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상생활을 비롯한 사회활동전반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대체되며 전환되었다. 특히 관객의 공동 관람과 무대 위 현장감이 중요시 되는 공연예술계는 상당부분 침체되고 극장의 운영 또한 대폭 축소되거나 폐쇄되어 그 활동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공연예술계에서는 SNS를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을 잠정적으로 중단된 무대의 대안으로 활용하였다(윤보경, 장웅조 2020;백선혜, 이정현, 조윤정 2020). 윤보경, 장웅조 (2020)는 온라인에서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한 공연예술 형식이 예술가들의 창작지평을 넓히 는 계기로 바라본 바 있다. 백선혜, 이정현, 조윤정(2020)은 팬데믹 시대에 감염으로부터 취약한 공연예술계의 환경을 영상화하는 여러 사례를 통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지속가능한 디지털문화를 탐색하였다. 팬데믹을 겪는 첫 해의 흐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상반기에는 무대공연과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ing) 송출을 동시에 하거나 공연을 취소, 극장을 폐쇄하면서 위기에 맞닥뜨린 예술단체와 극장이 소셜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공연의 전체 영상을 일시적으로 공개하였다. 이는 당시 관객과 공연예술인들을 위로하고 관객을 잃지 않으려는 수단이었다. 하반기로 넘어가며 유럽을 비롯한 영미권은 극장 폐쇄가 지속되었으며 국내에서는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행해 소규모의 공연을 하여 무, 유 관객 공연실황을 송출하 기도 하였으나 영상에서 소실되는 현장감과 관객의 시점 자유, 영상 송출의 질에 대한 비판이 크게 일었다. 그러나 공연의 단순 기록을 넘어 영상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댄스필름(Dance Film)은 영상 자체가 작품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여러 안무가들에 의해 시도되었으며, 국립현 대무용단 또한 ‘댄스온에어(Dance on Air)’를 기획하여 댄스필름을 제작하고 유통함으로써 온라인공연으로서의 예술활동의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본 프로젝트는 온라인에서 공연예술 활동이 영상에 매진되어 있는 데에 반해 적극적인 온라인 기능을 살린 활동을 하고자 하였다. 이는 온라인 공간이 물리적 극장의 대안 공간이 아닌 온라인에 특화된 ‘온라인 극장’ 설립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것은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의 신규 지원사 업인 ‘아트 머스트 고 온(Art Must Go On)’에 선정되어 발표한 온라인 극장 ‘낫띵 시어터 (Nothing Theater, 이하 낫띵 시어터)’이다. 2020년 10월부터 12월까지 세 달간 리서치와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며 한 편의 무용공연과 한 편의 전시를 발표했다. 본 프로젝트는 극 장 자체가 작품이 되는 개념으로, 특정 설계되어 있는 극장환경 속에 작품을 삽입하는 형 식이 아닌 작품이 곧 극장이 되는 공간으로 설정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게임엔진 유니티 (unity)를 기반으로 극장을 공연예술의 도구이자 장으로 해석하고 활용한 점과 온라인공간 에서 증강하는 안무 개념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하는 시점인 2021년까 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공연예술의 창작과 제작에 관한 연구는 공연예술의 영 상화를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 연구에서는 유니티를 기반으로 온라인 극장과 온라 인공연을 개발한 사례를 연구함으로써 온라인을 활용한 공연예술 활동의 미래 가능성을 진취적으로 모색하고자 했다.
1. 낫띵 시어터(Nothing Theater) 기획 배경
2020년에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공연은 영상 송출로서 관객이 있는 공연을 라이 브 스트리밍, 무관중 공연을 라이브 스트리밍, 사전 녹화 공연을 스트리밍 하는 방식이었다. 기존 무대는 물리적으로 객석이 한정되어 있었다면 영상을 관람하는 수에는 제한이 없기에 극장과 기관, 단체에서는 극장 객석 이상의 뷰어수가 기록되는 것을 보고 공연 관객을 확대 할 수 있는 기대와 성과로 여기는 현상이다. 공연영상을 송출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영상 과 무대의 매체에 관한 고민도 점차 깊어졌지만 창작자들로부터 공연을 둘러싼 ‘잉여의 가치’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었다. 그것은 무대를 이루는 주변 환경을 바라보는 것, 극장에 가는 길과 공연을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극장에서 티켓을 찾는 일, 로비에서 사람들 과의 우연한 만남, 착석한 객석 주변으로 보이는 관객의 실루엣, 극장 소음, 극장냄새 등 공연과 극장과 관객이 만났을 때 일어나는 사적인 향유와 내재된 고유성들이다. 이러한 잉여의 가치들이 공연을 완성시키는 것이었던 반면, 영상에서는 무대만 볼 수 있었다.
온라인 극장 낫띵 시어터의 초기 기획 단계에서 목표한 것은 이러한 잉여의 가치를 온라 인에서 간접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물리적인 환경에서 감각할 수 있는 본 가 치를 시각화하여 미디어에서 간접 경험하도록 할 때에 온라인의 강점을 저하시킨다는 한 계에 부딪혔다. 더욱이 기존의 오프라인 환경에서 발생하던 가치를 모방의 차원에서 온라 인 환경에 구현시킨다면 팬데믹의 종료 여부에 따라 온라인의 활동 여부도 결정될 우려가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온라인 환경을 대안이 아닌 그 특이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 로 게임엔진을 사용한 온라인만의 극장으로 방향을 설정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 극장은 현재 팬데믹의 대안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닌 온라인에서만이 구현할 수 있는 극장으로 그 활동을 지속하고자 하였다. 이를 기점으로 온라인 환경에 더 적합한 극장의 기능과 역 할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또한 온라인에서 전달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으며, 물리적인 무대를 고수하는 것이 아닌 기술을 내포하여 무대를 확장하 려 할 때에 다양한 예술언어가 증식되고 증강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 을 바탕으로 안무가 허윤경과 시각예술작가 차지량을 낫띵 시어터에 초청하여 개발을 시 작하였다.
