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Society for Dance Documentation & History

pISSN: 2383-5214 /eISSN: 2733-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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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horeographic Study on Reminiscence 무용작품 「돌아보다」에 관한 연구 : 베르그손 지각론을 바탕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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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Dance Journal Vol.64 No. pp.41-66
DOI : https://doi.org/10.26861/sddh.2022.64.41

A Choreographic Study on Reminiscence

Lee, Jihyun*
*Ph.D. Candidate, Dance Dept., Ewha Womans University
*

jihyun_8623@naver.com


Jan. 31, 2022 Mar. 16, 2022 Mar. 28, 2022

Abstract


This article examines the researcher’s own choreographic work, Reminiscence, which was performed at Ewha Womans University on June 7, 2018. Through this study, we hope to overcome the ephemerality of performing arts and describe dance works in a more analytical manner. By documenting the researcher’s own choreographic work, we can establish an individual’s choreographic philosophy, based on the individual’s understanding of the meaning and value of dance works. This analysis is based on a theory of perception proposed by Henry-Louis Bergson (1859-1941), who held that one could enlighten oneself through memory to lead a better life. Each part of the choreography corresponds to the core elements of Bergson’s theory, which allows us to establish a philosophy of choreography, as well as for the choreographer to speculate on the possibility of developing subsequent choreographies.



무용작품 「돌아보다」에 관한 연구
: 베르그손 지각론을 바탕으로 +

이지현*
*이화여자대학교 무용학과 박사과정

초록


본 논문은 2018년 6월 7일 이화여자대학교 홀1에서 발표된 본 연구자의 작품 돌아보다 를 분석한 논문이다. 본 연구는 공연예술의 일회성적 특징을 극복하고, 무용작품을 해석 적으로 기술하며 분석한다. 연구자 본인의 작품을 기록함으로써 무용 작품의 의미와 본질적 가치에 대한 통찰에서 기인한 개인의 안무 철학을 구축하고, 창작세계를 근원적 으로 조망하는 데 의미가 있다.



본 연구자는 ‘기억을 통해 자아를 깨우쳐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기억에 의해 지각을 변화, 확장시킴으로써 진정한 자아를 깨우칠 수 있음을 설명한 학자 앙리-루이 베르그손(Henri-Louis Bergson, 1859-1941)의 지각론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이론의 핵 심 개념 분석을 작품의 각 장과 대응시켜 도출한 결론을 통해 연구자의 안무 철학을 구축하고, 후속 창작 작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



    Ⅰ. 서 론

    본 연구는 무용작품 돌아보다에 관한 연구로, 2018년 6월 7일 이화여자대학교 홀1에 서 발표한 본 연구자의 작품을 베르그손의 지각론의 분석 틀에 근거해 그 의미를 체계화하 고 일회성적인 공연 실재의 의미를 재발견하고자 한 논문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무용작품 의 의미와 본질적 가치에 대한 통찰에서 기인한 개인의 안무 철학 구축 및 근원적인 창작 세계를 조망하는 데 있다. 추상적이고 일회성적인 작품을 기록하여 본인의 안무 스타일 및 안무 철학 구축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다.

    본 작품의 안무 의도는 급변하는 사회 속 불안감과 권태감의 지속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데서 출발한다. 이에 연구자는 이러한 문제의 사유를 삶을 살아감에 있어 혼란스러운 현재 는 본인에게 집중함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나아가 새로운 ‘지각’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깨우칠 수 있는 가능성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자는 살아온 순간들을 되짚어 보면서, 흩어져 있던 심연의 기억 더미들을 고려하지 않고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현재에 안주한 모습에 회의감을 느꼈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과거의 ‘기억’을 통해 지각의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기억 이 우리의 삶을 주관할 수 있을까? 기억이 현재에 안주한 우리의 모습에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등에 대한 물음과 동시에 기억을 통해 삶의 태도를 달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 으며, 그 결과로 기억에 의해 지각이 변화되고 확장됨으로써 진정한 자아를 깨우칠 수 있 음을 설명한 프랑스 철학자 앙리-루이 베르그손(Henri-Louis Bergson, 1859~1941)의 이 론을 바탕으로 작품을 구성하고, 분석했다.

    작품의 기반이 되는 ‘지각’은 대상의 식별과 관계된 인식의 기초이자, 다가올 미래를 준 비하는 행동의 근간이 된다. 한마디로 인간에 있어서 지각이란 생의 전 경험의 기초와도 같다. 베르그손은 지각에 있어 ‘기억’의 개념을 중요시한 형이상학의 선구자이며 생물학적 토대 위에서 지각을 새로이 조명하였다. 그는 기억의 개입을 통해 지각이 달라지고 그로 인해 지각은 확장을 이루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하며 가변적인 지각 이 확장을 일으킴으로써 삶이 풍부해지고, 그 중심에 ‘기억’의 개념이 자리 잡고 있음을 설명한다. ‘기억’은 베르그손 사유의 핵심으로 꼽을 수 있으며 그의 이론은 과거의 기억을 참조하여 질적인 재조화를 이룬 것이라는 독창적인 주장을 전개한 데 의의가 있다. 이렇듯, 연구자는 베르그손의 지각의 개념에 근거해 연구를 진행하여, 인간상의 발전을 위한 ‘삶에 의 주의’에서 ‘반성적 주의’로의 지각의 확장 과정을 다루어 작품을 분석하고자 했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지각은 가변적이므로 인간은 새로이 지각함으로써 변화되고, 또 그 의미를 보다 넓게 확장 시킬 수 있음을 말하고자 했다. 이에 본 연구자는 습관적으로 살아 가는 일상 속에서 잘못된 사고를 갖게 된 현대인들 각 개인이 새로이 지각함으로써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또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으며, 무용작품 돌아보다의 무대 구성과 움직임, 그리고 이동 경로와 기타 시청각 요소의 사용을 통해 주제의식을 더욱 강 조하고자 하였다.

