳐 전문 촬영 방식으로 기록된다. 공연 영상은 연구·교육 목적에 한해 뉴욕공공도서관 카드와 연구자 계정을 보유한 이용자가 현장 열람을 신청하는 온사이트 방식으로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며, 외부 복제·온라인 배포·스트리밍은 일체 불허된다. 아카이브 운영은 노조와 창작자 권리 보호를 위한 엄격한 접근 정책과 오픈 소스 기록관리 시스템인 ArchivesSpace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관찰 결과 디지털 아카이브형 사례인 범주 3에서는 저장·관리 단계에서의 통제성이 두드러진 거버넌스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사이트 전용 접근 정책, 복제 완전 불허, 연구자 계정 필수 등 접근 통제와 복제 방지, 장기 보존을 위한 물리적·제도적 장치가 강력하게 확립되어 있으며 이러한 내용은 뉴욕공공도서관의 정책 문서를 통해 명시적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저장·관리 단계에서 통제성이 핵심 거버넌스 요인이라는 예측 패턴이 확인되었다.
4) 범주 4: 플랫폼·확산형
범주 4는 공연예술 데이터를 플랫폼 기반으로 연결·공유·확산하는 유형이다. 본 연구에서는 구글 아트앤컬처의 플랫폼과 딥 댄스를 포함하였다. 범주 4는 공연예술 데이터와 AI 안무 기술의 공유 및 확산이 핵심 목적이므로 재사용·공유 단계에서의 활용성이 핵심 거버넌스 요인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러한 예측은 데이터 가치의 극대화가 재사용·공유 단계에서의 활용성에 따라 결정되며 특히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공유가 이루어지는 경우 데이터가 얼마나 발견되고 접근되고 재활용될 수 있는가가 파이프라인 전체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Abraham et al. 2019).
구글 아트앤컬처는 다양한 공연예술 기관과 협력하여 모션캡처 데이터와 안무 아카이브를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고 있었으며, 이용자는 인터렉티브 인터페이스를 통해 움직임 데이터를 탐색한다. 또한 딥 댄스는 GAN 기반 생성 모델과 학습 코드를 깃허브(GitHub)에 오픈소스로 배포하였다.
관찰 결과 범주 4에서는 재사용·공유 단계에서의 활용성이 핵심 거버넌스 요인으로 나타난다는 예측 패턴이 대체로 확인되었다. 구글 아트앤컬처는 구글 익스페리먼츠를 통해 전 세계 누구나 인터랙티브 인터페이스로 공연 데이터를 탐색·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고 있으며, 딥 댄스 역시 깃허브 오픈소스 배포로 생성 모델과 학습 코드가 전 세계 연구자에게 전면 공개되어 연구·창작에 재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범주 4의 사례에서도 데이터 접근 구조가 완전히 개방적인 것은 아니다. 구글 아트앤컬처의 경우 플랫폼 접근성과 콘텐츠 탐색 기능은 공개하고 있었지만 핵심 데이터 셋과 AI 구조는 제한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며, 정당한 재사용 조건의 충족과는 무관하게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딥 댄스는 무허가 수집 데이터로 생성된 모델의 오픈소스를 재배포하여 정당성 없는 재사용에 대한 우려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관찰 결과에 따라 범주 4의 경우 재사용·공유 단계에서 활용성이 두드러지게 충족된다는 예측 방향은 확인되나 정당한 재사용 조건의 미충족으로 인하여 부분 일치로 판정하였다.
표 6.
패턴 매칭 분석 결과(Results of Pattern Matching Analysis)
○ 해당 / △ 부분 해당
| 구분 | 관찰 결과 | 예측 방향 | 범위 | 근거 | 판정 | 근거 |
|---|---|---|---|---|---|---|
| 범주 1 |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에 대한 명시적 동의와 자발적 제공 |
○ | △ | ○ | 부분 일치 | Bastien Girschig; Google Experiments(2018) 등 |
| 범주 2 | 실시간 추적의 정확성과 동기화 문제 등 기술 요소가 핵심 |
○ | ○ | ○ | 일치 | Birmingham Royal Ballet; Holosphere; 이영철(2025); 허가영(2025) 등 |
| 범주 3 | 계약과 정책에 의한 데이터 접근권한 통제 |
○ | ○ | ○ | 일치 | NYPL Theatre on Film and Tape Archive |
| 범주 4 | 플랫폼을 통한 공유와 확산 | ○ | △ | ○ | 부분 일치 | Google A&C 문서; Sun et al.(2021); Bommasani et al.(2021) 등 |
Ⅳ. 결 론
1. 연구 결과 요약
본 연구는 공연예술 분야의 AI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범주별로 유형화하고, 각 범주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거버넌스 요인을 예측 패턴과 실제 관찰과의 대조를 통해 탐색적으로 확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패턴 매칭 분석 결과, 예측한 핵심 거버넌스 요인은 대부분의 범주와 단계에서 일치 또는 부분 일치로 확인되었다. 범주 1의 경우 수집 단계의 정당성, 범주 2와 범주 3에서는 각각 저장·관리 단계의 통제성과 정제·처리 단계의 품질이 지배적인 데이터 거버넌스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며, 범주 4에서는 재사용·공유 단계의 활용성이 예측한 바와 같이 지배적인 데이터 거버넌스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범주별 지배적 거버넌스 요인과 파이프라인 특성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정할 수 있었다. 