2. 낫띵 시어터 진행 개요
본 프로덕션은 총 3개월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온라인 극장과 두 편의 작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팀, 개발팀, 제작팀, 창작팀, 연구팀, 영상팀으로 구성하여 동시 에 진행하는 구조를 갖췄다. 개발에 앞서 기존의 물리적인 극장과 공연, 안무와의 차별성 을 갖기 위해서는 연구와 사유가 뒷받침되어야 했다. 온라인 극장은 기존 극장의 메타적인 관점이 필요했으므로 제작기간 절반 이상의 기획단계에서 극장과 공연, 안무의 고유성을 다시금 살펴보고 이를 온라인으로 변환할 때에 갖게 되는 의미변화를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엔진이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극장이라는 중심이 확고하지 않다면 온라인 극장이 게임과의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질의 기준으로 비교되거나 극장의 사유와 철학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방지하기 위하여 기획을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는 온라인 극장을 개관하기까지 개발과 병행되었으며 크게 세 개의 대주제로 구 성하였다. 첫째, 신체와 공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 및 논의를 진행하였으며, 둘째, 오프라인 극장에서 극장성과 공연성 그리고 온, 오프라인 극장의 경계에 대한 사례 분석을 논의 하 였다. 셋째로, 게임공간에서 신체와 공간의 관계와 유니티 기반의 온라인 극장 개발에 관 한 논의를 하였으며 개발 이후의 시점에서 참여자들의 합평회를 포함하였다. 첫 번째 대주 제에서는 무용학자이자 드라마터그인 김재리와 다이아거날 써츠(Diagonal Thoughts)의 대표이자 건축가인 김사라가 무용과 건축분야에서 신체와 공간의 관계를 역사적 맥락과 사례 분석으로 발표를 하였다. 각각의 주제는 ‘루돌프 본 라반(Rudolf von Laban)의 Choreutics 공간과 신체의 조화, 코레오그라피의 이슈들’과 ‘도식화 한 경험: 남이 설계한 집1’이었다. 두 번째 대주제에서는 아르코예술극장의 이제형 음향감독과 탁형선 조명감독 이 물리적인 극장에서 한 작품이 공연버전과 영상버전으로 제작되었을 때 변화하는 공연 의 속성과 극장의 역할에 대해 사례 발표를 하였다. 고스트 엘엑스 대표 류정식은 극장의 설계 이력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활용한 온라인에서의 사례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의 극장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경계에 대한 사례를 발표하였다. 각각의 주제는 ‘극장과 공연을 성립시키는 요소, 오프라인극장 사례 중심으로’와 ‘극장의 온/오프라인의 경계, 극 장의 기능에 대해서’였다. 세 번째 대주제에서는 이 프로덕션에 연구자이자 게임기획자로 참여한 박이선이 일반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정리하여 발표하였으며 이 를 공연 제작 과정과 비교하여 각 과정에 대한 참여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리고 최종적 으로 낫띵 시어터의 개발자가 온라인 극장을 개발하며 발견한 기존 게임과의 차이점을 발 표하고 연구 과정을 거친 참여자들이 최종 공연에서 경험한 내용들을 공유함으로써 향후 온라인공연의 지속적인 시도와 실험의 필요성이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각각의 주제는 ‘게임개발에서 신체기능과 가상공간의 개념’과 ‘온라인 극장과 공연을 만든 사람들 의 이야기’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내부 연구는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서로의 다른 언어를 이해하고 온라인 극장을 함께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것으로써 하나의 대주제마다 두 개의 소주제를 지닌 강의와 토론의 방식을 취하였다. 또한, 영상팀을 통해 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Youtube) 채널에 공개함으로써1) 미래 관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극장으로의 관심을 주목 시키고 향후 온라인공연 관람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작업과정이 특히 유 의미한 프로젝트임을 부각시키고 이를 영상아카이브로 공개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또한 본 프로젝트에서는 개발자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개발자가 사용하는 언어와 예술 가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공연 프로덕션과 가상공간 개발의 과정이 다른 점에서 충분 한 조율과 소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무용은 공연이 오르기 전까지 수정과 보완의 과정을 거친다면, 온라인에서는 디버깅(debugging, 프로그램의 오류 부분을 수정 보완하는 단계) 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창작하는 과정에서 시간 배분이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예술가와 개발자가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과 함께 배우는 협력의 태도도 요구되었다.
비록 짧은 3개월의 기간 동안 개발과 제작이 이뤄졌으나 차지량, 허윤경의 두 작업을 동시에 제작한 이유는 시각예술 기반의 퍼포먼스 작가와 공연예술 기반의 안무가가 각기 다른 분야의 작업 과정에서 중요시하는 고유성의 차이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서로 다른 두 작업에서 작동하는 창작의 방식, 문제 해결의 과정 등에서 각각의 특이점을 발견하고자 한 것이다. 시각예술에서 퍼포먼스가 어떻게 이해되며 그것을 온라인으로 번역했을 때 어 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무대의 공연예술이 가상 공간인 온라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이해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온라인 극장 의 개념, 낫띵 시어터의 개념은 불가능성을 실험해 보기 위한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컴퓨터 화면을 인터페이스(interface)로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의 신체에서 발생하는 장소성에 관한 감각이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집중했다. 차지량의 작업에서 특정 한 전시 공간을 비틀어 입체공간, 가상공간으로 만들어낸 작업이었기에 실제의 공간에서 와는 다른 안무의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발생시켰다. 이러한 질문과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은 낫띵 시어터가 의도적으로 그 불화를 드러내도록 한 것이기 때문이다.