    본 논문의 연구 방법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베르그손의 지각론 개념을 바탕으로 한 실기를 기반으로 작품의 주제와 핵심개념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기억과 지각’의 개념을 연구하기 위한 문헌연구를 진행했다. 베르그손의 이론에 대한 선행연구인 김조은(2016)의 서울대학교 대학원 문학석사학위논문 ‘지각의 가변성 및 지각의 확장 가능성 연구–베르그 손의 지각론을 중심으로–’에서 다룬 주요 개념들을 중심으로 했으며, 베르그손 지각론에 관한 문헌들을 참고하여 분석틀을 구축하였다. 문헌연구와 더불어, 공연 실황을 공연 사진, DVD1) 영상의 형태로 자료화하여 분석했다. 안무 과정과 작품 발표에서 공식적으로 기록 된 자료들을 연구에 활용하여 분석에 참고하였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안무자 본인의 창작 작품을 직접 구상하고 연출한 공연이며, 안무의 연장선상에서 분석이 이루어진 창작 과정에 기반을 둔 연구의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본 연구의 개념은 작업의 의도에 따라 적용되었으므로, 제삼자적 시각인 관객의 입장에서의 무용작품 해석은 포괄되지 않았기에 연구자 본인의 분석과 해 석에만 초점을 맞추었음을 밝힌다. 이에 대한 비평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녹화된 영상을 반복적으로 분석하였고, 베르그손 개념의 구현 방식 및 표현 과정을 기록하여 연구 결과물 의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Ⅱ. 베르그손 지각론의 개념

    1. 지각의 확장 과정

    지각론에 있어 독창적인 주장을 펼친 베르그손은 1859년에 출생해 1941년 파리에서 숨 을 거두었다. 그는 명문 집안의 전형적 유대계 프랑스인이자 학문적으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철학을 펼친 학자이며, “20세기 전반기의 철학사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철학 자로 평가된다(한상우 2015, 30).”

    그가 활동하던 19세기 말에는 인간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발달하며 17세기 물리학의 발달 이후 재등장한 과학주의가 다시 성행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 명하려는 경향이 등장했지만, 베르그손은 형이상학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베르그손은 과 학으로는 접근이 한정되어 있는 심신 문제를 형이상학적으로 조명하고자 했다(황수영 2006, 29)”. 베르그손은 지각에 대한 과학적 접근 대신 지각이 ‘기억’으로부터 나온다는 하나의 창의적인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제한된 사유의 영역들의 활성화에 촉매제 역할을 했다.

    베르그손은 지각이 모든 신경에 분포해 있다는 근거를 바탕으로 자극을 받아들이고, 반 응하는 생명체의 활동 전반은 지각과 관련된다고 주장한다. 김조은에 따르면 지각은 ‘지각 대상의 물질성 중 일부를 절단하여 신체 속으로 가져옴과 동시에 그 물질성의 형태와 유사 한 과거의 기억이 신체로 투입됨으로 완성되는 것(2016, 6)으로, 이는 베르그손의 이론에 는 지각에 기억이 개입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그의 사유에서 기억은 해당 지각상의 질감을 결정짓는 요소로 설명된다. 베르그손은 또 한 지각을 수행할 때 호출하는 기억이 서로 상이하여 어떤 상태에서 지각하는지에 따라 이의 질감이 구별됨을 설명한다. 이에 더해 지각이 완성될 때 특정 기억이 투사되는 과정 을 거쳐 그 자체의 독립적인 지각 이미지가 되어 새로이 파악될 수 있는 기억 이미지를 재창조한다고 설명한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기존의 지각은 변경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 는 것이며, 이 과정은 반복을 거쳐 비로소 지각 스스로 기억과 연쇄적인 상호 작용을 통해 존재 이유를 갖는다고 연결지을 수 있다. 김조은(2016)은 ‘지각이 물질과 기억의 연결로 이루어지는데, 그중에서도 기억은 지각의 질감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여서 정도에 따라 호 출되는 기억의 양상이 다르다는 점(6-8)’ 따라서 기억을 통해 지각의 변형이 전개되는 점 을 논의한다.

    베르그손은 지각의 결정은 “지각 주체의 정신적 기조(김조은 2016, 63)”에 따르며 이러 한 정신적 기조에 따라 각기 다른 기억이 호출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정신적 기조는 늘 같지 않기 때문에 지각의 질감을 결정하고, 지각 주체의 정신이 가진 “긴장과 활력의 정도(김조은 2016, 46)”임을 시사한다. <도판 1>은 상이한 정신의 수준들을 원뿔 도식을 횡단으로 자른 수많은 절단면들의 표현이다.

    도판 1

    베르그손의 역원뿔 도식(Reciprocal Cone Diagram of Bergson). Henri Bergson. 2015. 물질과 기억. 박종원 역. 서울: 아카넷.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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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판 1>과 같이 원뿔이 S점과 AB라는 양극 간의 절단면으로 구성되어 있듯, 우리의 삶은 집중의 정도를 달리한 채 수축과 이완을 넘나든다. 황수영에 따르면 ‘베르그손은 원 뿔의 꼭지점인 S점이 위치한 P를 행동의 평면(le plan de action)으로, 원뿔의 바닥면인 AB를 꿈의 평면(le plan de rêve)으로 정리한다(2003, 118).’

    행동의 평면은 삶의 가장 단순한 지점으로 유입된 자료가 습관적이고 기계적으로 이어지 는 의식 수준을 가리킨다. 반면 꿈의 평면은 사건 전부와 미세한 기억들까지 보존되는 토대로 써 무의식적 정신상태까지를 이야기한다(김조은 2016, 47-48).

    여기서 또한 베르그손은 “두 평면 사이에 위치한 무수한 원들은 기억의 총체(황수영 2006, 236)”이며 끊임없이 교류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 단층들은 우리 과거의 삶 전체 의 반복이자 단순한 일반 관념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자아의 존재 방식 그 자체를 보여 주는 것이다.

    기억의 형태 및 개입을 통해 완성되는 지각의 양상은 변화를 이루는데, 행동의 평면은 지극히 단순화된 범주적 기억만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이는 단지 구분에 그친 지각을 의미 한다. 정신이 행동의 평면에 맞닿아질수록 대상은 평범한 형태로 지각되고, 의식은 습관에 가까운 기억을 호출하여 개별적인 정취나 색채를 담지 못한다.

    반면 꿈의 평면 단면들에서 움직임이 일어날 경우는 정신에 가까운 의식으로 개별적인 각각의 기억들을 제한 없이 호출한다. 단일한 범주적 기억이 아닌 팽창된 특유의 뉘앙스를 가진 기억들이므로 개인적인 형태로 드러난다. 이는 무의식 속에 가라앉아 있던 심연의 기억을 호출한다는 점에서 정신의 집중된 특징을 보존한 특별한 기억을 토대로 완성된다. 이를 기저로 한 지각은 풍성한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의식에 노력이 증가된다는 것은 정신이 행동의 평면에서 꿈의 평면 상태로 이행하는 것으로 설명 가능하다.

    2. 작품 분석의 주요 개념

    베르그손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인간상에 대한 개념을 제시하며, ‘삶에의 주의’와 ‘반성 적 주의’를 기울임에 따라 지각의 양상이 달라지는 점을 설명한다. 본 연구의 기반인 작품 은 다음의 개념으로부터 구성, 분석되었으며 ‘삶에의 주의’만을 기울이는 상태에서 결핍을 느껴 ‘반성적 주의’로의 전향을 진행하고, 이로부터 지각의 확장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논의 된다.