우선 범주 1에서는 저작권자·안무가·데이터 공급자가 동일인이라는 파이프라인 특성이 수집 단계에서의 정당성을 지배적 요인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범주 2에서는 보존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파이프라인 특성이 법적 계약 등과 결부되어 저장·관리 단계에서의 통제성이 지배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범주 3에서는 실시간 공연 구현을 위한 기술 선택으로 인해 정제·처리 단계에서의 품질이 지배적 요인의 지위를 얻은 것으로 판단된다. 범주 4에서는 재사용·공유 단계에서 활용성을 지배적 요인으로 만든 요인이 플랫폼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또는 개방성이라는 파이프라인 특성으로 보인다. 이러한 분석에 따르면 파이프라인의 목적·기술·접근이라는 특성들이 각 범주의 지배적 거버넌스 요인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기능한다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 및 제도 설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범주 1에서 저작권 측면의 정당성은 확보되었으나 실연자 개별 동의와 개인정보 보호의 정당성은 불완전하게 확인되었다. 이는 현재 공연예술 현장에서 AI 학습을 위한 표준화된 동의 체계가 부재함을 실증한다. 따라서 안무가의 저작물 제공 동의, 무용수의 신체 데이터 AI 학습 활용 동의, AI 학습 차단 옵션을 포함하는 표준 동의서를 개발하고 이를 공연예술 계약의 필수 조항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범주 1의 분석에서 ArchivesSpace 기반의 체계적 메타 데이터 관리가 저장·관리 단계에 있어 통제성의 핵심 기반으로 작동함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AI 학습 관련 메타 데이터 표준은 현재 공연예술 분야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수집 방식, 권리 정보, AI 학습 허용 범위와 재사용 조건 등을 포함하는 공연예술에 특화된 메타 데이터 표준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공연예술 기관이 데이터 공개 시 AI 학습 허용, 부분 허용, 차단 여부를 명시하는 재사용 범위 표시 체계의 도입도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범주 1·3·4 분석에서 공통적으로 실연자의 신체 데이터가 AI 학습에 활용되거나 활용 가능성이 있음에도 실연자에 대한 명시적 권리 고지 체계가 부재함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국내 공연예술 분야의 실연자 권리 고지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는 사전 및 사후 고지는 물론 공연자 자신의 신체 데이터가 AI 학습 과정에 활용되는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차단 옵션도 포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AI 기반 창작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책임성 및 투명성 중심의 거버넌스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AI가 창작 과정에 참여하는 경우 결과물의 권리 귀속과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AI 생성 공연의 저작권 귀속과 실연자 기여 표기에 관한 법적 기준이 부재하므로 저작권법 및 저작인접권법의 AI 창작물 관련 조항 신설과 공연예술 분야 특화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한 과제이다.
2. 연구의 의의와 한계
본 연구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연예술 분야에서의 거버넌스와 관련된 이슈들을 탐색적으로 접근하였다. 기존 데이터 거버넌스 연구는 일반 정보시스템과 공공 데이터를 주요 맥락으로 삼고 있어 공연예술 데이터의 신체성·현존성·일회성이라는 특수한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본 연구는 파이프라인 목적·AI 학습 포함 여부·데이터 접근 구조라는 기준으로 7개의 사례를 대상으로 하여 4개의 범주를 도출하고 범주별로 지배적인 거버넌스 요인을 제시함으로써 공연예술 파이프라인 거버넌스 연구의 이론적 출발점을 제공하였다. 예측한 거버넌스 요인이 실제와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이 군집마다 상이한 구조적 메커니즘에서 비롯됨을 확인하였으며, 공연예술 데이터 거버넌스 문제가 단일한 해결책으로 접근할 수 없는 복합적 성격을 갖는다는 점도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방법론적 한계를 가진다. 연구자의 패턴 매칭 판정에 의존하여 주관성이 개입될 가능성이 있다. 모든 판정의 근거를 1차 자료에 둔 점도 한계로 인정된다. 다음으로 7개 사례라는 소수 사례 연구로 인하여 분석 결과를 일반화함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다. 본 연구가 제시하는 내용은 통계적 일반화가 아닌 분석적·이론적 일반화로 앞으로의 논의를 위한 출발점이며 후속 연구에서 정교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공연예술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범주별로 유형화하고 각 범주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거버넌스 요인을 패턴 매칭을 통해 탐색적으로 확인함으로써, 공연예술 분야의 데이터 거버넌스 논의를 위한 이론적 기반을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데이터와 AI가 공연예술의 창작·공연·보존·교육 등 전 영역에 걸쳐 깊숙이 결합되는 현실에서 거버넌스는 단순한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창작과 기술, 권리와 활용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본 연구가 제시한 분석 결과가 이러한 균형을 모색하는 후속 연구와 정책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