Ⅱ. 본론
1. 온라인공연의 특성 연구
온라인 극장은 공연과 극장의 고유성에 대한 여러 질문을 생산한다. 예를 들어, 허윤경 의 작품은 ‘오픈베타’이다. 완성된 공연이 아닌 일종의 시범버전이라고 할 때에 기존의 공 연은 완성의 기준을 어디에 두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파생될 수 있다. 더불어 온라인 환경 은 무한의 시간으로 운영할 수 있는 데에 반해 공연의 시간은 제한적이다. 제한된 공연시 간 동안 실시간이라는 믿음 하에 특별한 접속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온라인에서 유한한 공 연의 시간이 필요한지를 질문하게 한다. 때문에 허윤경의 작품은 퍼포먼스 생중계 이후로 일주일의 시간동안 극장을 개방하여 관객이 수시 접속하도록 하여 라이브로부터 멀어지는 관객의 감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실시간임을 인식하게 되는 것은 촬영팀의 인 터넷 접속 환경에 따라 생중계 영상이 끊기거나 버퍼링이 생겼을 때 이뤄진다는 점도 주목 할 만하다. 오히려 편집영상과 가상극장이 재구성되어 편안한 관람이 가능해졌을 때 현장 성으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이다.
두 작품을 통해 온라인공연의 특성을 공연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요소인 공간, 시간, 신체를 중심으로 탐구해 보고자 했다.
1) 신체와 공간
안무에서 공간의 개념과 인식은 신체의 움직임만큼 중요하다. 안무이기 이전에 신체와 공간은 분리할 수 없는 관계다. 신체는 기능학적인 구조를 바탕으로 신체의 각 부위가 공 간을 점유하며 움직임을 발생시킨다. 공간을 사용하는 무용수의 몸과 특정 공간 규모 안에 서 형성되는 무용수들의 대형 및 동선 등은 안무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용가는 자신이 움직일 공간과 만들어낼 공간에 대해서 탐구한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비어 있는 공간(void)’은 몸이 놓인 환경이자 움직이는 몸에 의해 수없이 생산된다. 무엇이 신체를 움직이게 하며 신체의 움직임으로 인해 무엇이 변화하는지에 대 한 질문은 이번 프로덕션의 연구 과정으로 이어졌다.
이 프로젝트에서 신체와 공간의 관계가 더욱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가 극장이 된다는 특이점이다. 때문에 작품이 배치될 공간의 해석이 불가능하고 오히려 공간의 맥락 또한 안무의 영역에서 직접 설계해야 했다. 차지량의 작품 「떠나려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본다. (2012.12.20 – 2020.12.20)」은 작품 기간을 명시하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작가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여러 장소에서 발표하였던 작품들을 가상공간에 재구성해 놓은 것이다. 이는 단순 가상공간에 9년간 발표한 작품들을 모아놓은 것이 아닌 작가가 그 장소 에 머무르며 보냈던 시간으로부터 파생된 감각들을 무빙이미지와 음악, 오브제와 공간 구 성 등을 종합하여 연출한 것이다. 그는 먼저 2019년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제19회 송은미 술대상 전시에 「떠나려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본다 2012.12.20 – 2019.12.29」를 선보 였다. 숫자 하나만 다른 제목처럼, 이번 낫띵 시어터의 온라인 작업과 송은아트스페이스의 작업은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얼핏 보면 낫띵 시어터에서의 작업은 송 은아트스페이스의 작업을 그대로 옮겨온 것과 같은 인상을 주지만, 그런 점 때문에 오히려 그곳이 가상의 공간이라는 점이 더욱 부각된다. 실제 하는 미술관의 실내 공간 일부를 닮 아 건축적으로 구획된 실내의 공간들은 하늘과 바다, 초원, 도시 경관 등 다양한 환경을 연상시키는 가상의 이미지로 둘러싸여 있다. 관객들은 1인칭 시점으로 그곳을 돌아다니며 차지량의 음악과 영상, 텍스트들을 살펴보게 된다. 작가는 “개인의 극장인 이곳에서 사람 들이 자신의 상태와 환경을 떠올리며 작품으로 접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하면서 다양한 관객이 온라인에 접속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이 위치한 개별적인 외적 환경을 인식 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허윤경의 「미니어처 공간극장: 오픈베타(2020. 12. 28)」의 무대는 실질적으로 여러 겹 으로 이뤄져 있다. 가상공간, 라이브로 이뤄진 실제 공간, 음악이 이뤄지는 공간은 각각의 서로 다른 웹사이트로 구성되어 있어 관객은 여러 개의 웹사이트에 접속하여 스트리밍을 직접 재생하고, 가상극장에 참여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즉 가상극장과 라이브 퍼포먼스 극장, 사운드극장 총 세 개의 극장이 기본적으로 구성되었다. 더불어 안무가는 관객의 몸 또한 각각의 극장으로 상정하여 공간과 몸은 모두 극장의 개념으로 치환하였다. 관객은 사전 신청을 거쳐 오프라인으로 관람하는 소수와 온라인으로 접속한 다수로 이뤄졌으며 여러 겹의 극장이 모여 정해진 시간 동안 공연을 이루었다. 오프라인 공연은 서울 곳곳의 공간으로 동대문 일대에서 진행한 리허설 이후로 공연은 연희동의 한 상가아파트와 홍제 천, 종로구 필동 일대와 영화관 그리고 한 상가아파트에서 이뤄졌다. 안무가의 이동을 따 라 촬영한 실시간 중계영상은 온라인 극장으로 송출되었으며 사운드디자이너는 이를 시청 하며 즉흥으로 참여하한 사운드 중계영상은 또 다른 스트리밍 영상으로 송출되었다.
가상 극장에는 여러 장의 쪽지가 부유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관객을 대상으로 한 스코어 였다. 이 장치는 허윤경이 「미니어처 공간극장」 시리즈에서 사용하는 동일한 방법으로 관 객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며 관객과 퍼포머, 객석과 무대의 위계를 지우는 것으로 사용된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온라인이라는 가상환경과 관객이 모두 다른 위치에서 접속한다는 점에 서 스코어 장치를 통한 극장간, 극장과 관객들 간의 연결이 매우 중요했다. 관객은 자신이 위치한 곳에서 쪽지에 적힌 스코어의 내용을 수행했으며 이에 대한 회신을 입력하거나 문 구를 수정하였다. 기존 물리적인 극장에서도 쪽지와 관객의 수행이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 하여 공간과 신체의 경계도 인지의 관계망으로써 모호해진다. 이 지점에서 관객은 극장공 간이 되기도 하며 극장공간은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관객의 신체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관객이 머무는 공간은 극장의 개념으로 해석되며 온라인극장과 관객이 머무는 물리적인 공간이 상호관계를 맺음으로써 ‘극장들’의 집합은 모두에게 다른 극장을 경험하 게 한다.