    1) 충동인(un impulsif)

    행동의 평면에 상응하는 정신 수준인 충동인에 대해 베르그손은 “운동적 반응들에 의해 감각적 자극들에 응답하는 현재적 실재성에 더욱 완고하게 밀착될수록 S로 집중하려는 경 향을 가진다(2005, 275)” 고 말하며, 부가적으로 김조은은 ‘원뿔도식 상 S점이 위치한 P면 에만 지나치게 매몰된 상태로 진실된 의미에서의 기억은 거의 갖지 못하며 신체를 통해 유입되는 물질성에 온통 집중해 있는 상태(2016, 71)’라고 설명한다. 정신이 받은 자극을 기계적인 반응으로 연장하며 오직 현재만을 살아갈 뿐이다. 따라서 어떤 대상을 지각할 때 습관에 가까운 단순 기억들이 즉각적으로 등장하여 대상을 기계적으로만 지각하는 것 이며, 이는 반응 행동을 작동시키기에 급급한 자동인형과 같은 상태로 설명된다. 베르그손 은 이러한 정신의 소유자를 ‘충동인’이라 명명하며 “자극에 대해 그것을 연장하는 직접적 인 반응으로 응답하는 것은 하등 동물의 고유한 특징(베르그손 2005, 261)”이라고 말한다. 지각이 질적 뉘앙스 자체를 갖지 못한 채 협소한 기억만을 가지고 행해진다.

    2) 행동인(I’ homme d’action)

    행동인이란 “삶에의 주의”를 기울이는 정신으로써 역원뿔 도식의 S점과 AB점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둘 사이의 결합을 통해 균형 잡힌 정신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 인 인간상이며,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이고 일상적인 지각으로 주어진 현실에 맞춰 유연하게 자신을 조정하며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 거기에 관련된 모든 기억을 얼마나 신속 하게 불러내는가(베르그손 2005, 261)”를 주관하는 정신이다.

    행동인은 즉, 물질성과 정신성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충동인과 몽상인의 사이를 유동 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행동인은 지각 대상에 가장 적합한 기억만을 호출함으로써 안정적 인 식별을 위해 지각하며, 동시에 적재적소에 사용될 수 있도록 이끈다(김조은 2016, 73-74).

    ‘삶에의 주의’ 만을 기울이는 상태는 규정된 지각 외에 생존과 무관한 순수 기억을 이끌 어내지 못한다. 기억이 질적으로 풍성하지 않은 상태이며, 지각의 확장을 충족시키지 못하 는 상태로 설명된다. 이에 따라 지각의 확장을 위한 ‘반성적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며, 이 의 충족은 곧 지각을 통한 인간상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1) 삶에의 주의

    삶에의 주의란 베르그손이 주장하는 “삶에 대한 주의(베르그손 2005, 290)”이며, 생명체 가 삶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의식을 모으는 것을 말한다. 베르그손은 이에 대해 “우리 정신에 추와 균형을 제공하는 바로 그런 것(2005, 291)”으로 말하며 이는 곧 주어진 환경 에 적합한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정신으로 설명된다. 삶에의 주의는 지각의 결과에 대한 안정적인 도식을 만들어감으로써 안정적인 대처를 가능케 하며 일반화되고 범주화된 기억만을 호출한다. 그러나 해당 주의만을 가지고 지각의 확장을 이룰 수는 없다. 일반화되지 않는 지각은 희생되어, 삶에의 주의에서 지각은 원래의 다채로움을 상실시키 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극히 일반화된 삶에의 주의에서 부족한 공간을 메우고 삶에의 주 의의 질적 불충족을 보충시켜, ‘삶을 보다 풍성한 것으로 만들어 줄 또다른 정신적 성향이 요청되는데 이러한 주의를 ‘반성적 주의’라고 명명하며, 이는 또 다른 인간상인 ‘몽상인’을 설명하는 데 활용된다(김조은 2016, 64,-73).’

    (2) 반성적 주의

    베르그손은 “우리의 과거는 현재적 행동의 필요에 의해 억제되기 때문에 거의 전적으로 숨겨진 채로(2005, 263)” 있음을 논의한다. 그는 이에 대해 “우리가 꿈의 삶이라 할 수 있는 것에 다시 위치하기 위해 유효한 행동에 무관심해지는 모든 경우들에서 의식의 문턱 을 넘어설 힘을 회복할 것(2005, 263)”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반성적 주의는 모든 이해관 계로부터 초탈하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자 대상 자체에 정신을 집중함을 의미한다. 망각한 사실들을 세부사항을 불러일으킴으로 다시 상기시키고, 이를 활용해야 할 것을 시 사한다. 반성적 주의는 “특수한 것 그리고 개별적인 것(2005, 264)”으로부터 삶을 영위하 기 위해 필요한 정신이다. 삶에의 주의가 일상적인 범주적 기억만을 호출하는 것과 달리, 반성적 주의는 규정된 외부적인 요소들에 일체 무관심하고, 생의 전 기억이 보존된 순수 기억 속으로 깊이 침투해 대상의 독자적이고 고유한 질감들을 간직한 기억을 탐험한다. “자신의 원본적인 순수성 속의 어떤 것(베르그손 2005, 265)”를 포함한 사변적 기억은 주 체가 자신의 내적 정신에 온전히 몰두하는 것과도 같으며, 이러한 반성적 주의가 호출하는 기억은 고유한 정보를 보존한 개인적이고 특수적인 기억들로, 대체 불가능한 지각이라고 할 수 있다.

    3) 몽상인(un rêve)