오프라인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안무가가 사전 모집하여 장소 이동마다 한 사람씩 거리 를 두고 안무가의 솔로 퍼포먼스를 감상했다. 극장이 아닌 공간, 어느 아파트 통로, 극장의 로비, 지하철역 로비, 계단, 옥상, 산책로 등 일상생활 공간이자 공공공간에서 이것이 공연 이라고 아는 것은 안무가와 한 명의 관객뿐이었다. 흡사 허가 받지 않은 장소에서 불시에 이루어지는 게릴라 형식의 이 공연은 온라인 송출을 통해 다수의 온라인 관객들이 관람하 였다. 관객과 퍼포머는 서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 수 없다. 라이브 퍼포먼스는 영상으 로 생중계되지만 지명과 주소는 공개되지 않는다. 특정 공간에서 발생하는 장소성을 지움 으로써 이 또한 가상공간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 각기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것은 퍼포머 보다 관객이 감각하는 몸이며 이를 생중계라는 ‘공연시간’의 제약으로 현재 불특정한 공간 과 관객이 위치한 ‘여기’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지금-여기’의 현장성(liveness)이 강조되는 퍼포먼스의 특성상, 실시간에 이루어지는 상 호작용이 중요하다. 반면, 차지량의 작품에서는 신체의 움직임과 같은 춤의 기본적인 요소 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여기서 움직이는 것이 있다면, 관객이 움직이는 가상의 신체, 이미지 안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물들의 움직임, 말, 가상공간에 위치한 오브제 등이다. 이 러한 움직임들을 춤으로 읽어낼 수 있는가의 문제는 논쟁적이겠지만, 최소한 춤을 디지털 맥락으로 옮겨오는 데에 있어 가상의 공간 안에서 새롭게 움직이게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 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그러나 그의 작업에서는 디지털 이미지의 움직임, 그 안 에서의 신체성, 가상의 신체와 인터페이스 앞에서 상호작용하는 관객들의 움직임, 나아가 관객이 놓인 상황과 환경까지 확장되는 맥락을 가지고 있다. 허윤경의 작품에서는 ‘지금- 여기’라는 현장성을 온라인에서 상호작용으로써 쪽지의 상태변화를 웹사이트의 ‘새로고침’ 으로 구현하였다. 더불어 극장에서 관객의 공동 관람을 온라인에서는 동시접속으로 해석 하여 동시접속을 쪽지의 상태변화로 알 수 있게 하였다. 가상극장에 동시접속한 관객의 몸은 1인칭으로 입장하게 되어 자신의 몸이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객이 쪽지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답장을 남기는 흔적을 통해 ‘관객이 함께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공연에서 쪽지가 스코어의 역할을 하며 무대와 객석, 퍼포머와 관객 등의 위계를 허물고 모두가 유기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한 역할이었다면 온라인에서는 그 역할과 더불어 ‘흔적’의 역할을 함으로써 관객이 보이지는 않아도 현재 함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었다.
사용자(user)는 자신의 행위와 이동, 객체와의 부딪힘 등으로 생성된 반응을 통해 환경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 관객은 물리적인 공간에서 관람만 하는 객체였다면 온라인 공간에서는 공연의 주체로서 스스로 환경을 선택하고, 그것에 참여하며 움직일 수 있다. 이렇게 관객이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안무가의 몫이며 이 환경은 일종의 안무이다. 때문에 공간의 앞과 뒤, 정면과 같은 공간의 유형은 모두 이 공간에서 다르게 해석된다. 공간의 구성 자체가 사용자에게 어떤 행위를 일으키고 이동하게 하는지, 어떤 사건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이를 통해 어떤 움직임과 관계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러 경우의 수를 만들어가며 사용자의 동선을 상상하며 공간을 설계 (design)한다는 점에서 흡사 건축행위와 비슷하다. 따라서 본 온라인 극장에서는 신체와 공간의 기본적인 관계를 이해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2) 게임엔진과 가상현실에서의 신체성
현실의 공간과 디지털로 구성된 가상공간을 나누어 생각해 볼 때 현실 공간에서 신체는 현재 감각을 느끼는 지각체이다. 반면 가상공간에서 인간의 신체성에 대한 논의는 아바타 (avatar)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참가자(player)는 아바타를 설정하고 게임 세계에서 디지 털화 된 새로운 신체를 얻는다. 아바타란 게임과 같이 가상현실에서 참가자의 신체를 대신 하는 존재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아바타라고 하면, 타자의 정신이 깃들어 조종 가능한 신 체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아바타가 신체성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참가자는 현 실의 몸을 대체하기 위한 용도로 아바타를 사용할 수 있지만, 조작의 대상에 머무르기도 한다. 아바타라는 용어보다는 가상현실의 참가자를 대신하는 몸을 '참가자 캐릭터'라고 부 르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가상공간에 몰입하여 참가자 캐릭터와 일체감을 느끼게 되면 참가자는 자신의 신체가 가상공간에 현존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원격현존(telepresence)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는 지금-여기의 존재가 여기가 아닌 먼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존재방식 을 의미한다(심혜련 2016). 몰입도가 높아졌을 때 실제 세계의 신체의 감각은 흐릿해지고 가상의 감각이 선명해진다. 이러한 해석은 정신과 신체를 이분법적으로 나눴을 때 가능하 며, 사이버스페이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터져 나온 신체 해방 담론은 이 맥락 위에 놓여있 다. 이는 현실의 신체가 소멸하고 가상공간에서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 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가상공간에서의 탈신체화 논의는 역설적으로 소멸이 아니라 현실 의 몸의 확장이기도 하다. 비슷한 맥락에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은 미디어로 인 해 인간의 감각이 확장된다고 보았으며, 더 나아가 어떤 미디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감각이 달라진다고 본다(McLuhan 1967). 결국 그 가상공간에서의 신체 지각을 느끼기 위 해서는 현실의 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다(심혜련 2016). 이러한 논지에서 소멸 했던 현실의 몸은 다시 중요해지며 관심을 받게 된다. 가상공간에서 생활할 때 현실의 몸 은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더욱 다진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가상공간에서의 원격현존 경 험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신체가 소멸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반면에 신체 가 확장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두 해석이 공유하는 지점은 생각해보면 이론적 해석의 양자택일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상공간을 체험할 때에는 기술을 매개로 현 실공간에서 신체의 감각이 다른 방식으로 번역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중요하다.
3) 가상공간에서 신체 감각의 번역
신체는 실제 세계에 있으나 그 신체가 활동하는 곳은 가상공간이다. 가상공간에서의 활동 과 경험의 감각은 실제 세계에 있는 신체가 느낀다. 활동 및 이동을 하는 신체와 이를 명령하 는 신체는 분리되어 있다. 이 서로 다른 두 개의 공간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은 감각하는 신체이다. 두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기의 신체와 저기의 신체가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 하에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이뤄진다. 이것은 마치 기존 무대의 공연이 거짓이라 는 것을 알면서 관객이 작품에 이입하여 관람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낫띵 시어터에서 관객은 1인칭으로 1인칭으로 접속하여 관객이 주체가 되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가상공간에서 눈은 카메라가 된다. 영화에 카메라가 있듯, 게임에서도 카메라가 존재하 며 이것은 게임 세계를 화면에 비춘다. 블랙박스처럼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세계는 카메라 를 통해 가시화된다. 카메라의 시점은 1인칭과 3인칭 시점으로 나눌 수 있다. 1인칭 시점 의 카메라는 캐릭터의 눈이 되어 참가자가 자신의 캐릭터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반면 3인 칭 시점에서는 카메라가 캐릭터의 머리 뒤편이나 상향 각도에 위치하여 참가자가 자신의 캐릭터를 관찰할 수 있다. 예컨대, FPS(First-person shooter, 1인칭 슈팅 게임)게임 ‘배틀 그라운드(Battle Ground)’에서 카메라는 캐릭터의 뒤통수 너머에 위치하여 참가자 캐릭터 가 잘 숨어있는지, 주변에 다른 적이 없는지 확인하게끔 한다.
1인칭과 3인칭이 형성하는 몰입감은 차이가 있다. 인간의 눈동자를 닮아 세상을 바라보 는 1인칭 시점은 몰입감이 더 크다. 이 시점은 당사자의 시각에서 상황을 체험하는 ‘모의훈 련장치(simulator)’ 장르나 몰입을 통한 극도의 긴장감을 주는 ‘호러(horror)’ 장르의 게임 들에서 사용된다. 단, 시뮬레이터 장르일지라도 참가자 캐릭터가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이 나 물체일 경우 3인칭으로서 연출하여 주인공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즉, 가상공간에 서 카메라는 인간의 눈과 머리를 합체한 것이다. 게임에서 카메라를 돌리는 것은 눈동자가 아닌 캐릭터의 목을 회전하는 것이다. 눈동자와 머리의 회전으로 구성된 인간의 시각에서 눈동자의 움직임을 제외한 것이 가상공간에서의 눈이다.
가상공간에서 카메라를 이동하지 않는다면 정면만을 보게 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서 참가자는 게임 세계의 카메라 위치를 조정해야한다. 이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마우스 이동이 마우스를 좌우로 이동하면 컴퓨터는 그것의 X축 변화 값을 읽어 카메라를 회전시킨다. 1인칭 시점에서 이는 고개 돌리기와 같은 효과를 준다. 현실에서의 참가자의 ‘손목’이 마우스에 매개되어 가상공간 캐릭터의 ‘목’으로 치환되는 것이다. 반면 3인칭 시 점의 경우 참가자 캐릭터를 바라보는 카메라의 각도가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캐릭터를 둘러싼 환경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때 마우스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가상공간 어딘가에 위치한 카메라를 조정하게 된다.
1인칭 시점을 중심으로 이야기했을 때, 카메라가 가상공간의 신체에서 머리 부분을 대 신했다면, 나머지 신체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인해 매개된다. 다리 근육이 번갈아가며 움직 이는 걷는 인체 행위는 키보드의 W-A-S-D키나 방향키(←→↑↓)가 대신하여 실행한다. 가상 신체의 운동신경이 참가자의 손가락 끝으로 모이는 것이다. W키 또는 방향키의 위 (↑)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는 전진 한다. 그렇게 물리적 매체에 입력이 전달되면, 게임 엔 진에서 캐릭터 위치 값 중 X축의 값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동시에 캐릭터는 걸어가는 애니메이션을 구현할 것이다. 캐릭터의 몸이 없는 1인칭 시점의 경우 카메라가 끄덕이는 움직임(nod), 즉 상하로 진동하며 마치 걸어갈 때 몸이 흔들리듯 연출될 것이다. 손끝의 키보드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카메라의 움직임과 좌표 이동, 그리고 캐릭터의 애니메이션 변화는 알고리즘에 맞게 동시에 발생된다.
신체 행동의 발현 과정은 하나의 입력사항으로 압축된다. 앞서 예를 들었던 게임 ‘배틀 그라운드’의 경우, 기본 캐릭터의 자세는 서있지만 작동에 따라 캐릭터는 점프, 앉기, 엎드 리기 등을 할 수 있다.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를 한 번 누르면 참가자 캐릭터는 공중으로 1미터가 안 되는 높이를 가볍게 뛴다. 인간의 신체에서 다리와 복부 근육이 힘을 가해 일 어나는 점프는 지속적으로 하기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다. 그러나 가상공간에서 꽤나 높은 높이를 여러 번 점프해도 전혀 힘들지 않다. 스페이스 바를 누르고 있는 참가자의 엄지손 가락은 가상공간에서 다리와 복부 근육을 대신한다. 나머지 동작도 마찬가지다. 키보드 C 키를 누르면 다리를 굽혀 바닥에 앉고, Z키를 누르면 순식간에 캐릭터가 바닥에 엎드린다. 일련의 근육의 움직임들은 버튼 하나로 응축되어 있다.