    몽상인의 정신이란 실용성을 따지는 삶의 태도로부터 극단적으로 이탈하여, 생의 전 세 부사항까지 보존되고 있는 과거를 포함한 순수 기억 속을 탐사하는 것이다. 일반화를 거부 한 채 특수하고 개별적인 기억들을 호출하는 몽상인은 자신의 정신에 집중한 상태로 유용 성이나 이익과 같은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대상의 있는 그대로의 정신에 집중하는 “반성적 주의”를 기울인다. 꿈의 평면에 가까워 미묘한 질감을 온전히 간직한 개인적인 기억들을 양적, 질적으로 많이 호출하게 되고, 이 기억들을 토대로 완성되는 지각 속에서 해당 주체 는 낯섦을 느낀다. 하지만 베르그손에 따르면 몽상인은 “대상의 세부사항 및 정념적 색채” 를 많이 담아냄으로써 대상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베르그손은 행동의 평면으로부터 꿈의 평면으로 향할수록, 의식에 대한 스스로의 노력이 점차 강화되 어 “대상 본연의 모습에 가까운 이미지를 제시하여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획득한다(김조은 2016, 84)”고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몽상인은 역원뿔 도식에서 AB 면에 완전히 치우친 상태로 부유하는 꿈의 기억들이 다량으로 호출되는 바람직한 상태이며, 이러한 몽상인적 특징은 실재를 풍성하게 지각하는 세부사항을 간직한 기억 더미를 통행하며 독자적인 기 억이 출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종 목표인 자아를 올바로 하는 데 있어 가장 수준 높은 단계인 몽상인 단계 에 도달하여 보게 되는 온전한 모습이란 무엇일까? 베르그손은 “꿈꾸는 인간은 아마도 매 순간 자신의 과거 역사의 무수히 많은 세부사항을 자신의 시선 아래 간직하고 있을지 모른 다(2005, 264)”고 말한다. 이와 같은 목표를 최종으로 삼지 않는 인간에 대해서는 자신의 실존을 진정으로 표상하는 것이 아닌, 단순 작동으로서의 습관적이고 의식적인, 결국 지각 의 확장을 이룩하지 못한 형태의 인간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몽상인의 지각 속 대상의 고유한 이미지란 “뇌에 의해 억제되어 있던 대상의 고유한 질감을 찾고자 온 정신을 쏟아 붓는(김조은 2016, 86)”것과 ‘대상 주체가 내적 정신으로 신경을 응축하여 기존의 지각에 서 보이지 않던 것을 찾기 위한 고도로 집중된 상태(김조은 2016, 85-86)’로 설명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몽상인 단계는 앞선 단계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것을 경험토록 하는 것으 로써 지각 개체의 질적, 양적 차이가 존재하는 지각의 확장을 일으킨다고 할 수 있다. 제거 되어 있던 세부 사항을 보다 많이 포섭하여 질적, 양적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질적으로 풍성한 기억을 호출할 뿐만 아니라, 잠재된 기억들이 서로 연결됨으로 써 양적으로도 확장된 지각을 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각의 확장은 지각상의 주변에 흩어져 있던 과거의 기억들이 자각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베르그손은 육체가 인식행위 를 연구할 수 있는 실마리라고 한다. 이에 더불어 지각과 같은 인간의 의식활동 일체는 삶에의 적용이나 육체의 행위의 표출선상에서 이해와 분석이 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육 체의 언어인 움직임이 주요 요소로 사용된 무용작품은 본 이론을 활용하여 분석 가능하다 고 할 수 있으며,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지각론의 구조와 틀을 바탕으로 한 작품 분석을 통해 지각의 변화와 확장이라는 주제의식을 명확히 하겠다.

    Ⅲ. 무용작품 돌아보다의 구성 및 분석

    무용작품 돌아보다(2018)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이 장에서는 3장으로 구성된 작품을 각 장별로 분석했으며, 안무의 주재료인 음악, 오브제, 움직임을 중심으로 베르그손의 지각 론을 교차하여 시각적, 청각적 감각, 움직임의 에너지, 개념 및 주제 등을 분석의 구성요소 로 삼았다.

    <표 1>

    무용작품 돌아보다 의 작품 개요(Outline of Reminis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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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품 주제 및 창작 방법

    무용작품 돌아보다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통한 지각의 변화와 확장이라는 주제를 표현 하고자 하였다. 헤매는 현재의 원인을 본인에게 집중함으로써 해결책을 모색하고, 이 방법 으로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새로이 지각함으로써 시작되는 참된 지각을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함을 표상하고자 한 것이다.

    작품 주제에 따른 내용은 크게 3장으로 구분된다. 1장에서는 지각의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급급하게 현재만을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현재 느끼는 권태와 회의감 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2장에서는 권태감과 회의감의 문제의식에 대해 개인이 해결 가 능함으로 초점을 돌리고 기억을 수집함으로써 권태감을 극복할 수 있는 지각의 변화 가능 성을 나타내며 개인으로의 집중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마지막 3장은 심연의 기억을 끌어와 서 이해 타산적인 지각은 배제한 채로 오롯이 본인에게 집중해 과거로부터 더 나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계획해 나가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또한 주요 음악으로 사용하는 ‘阿彌陀經(아미타경)2)’의 구조와 분위기로부터 영감을 받 아 작품을 구상하였다. 작품 돌아보다에서 메인으로 선택한 ‘불경’이 주는 느낌을 바탕으 로 작품의 컨셉을 설정하였다. 본 작품에 사용된 음악은 인간의 심연으로 이끄는 느낌을 주었고, 안무자는 이를 ‘기억’과 ‘지각’으로 연결하여 창작을 시작하였다. 더불어 오브제는 나무에 대한 직관적 느낌을 ‘기억’으로 설정하며 본인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작품에 표현적 요소를 더했다. 따라서 안무자는 음악으로부터 출발하고 작품의 특성을 살려줄 오브제로 부터 그 의미를 명확히 함으로써 작품을 풀어나갔고 할 수 있으며, 각 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삶에 집중하지 못하고 겉도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의 가장 바깥쪽을 따라 움직임으로써 정해져 있는 길만 따라 걷는 외부적 공간으로 설정하였으며 무대의 가 장 바깥쪽 프레임을 따라 조명으로 길을 이미지화하여 사용함으로써 초점을 분산시켰다. 주체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거나 회피하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직 접적인 움직임 표현의 방식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였다. 팔 휘두르기, 회전하기 등 강렬한 에너지가 발산되는 동작을 중점적으로 배치했다.

    2장에서는 무대 중앙의 오브제를 중심으로 원 안을 기억을 이끌어내기 위한 내면의 공 간으로 활용한다. 집중하기 위한 시도로 한 단계 상승한 모습을 표현하고자 무대 가장 바 깥쪽의 길 조명을 제거하고 가운데 핀 조명만 있는 상태로 전환하여 공간을 축소 시켰다. 이러한 핀 조명으로 기억을 호출하는 계기를 마련함을 형상화 했고, 빗살무늬의 고보를 사용하여 중앙에서 무대 전체로 공간을 확장 시키며 무용수 내부가 공간으로 열리는 것을 시각화하며 지각의 확장 가능성을 암시하고자 했다. 또한 오브제로 들어가 웅크리는 자세 를 핵심 동작으로 설정함으로써 마치 태초의 형태로 비로소 본인이 지각 가능한 상태를 표현하였다.

    3장 진행의 형태에서는 부유하는 기억들을 담아 지각의 확장을 이루는 모습을 중심인 원과 그 주변부를 활용해 본인의 공간을 확장 시켜나가는 모습으로 표현하였다. 오브제를 쓸어 담고 곡선의 동작으로 원을 반복적으로 이용하여 진행함으로써 본인에게 집중하여 원하는 인간상의 모습이 되기까지의 모습을 즉흥 동작으로 표현하였고, 더불어 기억을 상 징하는 다양한 색상의 원형 고보를 사용하여 시각적인 이미지의 중첩과 집합을 통해 좀 더 자유로운 상태에 도달하고자 하는 주체의 상태를 드러내고자 했다.