인간의 신체는 점프, 앉기, 엎드리기 외에도 무수한 동작을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 에서 가능한 동작은 현재까지 한정되어 있으며, 알고리즘에 심어져 있지 않는 동작은 존재 하지 않는, 신체 불능의 영역에 있다. 가상공간에서의 신체행위는 그 행위가 ‘쓸모가 있는 지’로 인해 존재가 결정된다. 즉, ‘배틀 그라운드’에서의 동작들은 전투 상황에 몸을 지키기 위해 구성된 전투 행위이며 그 목적이 분명하다. 가상공간의 제작자는 이곳에서 필요한 동작과 그렇지 않은 동작을 나눈다. 춤추기의 허용범위는 다른 사용자와의 감정표현 위해 마련된 부수적인 기능사항이 된다.
돈 아이디는 기술로 인해 인간의 감각 경험이 확장-축소된다고 보았다(Ihde 1978). 하 나의 감각이 확장하면 다른 감각이 축소되는 것이다. 가상공간의 신체를 조종하는 인간의 몸은 손가락 끝으로 전신을 움직일 수 있는 감각의 확장을 가져왔지만 근육의 움직임을 느끼지 못하고 그 외의 동작은 상상할 수 없는 감각의 축소를 얻었다. 이것이 가상현실에 서 신체의 움직임이다. 참가자 행동의 제어장치는 신체 확장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Crick 2011). 그렇기에 참가자의 신체와 가상공간의 신체성은 이 두 공간을 매개하는 기술적 제 어장치에 종속되게 된다.
4) 낫띵 시어터에서의 신체
낫띵 시어터에서 신체는 물리적 신체와 가상공간 속 캐릭터와의 상호 관계와 이를 둘러 싼 환경에 근거하여 논의할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 극장에서 관객의 움직임은 한 자리에 서 무대를 바라보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번 온라인 극장에서 신체의 이동은 자유롭 다. 관객은 공연장을 돌아다니거나 무대를 활보할 수도 있어 단순히 ‘보는’ 것 외에도 물건 을 집거나, 공중으로 뛰는 등 또 다른 신체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실제 신체로는 키보드나 마우스를 조작하는 축소된 경험일지라도 온라인공연장이 허용한 신체 이동은 그곳에 위치한 사람들에게 운동성(motility)을 부여한다. 관객은 정지해 있기보다 이동할 때에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의 요소들을 보다 많이 접할 수 있게 된다. 현실과 가상공 간을 매개하는 제어장치는 키보드와 마우스이며, 낫띵 시어터의 필수 사항은 PC이용이다. 모든 디바이스에서 접근이 가능한 온라인 극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의 기간이 필요한데 반해 이번 프로젝트는 총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낫띵 시어터에서 관객은 1인칭 시점의 참가자 캐릭터의 몸을 얻는다. 1인칭에서 자신의 몸을 볼 수 없고 시야각은 정면을 향한다. 마우스로 고개를 돌리고 키보드로 몸을 움직여 야 한다. 키보드의 W-A-S-D키 또는 방향키는 몸을 동서남북으로 이동하는 버튼이다. 키 를 눌러 몸을 이동시키면 자연스럽게 시야(머리)가 실제로 걸어가는 것처럼 조금씩 흔들리 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걷기 외에 낫띵 시어터에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점프와 앉기, 물건 집기다. 스페이스 바로 점프를 할 수 있으며 키보드의 C키를 누르면 자리에서 앉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앉는 것 같이’ 공간이 신체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인데, 카메라의 높이 가 이전 높이보다 아래에 위치하도록 변화하는 것이다. 실제 공간에서 신체가 앉음으로 인해 눈앞에 보이는 공간의 높이가 높아지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는 화면을 하강시킴으로써 1인칭의 캐릭터가 자리에 앉는다고 인식하게 된다.
참가자 캐릭터는 카메라와 콜라이더(collider)로 이루어진 투명체다. 관객은 공연장에 비 치된 오브제를 집어들 수도 있다. 카메라가 비추는 가상공간의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운데에 하나의 점이 찍혀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중심 초점과도 같은 모양새로 이 점에 사물을 맞추고 마우스를 클릭하면, 해당 사물을 손에 잡을 수 있다. 이 또한 ‘손’이 사물을 잡는 것은 아니다. 사물에 초점을 맞추고 마우스를 클릭하면, 해당 사물이 마치 오른손에 잡혀진 것처럼 화면의 오른쪽 하단부에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현실의 신체가 시각 정보와 손과 팔의 근육을 이용하여 물체를 손으로 잡는 행위는 가상 신체에서 사물 초점-마우스 클릭-물체 좌표 이동의 과정을 거쳐 ‘잡힌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들은 목적을 정해두고 프로그래밍 해둔 것이 아니다. 낫띵 시어터의 이번 작업을 만든 게임엔진 유니티는 3D공간의 물리법칙을 구현하여 가상공간을 제작한 다. 유니티는 가상공간에 삽입될 여러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규격화 (modularity)가 잘 되어있다. 유니티의 에셋 스토어(Asset Store)는 그러한 모듈이 거래되 고 있는 온라인 시스템이다. 차지량, 허윤경 작업에서 낫띵 시어터의 관객은 3D 공간을 배회하는 1인칭 시점의 참가자다. 3D 1인칭 시점 참가자 캐릭터를 스토어에서 구입하며 그 캐릭터는 일반적인 게임에서 사용하는 기능들이 이미 구현되어 있었다. 점프, 빠르게 뛰기, 앉기, 잡기 등이다. 구현된 동작들은 관객이 온라인 극장을 탐사할 때, 공간에서 자유 롭게 움직이거나 전시된 이미지들을 관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다만 허윤경의 작업에서 동작 구현의 역동성을 추가하기 위해 점프 동작의 중력을 조정하였다. 차지량의 공간에서 와 같은 스페이스 바를 눌러도 허윤경의 공간에서 참가자는 천장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 더불어 오프라인으로 공연했었던 신촌극장을 가상극장의 모티브로 디자인 하였을 때 두 공간을 경험한 관객이라면 그 차이를 발견함으로써 가상세계임을 더욱 인지하게 된다. 또 한 3차원의 신체는 2차원의 납작한 이미지로, 바닥에서 올려다본 천장에 배치된 공연 영상 은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공간의 위아래가 마주봄으로써 가상과 실제 세계가 마주보는 경험을 가진다. 이렇듯 온라인에서의 작품은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물리적 조건을 뛰어 넘어 상상의 폭을 더욱 넓혀준다.