    오브제로 사용된 나뭇가지는 기억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 분석이 가능하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심연에 흩어진 기억들은 무수히 많지만,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는 ‘반성적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상태, 즉 온전한 지각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설명된다. 더불어 연구 자는 앞선 개념에서 설명한 ‘꿈의 평면’에 가까워진 ‘반성적 주의’에 도달한 상태의 도식을 바탕으로 이미지화하여 오브제를 분석하였다. 먼저 무대 중앙에 위치한 8개의 나뭇가지로 엮은 원은 지각의 공간, 즉 ‘꿈의 평면’의 형상화이자 심연인 안무자의 마음속을 상징한다. 그리고 무대 앞, 뒤로 흩어져 있는 나뭇가지들은 기억의 더미들을 상징한다. 흩어진 오브 제를 중앙으로 모아 무용수가 위치한 공간으로 넣는 장면은 오브제가 상징하는 기억들의 위치 변경 및 새롭게 지각될 수 있는 기억의 잠재성을 무용수의 주체적인 행위를 통해 형 상화하는 것으로, 이는 곧 베르그손의 지각의 확장 개념과 연결될 수 있다.

    음악의 사용은 먼저, 1장에서는 구조화된 현실 속에서 느끼는 혼란스러움을 연출하기 위해 규칙적인 템포와 리듬의 비트를 사용하여 반복적으로 표현하였다. 이후 1장에서 2장 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메인 음악을 사용하며 본인으로의 집중을 연출하였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리듬을 사용함으로써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으며 이어서 불경을 이용해 본 인에게 집중하는 명상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3장은 본인으로부터 나온 순수한 지각 들을 표현하기 위해 반복되는 불경을 기반으로 한 음악에 비트를 불규칙적으로 구성함으 로써 본인에의 집중을 고조시켰고, 마지막으로 장작이 타는 소리를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지각들이 비로소 본인의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 안무자는 베르그손의 이론을 기반으로 지각의 구성요소인 ‘기억’을 형상화 하였고, 지각과 기억 등의 이미지에 대한 베르그손의 개념과 논의를 바탕으로 지각의 확장 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분석 근거를 마련하였다. 앞서 다룬 개념인 ‘삶에의 주의’와 ‘반성적 주의’에 근거하여 인간만이 가진 고도화된 지각을 증명하는 삶에 대한 몰두를 이 미지화해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베르그손 지각론을 바탕으로 분석한 본 연구는, 지각의 확장을 상징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요소를 시각적 요소인 공간 및 오브제 사용, 청 각적 요소인 음악사용과 에너지 표현인 움직임으로 설정하였다. 특히 작품의 핵심 표현 요소로 설정된 오브제를 통해 본 연구에서 제시한 베르그손의 지각론의 분석틀과의 유기 적인 관계를 강조하고자 했다. 지각의 핵심 요소인 ‘기억’을 표현하기 위한 ‘나뭇가지’라는 오브제에 목적성을 투여해 본 연구자의 작품 의도를 명확히 하였으며, 베르그손이 논의하 는 인간상과 그에 상응하는 정신에 더불어 지각의 확장을 일으켜 주체성을 가진 진정한 나를 지각하고자 한 작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2. 오브제의 의미

    창작 방법에서 언급했듯이, 안무자는 특히 오브제를 활용해 작품을 풀어나가며, 오브제 를 베르그손 지각론에 의한 분석의 주요 요소로 사용한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지각’이란 생의 전 영역에 존재하는 기억이자 가라앉아 있는 요소이며, 이미 감각-운동 도식에 맞는 범주적인 기억만을 호출하는 것에서 넘어서서 대상의 질감을 살린 이익을 따지지 않는 주 의를 기울일 것을 논의한다. 이는 흩어져 있던 심연의 기억들을 호출함으로 인해 보완할 수 있고, 지각은 무용함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존재감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 는 것으로 의의가 있다. 작품에서 사용한 오브제인 나뭇가지는 이와 같이 지각을 확장시키 는 것을 형상화하기 위한 이미지적 요소이자, 본인 내면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요소로 작용 했다. 따라서 ‘기억’과 ‘마음속’을 상징하여 안무자가 작품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 목표를 위한 대표적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오브제는 작품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핵심적 요소로 작용하였기에 각 장의 분석 이외에 부가적으로 설명한다.

    오브제를 분석하자면 하나는 흩어진 기억을 형상화한 낱개의 오브제이며 또 다른 하나 는 원으로 엮어 놓은 연결된 오브제다. 전자는 <도판 2>와 같으며, 베르그손이 설명하는 내재된 기억들로 흩어져 있는 알려지지 않은 기억들을 상징한다. 지각 또는 인지를 하지 못한 채 몸속에서 떠다니는 과거의 기억이며, 후에 이러한 기억들을 모아서 올바른 자아를 형성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희망과 의지로 분석된다.

    도판 2

    돌아보다(Reminiscenc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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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자인 <도판 3>과 같은 원형의 오브제는 작품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중심으로, 이는 곧 ‘삶에의 주의’에서 ‘반성적 주의’로 지각의 전향을 위한 근원지로 분석된다. 작품의 마지막 장인 3장에서는 낱개의 오브제가 상징하는 기억들로 중앙에 채워지게 되는데, 안무자는 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부가적으로 무대 중앙의 오브제에 조명을 위치해 집중시켰다.

    도판 3

    돌아보다(Reminiscenc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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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제의 활용 장면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1장에서 ‘기억’을 상징하는 오브제 를 활용하고, 2장에서 ‘마음속’을 상징하는 오브제를 활용하였다. 3장에서는 두 가지의 의 미를 가진 나뭇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그 의미를 극대화했다.

    도판 4

    돌아보다(Reminiscenc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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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의 오브제 활용부터 설명하자면, 1장에서는 무대 앞에 나열되어 있던 오브제를 외면 하며 신체를 통해 의도적으로 흩어 놓음으로써 주제인 반복되는 무료함에 헤매는 현재를 나타낸다. 오브제의 의미인 ‘기억’을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를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흩어 져 있던 오브제가 뭉치기도 하고 위치를 벗어나기도 하면서 다양한 장면이 보여지도록 하 였다. 2장에서는 나열되어 있던 나뭇가지에서 ‘마음속’을 상징하는 원형의 오브제로 시선 을 돌림으로써 ‘삶에의 주의’ 만을 기울인 상태에서 ‘반성적 주의’ 상태로 나아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된다. 과거의 기억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혼란으로 가득했던 현재와 달리 나에게로의 집중의 순간이다. 따라서 무대 중앙의 원형으로 들어갈 때 마치 둥지와 같은 느낌으로 오브제를 대함으로써 편안한 마음속에서 마치 아기와 같이 웅크리고 있는 동작 을 행했으며 이를 집중과 지각의 질감 전환으로 분석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도판 5>에서 왼쪽 사진은 도입부 구성이며, 오른쪽 사진은 작품의 마지막이 되는 장면 의 오브제 구성이다. 1장 도입의 오브제 구성은 무대 정 중앙에 ‘마음속’을 상징하는 오브 제를 위치시켜 놓은 뒤 무대의 앞, 뒤로 ‘기억’을 상징하는 낱개의 나뭇가지를 나열하였다.