3. 온라인공연과 안무
1) 신체로 연결된 극장
온라인 무대는 기존의 무대와 달리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존 무대는 프로시니 엄(proscenium), 객석과 무대의 분리, 관객의 참여보다는 관람의 형식이 지배적이었다면 온라인에서는 프레임 안으로 진입이 가능하며 극장과 공연의 경계 없이 작품 자체가 공간 이 될 수 있고 기존 공간의 맥락 없이 무한의 공간에 작품을 창조해야 한다는 특이성들을 가지고 있다. 무한대의 공간을 구획하는 것은 안무가의 몫이며 신체와 공간의 스케일 비율 에 따라 사용자가 거인이거나 소인이거나 또는 사람이 아닌 것으로도 존재할 수도 있는 곳이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도 캐릭터성을 부여할 수 있다.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운 데 낫띵 시어터에서 관객이 공연에 참여하는 방식은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 용하지 않고 평면의 모니터를 보며 마우스와 키보드의 방향키를 사용해 가상공간을 거닐 며 무용공연을 체험하는 것이었다. 관객과 무용가는 각기 다른 실제 공간에 있지만 가상공 간이라는 중간지대에서 만날 수 있다. 그곳은 작품을 감상하는 극장이자, 관객의 움직임과 더불어 창작이 발생하는 안무공간이다. 이때 관객의 움직임은 관객의 신체감각의 연결이 라고 할 수 있다. 퍼포머보다 관객의 경험과 감각이 두드러지게 중요해지는 것이 기존 극 장에서 관극형식의 공연과 다른 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감각은 손가락 끝 의 움직임과 시각 정보로만 이뤄진다. 관객이 위치한 실제 공간과 극장인 가상공간의 분리 는 행위를 조정하는 공간과 행위를 하는 공간과의 분리로 이뤄진다. 분리된 공간 사이에서 신체의 분리 또한 이뤄진 것으로 이러한 탈신체화 현상의 신체의 소멸로 볼 것인지, 지각 의 확장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심혜련 2016)은 가상공간의 발달과 더불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2) 온라인 퍼포먼스와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는 다른 시스템 사이에서 정보나 신호를 주고받는 경계면을 말한다. 다시 말 해 사용자가 기기를 작동시키기 위한 장치 및 시스템을 통칭한다고 할 수 있는데, 흔히 사용되는 PC의 경우에는 시각적 아웃풋을 보여주는 모니터와 정보를 입력하기 위한 장치 인 키보드와 마우스가 대표적이다. 움직임을 기반으로 한 예술 작업을 온라인 디지털 환경 으로 옮겨올 때, 인터페이스는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이 바로 움직임이 일어 나는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미지의 움직임과 신체의 움직임은 모두 인터페이스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무엇보다 문제적인 이유는 그것이 움직임을 번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 터페이스로부터 움직임은 무대 위의 것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관객으로부터 사용자로 나아가 직접 움직여 만들어 내야하는 것이 된다.
이미지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적극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진 디지털 작업은, 사용자의 경 험과 운동을 특정한 방식으로 유도, 조직한다. 그런 차원에서 소위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사용자 경험은 쉽게 UX디자인이라는 말이 쓰일 때처럼 단순히 인터넷 화면의 그래픽적 구성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용 자의 경험은 신체적이고 건축적인, 혹은 공간적인 차원에서부터 시작한다. 최근의 모바일 환경에서는 모빌리티의 맥락까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사용자 경험이라는 말이 상 업 디자인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사용자의 경험과 반응을 예측하며 구성하는 일은 기존 예술가들의 작업 활동과 다르지 않다. 단지 온라인 디지털 예술 실천 에서는 기존의 사용자 경험 차원에서 확장된 방식으로 논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온라인 환경, 디지털 기반 예술 작업을 관람하는 문제는 애초에 디지털과 아날로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로지르고 있다.
온라인 환경에서의 관객/사용자의 경험이라는 것은 단순히 작품에 접속해있는 컴퓨터 화면 안쪽의 픽셀들이 움직이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신체와 화면 사이의 거리, 키보드 위에서 움직이는 손가락, 마우스를 움직이기 위해 움직이는 손 목과 팔 전체 같은 것들이 모두 포함된다. 온라인 디지털 작업에서의 움직임 또한 굉장히 신체적이고 물질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오히려 움직임의 주체가 관객/사용자가 된다는 점이다. 대상이 단순히 관조할 수 있는 이미지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혹은 너 무 자연스럽게 움직여 그 존재가 잊히는 몰입의 장치로서의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새로운 움직임을 조직하는 방법론으로서의 인터페이스가 여기에서 떠오른다. 여기에서 예술적 퍼 포먼스가 발생하는 장소 또한 재고된다. 퍼포먼스나 춤은 이제 화면 안에 있는 것이 아니 라, 화면 바깥에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하는 도중에 발생한다. 춤은 이제 움직이는 대상을 관람하는 문제가 아니라 대상과 관객의 관계 속에서 관객이자 사용자가가 직접 움직여 발 생시켜야 하는 것이 된다.