    도판 5

    돌아보다(Reminiscenc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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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장면에서의 오브제가 가지는 의미는 비로소 과거의 기억을 활용해 지각하고 깨 달을 수 있음으로써 진정한 자아를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3장에서 원형의 오브제 속에 담아 넣은 낱개의 나뭇가지들을 무용수가 서서히 밟음으로써 그 의미를 눌러 다지며 굳건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 오브제인 나뭇가지를 밟음과 동시에 무대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감으로써 지각의 확장에 의한 시야의 확장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 또한 나타낸 것으로 분석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3. 공연작품 분석

    1) 1장 : 헤매는 지금 (0′00″ ~ 1′35″)

    <표 2>와 같이 1장의 주제어는 ‘헤매는 지금’이다. 본인이 느낀 문제의식 즉, 본인에게 집중하지 않은 채 현재에 안주해 살아가는 모습에서의 권태감과 혼란을 표현했다. 주된 움직임은 밀어내거나 휘젓는 동작으로 신체를 사방으로 뻗어 표출함으로써 ‘삶에의 주의’ 만을 기울이고 있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무료함을 호흡의 속도감이 동일한 이동 동작, 호흡 양의 비율이 동일한 앉고 서는 동작으로 주제어에 대한 느낌을 녹여내었다. 이러한 동작들의 표현을 뒷받침해주는 음악은 동일한 비트를 반복함으로써 ‘삶에의 주의’만을 기 울이며 하루하루 현실에 맞춰 살아가는 모습을 강조하였다.

    <표 2>

    1장 분석(Analysis of 1st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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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을 대표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요소는 에너지 표출의 도구가 되는 움직임이다. 움직임 을 주로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먼저 1장의 주를 이루는 비트의 음악이 흘러나오 면서 오브제에 조명이 들어온 후 하수 무대 안쪽에서 무용수가 등장한다. 무용수의 첫 등장은 앉아서 등을 밀어 나와 거의 누운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이때, 무대 앞과 뒤에는 오브제들이 놓여 있는 상태이므로 그 오브제를 밀치면서 등장한다.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으로 오브제를 대함으로써 현재에 만족하지 않는 모습으로 주제의식을 표출했다. 무용수는 무대 맨 앞 하수에서부터 무대 바깥 직사각 라인을 따라 이 하는데 등장 후 <도판6>와 같이 오브제를 밀어내는 동작을 격렬하게 진행한 뒤, 잡으려고 하지만 놓치는 모습을 통해 작품의 주제의식 을 나타낸다. 물질성에 가까운 지각만을 하는 상태로 정신이 행동의 평면에 위치했으며, 헤매고 있지만 지각의 가능성을 무시하고 있는 본인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1장의 주요 동작은 빠른 속도감으로 진행하면서 공간적인 높낮이를 주어 낙하하거나 상승하는 움직임으로부터 박진감 있는 표현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 동작구의 길이를 최소화하여 빠른 변형을 취했고, 최소한의 호흡만 유지한 채로 동작의 이미지에 대한 잔상만을 남겼다.

    도판 6

    1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1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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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판6>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오브제를 밀쳐내고, 놓치는 움직임에 이어 안무자는 팔 을 사선으로 뻗어 휘두르는 듯한 움직임을 사용하며 점프까지 더해 동작을 극대화시켜 내 면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특히 직사각의 형태로 이동하며 흩어져 있는 오브제 사이를 이동하는 동작은 상징적 의미가 담긴 오브제를 외면함으로써 주제를 나타 내는 것이다. 현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며, ‘삶에의 주의’에서 ‘반성적 주의’를 기울 이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내적 갈등의 개념과 상응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무용수가 호흡 을 최대한으로 팽창시켜 플로어 패턴 상 ③에서 ④로 달려 나온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동작으로 설명 가능하다.

    도판 7

    1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1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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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장 : 과거에게 묻다 (1′36″~ 3′08″)

    2장은 1장에서 느낀 회의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며, 이는 앞선 개념에서 설명한 ‘반성적 주의’를 기울이고자 하는 모습과 대응한다. 연구의 핵심개념에 근거한 동작 및 연결 동작으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고, 더불어 주제인 ‘과거에게 묻다’를 표현하기 위해 1장과는 구분된 혼란스러운 움직임에 변화를 주었다. 2장의 대부분은 본인의 마음속 을 상징하는 무대 중앙의 오브제 속에서 조명으로 집중하며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동이 많았던 1장의 움직임과는 달리 정적이고, 동작의 개수는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호흡에 집중 할 수 있는 신체의 상태를 만들어 한 동작으로부터 확장되는 흐름을 구성하였다. 2장은 이러한 주요 움직임이 바탕이고, 음악 역시 차분하며 조명 또한 중앙에 집중된다. 그리고 이때부터 메인으로 사용할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종소리를 시작으로 한 불경으로 작품을 이끌어 나간다. 阿彌陀經(아미타경)이 흘러나오는데, 음악으로 명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함 으로써 2장의 주제인 ‘과거에게 묻다’, 즉 ‘반성적 주의’를 기울이는 상태를 암시하고 풀어 나간다. 시야가 집중되지 않은 무대 전체의 사각형 라인을 기반으로 한 조명을 사용하는 1장과 달리, 2장에서는 무대 중앙에 집중된 핀 조명이 색상을 달리함으로써 기억을 호출하 는 계기를 마련함을 형상화한다. <표 3>의 플로어 패턴과 같이 시작점에서부터 무대 앞 센터 ①로 들어가 정중앙의 오브제 안으로 들어간 뒤, 그 끝인 ③으로 가기까지의 과정을 나타낸 것이 2장의 전체 구성이다.

    <표 3>

    2장 분석(Analysis of 2st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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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적으로 2장은 음악이 전환된 후 시작되는데, 이 장에서는 조명의 구성에 따라 장이 진행된다. 이때 무용수는 길 조명의 바깥, 즉 중앙을 향해 나가려는 듯한 동작을 취한다. 오른손으로 바깥을 헤집는 듯한 동작을 느리게 두 번, 빠르게 두 번 반복함으로써 비로소 기존의 조명을 벗어나 중앙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동작의 반복으로 무용수는 무대 맨 앞 센터에 멈춰서게 되고 중앙의 ‘나의 마음속, 중심’을 바라본다. 앞선 분석에서 무대 중 앙의 오브제는 ‘반성적 주의’를 기울이기 위한 내면의 공간으로 분석한 바 있다. 본 장에서 는 시각적 요소인 조명을 주로 활용한 장이므로, 조명이 변함으로써 기억을 위해 의식을 집중시켜 현재의 감각과 과거의 기억을 호출하고자 하는 상황 변화의 출발점을 나타낸다.