게임 환경 유니티에서는 1인칭, FPS(First-person Shooter) 게임을 만들기 위한 도구들 을 많이 활용하였다. 그렇기에 키보드의 W-A-S-D로 디지털 공간 안에서 이동을 하고, 1인칭 상태에서 마우스로 시점을 조정하는 전형적인 FPS의 게임적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사용했다. 사용자 경험 차원에서 흥미로운 점은 기존의 게임 매체에 친숙하지 않은 관객/ 사용자들의 경우 기존 FPS의 사용자들이 온전히 신체의 확장으로 다루어낼 수 있는 키보 드 W-A-S-D 버튼 이동 방식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서 인터페이스에서의 신체들이 어떻게 불화하는지 드러난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신체적 움직임에 대한 기존의 이해와 숙련도에 따라서 새로운 움직임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큰 차 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고 쉽게 가상의 신체에 연동되는 것보다 이런 이미지와 신체의 불화 속에서 미학적인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다. 이는 무대 예술에서 이야기되는 소격효과(Estrangement Effect)와 같은 거리두기의 차원에서부터 이야기할 수 있다. 평이 한 내러티브 전개를 깨뜨리고, 어떤 조건을 드러내면서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매개되어 있다는 것, 나아가 그것이 이데올로기적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미학적 전략으로서 소격효과가 이러한 불화의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이미지와 신체의 몰입이 깨지면 서 물리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손가락이 키보드 자판과 핸드폰 스크린과 만나는 순간 을 감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이고 상업적인 사용자 경험이라는 것은 이음매 없이 자연스럽게, 최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디자인되지만, 미학적인 실천에서는 그러한 자연스러움이 깨져 어떠한 불화의 상태를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미학적인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인터페이스 사이에서의 불화는 단지 기존 작동 방식에 얼마나 익숙한가의 문제에 만 머물지 않는다. 고사양의 장치를 사용하는지 혹은 비교적 성능이 떨어지는 장치를 사용 하는지 등에 따라서 달라지는 지점도 있다. 특히 이런 조건은 계급적인 문제와도 연결이 된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같은 대상에 접속한다고 해도 전혀 다른 경험이 구축될 수 있다.
디바이스의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을 단순히 기술적인 차원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그런 불편함을 아예 전시 형식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어떤 감각을 조직하는 적극적인 장치로 전 유할 수 있어야 온라인 디지털 맥락에서의 예술적 움직임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진다. 그것 은 기존의 무용도 단지 신체의 움직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무대의 건축적 요소와의 관계, 무대 위 사물들의 배치, 객석과 어떻게 상호작용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문제가 포함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온라인에서의 안무는 사용자의 움직임과 환경을 해석하고 공간 을 설계하는 건축의 맥락으로도 확장된다. 그것은 디지털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과 그곳 에 접속하는 사용자들이 발 딛고 있는 실제 공간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Ⅲ.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 온라인 극장과 두 작품 사례를 살펴본 결과 온라인에서 극장과 공연, 신체 성의 개념이 증강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때의 증강은 유연한 환경에서도 그 속성을 잃지 않고 확장되면서도 고유성을 잃지 않고 증강된 언어로 강화됨을 의미한다. 기존의 공연이 극장이라는 매체를 통해 이뤄졌다면 온라인 극장에서는 관객과 퍼포머 사이, 퍼포 머와 무대 사이에 컴퓨터라는 인터페이스가 생겼다는 점에서 안무의 개념이 증강되는 다 양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관객이 주체성을 지니고 참여함으로써 관객의 움직임은 안무 의 영역에서 작동된다는 점과 각각 분리되어 접속하고 있는 실제 공간과 모두가 만날 수 있는 가상공간 간에 설계된 공간의 구성 등은 안무의 고유성을 생각하지 않고서는 이뤄지 기 어렵다. 낫띵 시어터의 허윤경 작품에서 안무는 각자 위치해 있는 관객의 몸이 집합체 로 모여 가상공간에서 쪽지(스코어)를 통해 상호관계성을 맺었다는 점에서 실현되었을 것 이다. 차지량 작품에서 안무는 특정 공간을 비틀어 설계함으로써 여러 장소들의 감각이 입체적으로 작품을 통해 구성되었다. 가상극장의 외부는 각기 다른 시간대의 도시, 바다, 들판으로 극장을 감싸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은 지금-여기의 퍼포먼스 현장성에 관한 질문 과 공간의 재구성을 통한 신체감각, 이동성, 장소성을 통해 안무를 상상하게 된다.
낫띵 시어터의 기술은 모든 가능성을 갖고 있되 작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에 대한 여부는 어떤 작가가 들어올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번 프로젝 트에서 두 작가의 실험에는 유니티라는 게임 엔진을 사용하여 가상공간을 만들었던 사례 로 관객이 공연을 관람, 체험하면서 게임처럼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본 프로젝트의 기획이 공연의 무대와 게임엔진의 서로 다른 환경의 충돌을 의도적으로 일 으켰다는 점에서 ‘낫띵 시어터’라는 극장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다.
또한 가상공간에서의 신체와 실제 세계에서의 신체는 다르다. 인간의 눈은 두 개지만 가상세계에서 눈은 하나의 카메라이며 신체의 관절들은 가상세계에서 추상적인 하나의 동 작으로 활동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키보드의 방향키를 누르면 두 다리의 움직임을 전진 한다는 좌표이동으로 감각하게 되며 걷고 쭈그리는 등의 감각보다는 버튼으로 동작을 구 현한다는 점에서 현실과 가상 세계가 다르다. 이를 가상세계에서 실제세계의 움직임이 미 완성으로 구현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의 경우는 몇 가지의 키보드만 사용하여 현실에서 마치 총싸움을 하듯 내 몸의 팔다리가 움직이는 현실감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현실감으로 가상세계에서 충분히 신체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 로 응축된 키보드 조작으로 전신의 감각을 동작으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다른 신체와 환경 에서 안무의 특이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낫띵 시어터 프로젝트의 사례에 한정하였으며 유니티를 기반으로 안무를 구 현한 온라인공연과 극장의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시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강점이자 한계가 있다. 또한 가상현실에서 신체를 해석해낼 수 있는 기술적 조건은 다양한 데에 반 해 이를 안무와 낫띵 시어터 사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이론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미디 어 분야와 무용 분야를 비롯한 다 학제간의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코로나19 팬 데믹으로 인해 공연예술 활동이 축소되어 온라인으로 전이되고 있다. 앞으로는 무대의 영 상화를 넘어 온라인 환경에 적합하며 온라인에서 재발견할 수 있는 예술의 미학과 기능을 재고함으로써 동시대 예술의 증강을 위한 긍정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