    <도판 8>와 같이 센터에 도착해서 무대 중앙 오브제를 바라보면 비로소 2장에서 표현하 고자 하는 목표에 들어서게 된다. 중앙의 오브제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심연으로 들어가 그동안 지각하지 못했던 대상에 대해 깨우칠 기회를 마련한다는 의미이다. 그 말은 즉, 안 무자가 느꼈던 현재에 안주한 모습이라는 문제의식에 대해 ‘반성적 주의’를 기울이고자 하 는 것으로 과거의 기억을 통해 새로이 깨달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염두한다는 것이다. 몸 방향이 중앙의 오브제를 향한 채로 멈추고 호흡을 끌어올 리며 한 발을 디딘다. 그 후 돌아서 무대 앞을 보며 나머지 발을 뒷걸음으로 디디며 나뭇가 지로 이루어진 원 속으로 들어간다. 이때 긴장감을 표현하기 위해 한 발 한 발을 천천히 딛고, 시선과 몸 방향은 변경되지만, 그 느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내면에 집중하여 호흡 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에너지가 팽창된 긴장 상태로 이동한다.

    도판 8

    2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2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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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호흡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오브제로 들어간 후 <도판 9>와 같이 끌까지 찬 호흡을 내쉬며 바닥을 쓸고 바로 허공으로 상체와 호흡을 뻗는 동작을 진행하며 호흡을 채 내뱉지 않은 상태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동작은 기억을 호출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무용수는 바닥을 짚은 후 한 번의 몸부림 끝에 완전히 쓰러지게 된다. 생의 전 기억이 보존된 순수 기억을 발견하기 위함이며, 개인만의 독자적이고 고유한 특질의 질감을 가진 기억을 호출하기 위한 상태로 설명된다. 몸부림치는 몸 방향을 사방으로 비틀며 점프하 는 동작 등으로 표현하여 생각의 전환을 이룬 것이라 분석했다. 이러한 몸부림은 끝내 멈춰지 게 되고 그 후 무용수는 바닥으로 쓰러져 웅크려 있게 된다. 오브제로 형상화한 중앙에서 심연에 부유하던 기억들에 대해 호출하는 ‘지각의 확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단계다.

    도판 9

    2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2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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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러진 자세를 유지한 채로 음악이 흘러가고, 3장으로 가기 위한 자세를 취한다. 가운데의 오브제를 벗어나 무대 맨 뒤쪽으로 향하는 연출은 흩어진 나뭇가지들 즉, 기억들을 찾기 위해 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화되고 일상적인 기억들을 생각해낸 다음, 더 나아가 ‘꿈의 평면’ 상태에서 필요로 하는 개인적이고 특수한 기억들을 찾기 위함이다. <도판 10>

    도판 10

    2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2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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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4>

    3장 분석(Analysis of 3st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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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3장 : 나에게서 찾다 (3′09″~ 5′02″)

    3장은 안무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작품의 목표이며, 지각의 확장을 실현하는 ‘몽상인’ 상 태를 분석의 모티브로 삼는다. 베르그손 지각론에서의 ‘몽상인’ 상태는 모든 이해타산으로 부터 멀어진 채 온전한 나로서의 순수 기억을 찾는 것이며, 정신성에 의존한 초고도의 집 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제는 나에게서 자아를 회복할 방법을 찾는 것이고, 주요 움직임으로써는 앞서 설명한 ‘몽상인’ 개념과 같이 즉흥적이고 다양하게 구성하여 주로 이 동과 회전 동작이 있다. 음악은 2장에 이어 불경이 지속되며, 불규칙한 비트를 추가하고 그 빠르기를 점차 빠르게 함으로써 고조되는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안무자는 흩어진 기억 더미를 자신의 것으로 모아온다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무대 앞뒤로 흩뿌려진 나뭇가지 를 쓸어 담는데, 동시에 조명으로 기억의 이동을 표현하고자 했다. 움직이는 원형과 빗살 무늬의 형상으로 무대의 빛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고보 조명의 사용을 더하여 각각 떠다니는 기억들이 이동하는 분위기를 형성하였다. 3장의 플로어 패턴은 ①에서 출발해 원을 따라 도는 것으로 무대 중앙의 원형 오브제를 중심으로 그 주위를 몇 바퀴의 원을 그리고, 이후 멈추어 서서 ②와 같이 그 안으로 들어가며 마무리하는 것이다.

    마지막 장은 오브제를 드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무대 맨 뒤 중앙에서 정면을 보며 나뭇가 지 더미를 모아서 들어 올리고, 그 더미를 오브제 안으로 서서히 떨어뜨린다. <도판 11>

    도판 11

    3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3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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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기억 더미를 원 안으로 넣은 후 3장에서 주를 이루는 동작이 진행된다. 마지막 장에서는 다각도에서 오브제를 활용함으로써 기억을 모아오는 것을 형상화한다. 나뭇가지 더미를 들어 올리는 것을 즉흥적으로 구성했으며 이는 ‘몽상인’ 상태의 진정한 지각을 위 한 개별적인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베르그손에 따르면 ‘몽상인’이 란 ‘반성적 주의’가 작동하는 것이며, 망각된 기억들이 비의지적으로 일어난다. 대상의 고 유함을 찾기 위해 일반화되지 않고 규정되지 않은, 일상적 요구로부터 분리된 기억을 호출 한다. 따라서 대상 자체를 규정짓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인하여, 본 장은 즉흥적으로 구성 하였으며 이러한 안무자가 설정한 목표를 표현한 3장은 억제되어 있던 자아의 고유함을 찾는 것이므로 생각하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세부 기억들을 찾아 질적, 양적으로 풍요로운 기억을 호출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흩어져 있던 나뭇가지 더미를 찾아 무대 중앙의 오브제 로 넣고, 넣어 둔 나뭇가지를 다시 들었다 넣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기억을 담아 넣는다. 이때 무용수는 신체와 오브제를 이용해 감정을 최대로 표출함으로써 작품의 목표 인 지각의 확장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3장은 주로 원을 돌면서 할 수 있는 시계 방향 의 동작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동하며 표현하기에 동작의 범위가 크며, 각각 다른 각도 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몸 방향이 전부 상이하다. 이 장에서는 <도판 12>과 같이 몇 가지의 동작, 예를 들어 한 팔을 가슴 앞으로 감고 나머지 한쪽 팔을 사선으로 펴는 동작, 땅을 짚는 동작, 하늘을 보는 동작, 잔걸음, 등 순간의 감정과 연결고리에 일치하는 동작들로 특정 움직임의 구조를 드러내기보다는 무용수의 직관과 호흡을 중심에 두기 위한 전략으 로 즉흥의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와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빠른 속도감을 생성하면서 ‘몽 상인’ 상태의 특징인 양적, 질적 팽창 그리고 지각의 확장을 의도하였다.

    도판 12

    3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3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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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유하는 개별적인 기억을 상징하는 다양한 위치의 나뭇가지를 즉흥적으로 모으고 원을 돌며 동작을 한 뒤, 안무자는 3장에서 원을 돌 때의 출발점인 오브제의 뒤쪽 중앙에 멈춰 서고 앞으로 몇 발자국 걸어 나오게 된다. 이때 메인으로 사용하던 음악은 마무리되고, 효 과음인 장작 타는 소리를 넣음으로써 고조되었던 감정을 차분하게 정리하고자 했다. 더 나아진 자아를 위해 3장에서의 사운드의 효과를 통해 개인의 집중과 노력을 태워서 녹이 는 듯한 은유를 사용함으로써, 본인의 것으로 만들고자 한 것으로 설명 가능하다. 조명은 붉은색으로 중앙에 집중되고, 작품의 내용에 따라 자아에 대한 깨우침의 확장을 일으키는 것을 형상화하기 위해 중앙의 오브제 바깥으로 나뭇가지와 비슷한 형상의 고보가 추가되 었다. 작품의 마무리 장면은 <도판 11>의 마지막 사진과 같으며 주제를 표현하는 장인 3장 의 분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자 표현 방법과 내용을 표로 정리하였다(<표 5>).

    <표 5>

    3장 요약 및 정리(Summary of 3st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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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Ⅳ. 결론

    연구자는 무용작품 돌아보다를 통해 ‘기억’을 통해 자아를 회복하고자 했다. 현재에 안주하며 본인이 아닌 외부에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는 현재에 문제의식을 느꼈고, 이의 해결책으로 시선을 외부가 아닌 내부로 돌려야 함을 제안하였다.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법 으로 과거의 기억을 통해 새롭게 깨달음으로써 삶에 대한 태도를 달리할 것을 표현하고자 하였고, 여기서의 깨달음은 곧 ‘지각’으로 설명된다. 작품의 제목을 돌아보다로 명명한 이유는 앞선 개념과 같이 과거의 기억을 통해 자아를 굳건히 할 수 있음을 나타내고자 한 것으로 나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한 데서 그 의미가 있다. 이러한 제목 아래 베르그손의 지각론을 바탕으로 한 작품에 대해 분석한 바를 각 장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기억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현재만을 살아가는 ‘삶에의 주의’만을 기울이는 상태이다. 실용성과 무관한 기억들은 배제한 채 일상적 삶을 살아갈 뿐인 현실에 대한 갈증을 뻗거나 휘두르는 동작으로, 빠른 이동과 움직임으로 구성하여 주제를 부각시 켰다.

    2장은 ‘삶에의 주의’에서 나아가 ‘반성적 주의’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 대 중앙에 위치한 오브제 속에서 차분하고 깊은 호흡을 바탕으로 하는 동작을 진행하며 개인의 특수한 기억을 호출함을 형상화하였다. 조명을 통해 원형의 오브제로 분위기를 집 중시켰고, 메인 음악인 불경이 뒷받침되었다.

    3장은 ‘반성적 주의’를 기울여 고유한 질감의 지각이 가능한 상태이며 기억 중에서도 특수하고 개별적인 기억들을 모아와 자신에게 최대로 집중한 상태이므로 감정을 최대로 끌어올려 이 감정에서 나오는 즉흥성 있는 표현을 중심으로 하였다. 노력을 통한 깨달음 및 지각의 확장됨을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분석되며, 다양한 조명과 음악의 강렬함으로 작품의 하이라이트임을, 안무자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임을 나타내었다.

    연구자의 창작 작품을 지각론이라는 틀에 의해 분석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움직임은 작품의 주제와 내용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로 지각의 확장을 구현하는 명확한 요소로 작용했다. 베르그손의 이론에 의거해 지각의 확장을 표현해내는데 각각의 다른 움 직임을 표현 방식이 분석의 주요 근거가 되었다. 작품 분석 연구에서 동작의 구현은 효과 적인 주제, 감정 전달의 근거가 되며 이러한 핵심은 무용작품 창작 과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임을 알 수 있다. 둘째, 오브제는 작품에 대한 이미지이자 주제를 쉽고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요소로 규명된다. 개인적인 ‘기억’을 통해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더 나 은 인간상을 구현하고, 지각을 통해 발전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목표를 물체를 통해 시각적 으로 전달하여 베르그손의 지각론에 입각한 본 작품의 분석이 효과적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오브제를 통한 전달은 관객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해 작품을 보다 편리하게 이해하여 볼 수 있도록 한다. 셋째, 본 무용작 품의 주제는 개인으로 문제를 돌려, 권태감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다. 연구자는 베르그손의 지각론에 근거해 본 작품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였고, 이러한 분석을 통 해 ‘기억’을 통해 삶을 재조명할 수 있다는 논지를 구체화하여 기술할 수 있었다.

    본인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분석은 본 연구자의 잠재력 향상의 기회로 작용했다. 안무자 이자 무용수인 본인의 생각이 녹아든 작품을 창작하고, 이를 분석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본 인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연구자가 추구하는 목표를 무용작품을 통해 창작하고 표현해냄에 더불어 이론을 통해 주제 의식을 강조하여 논증한 데 본 연구의 의미 가 있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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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그손의 역원뿔 도식(Reciprocal Cone Diagram of Bergson). Henri Bergson. 2015. 물질과 기억. 박종원 역. 서울: 아카넷.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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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보다(Reminiscenc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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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보다(Reminiscenc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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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보다(Reminiscenc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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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보다(Reminiscenc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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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1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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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1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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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2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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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2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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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2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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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3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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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장 주요동작(Principal Movements of 3st Scene). Hanfilm. 2018. 6. 7.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홀1, 서울.

    Table

    무용작품 돌아보다 의 작품 개요(Outline of Reminiscence)

    1장 분석(Analysis of 1st Scene)

    2장 분석(Analysis of 2st Scene)

    3장 분석(Analysis of 3st Scene)

    3장 요약 및 정리(Summary of 3st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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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이지현은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및 동대학원 졸업 후 현재 박사과정 중에 있다. 안무가로 창작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사단법인 무트댄스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연구의 관심사는 안무 리서치 방법론, 한국창작춤의 저변 확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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